'오원춘 사건'을 연상케 하는 경기도 용인 모텔 엽기 살인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피해자 심모(19)군의 범행 동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과도 없는 평범한 10대가 범행한 것으로는 경찰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용인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9시경 평소에 알고 지내던 김모(17)양을 모텔로 불러내 성폭행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심군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조사에서 심군은 평소에  '호스텔'과 같은 공포영화를 자주 봐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심군은 "그런 공포영화를 보고 한번 쯤  살인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호스텔은 유럽에서 한 마을에서 배낭여행객을 납치해 엽기적으로 살해하는 내용을 담은 공포영화다.

한편 심군의 이번 범행과정과 흡사한 소설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2006년 '한국공포문학 단편선'에 실린 '모텔탈출기'란 소설이다. 이 작품은 한 의대생이 모텔에서 숨진 여성의 시신을 혼자 처리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심군의 범행수법과 놀랍도록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군은 "인터넷에서 해부학 관련 정보를 찾아봤고, 범행당시 시신을 훼손할 생각을 사전에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신을 모텔 밖으로 편하게 옮기기 위해서 그랬다"며 "당시는 빨리 빠져나가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내가 살려고 시신을 훼손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와같은 사건을 두고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성조차 무시하는 잔혹범죄가 '이기주의 만연한 경쟁위주의 사회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용인 모텔사건과 같은 흉악범죄는 결국 우리 사회가 낳은 결과물"이라며 "과정보다는 결과를 우선하고, 승자가 모든 걸 독식하기 위해 주변을 짓밟는 사회상이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마저 무시하는 잔혹범죄로 투영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