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폴리
에릭 폴리 목사

서울유에스에이선교회(서울USA선교회, 이하 서울USA) 공동회장인 에릭 폴리(Eric Foley) 목사(사진)는 탈북민 사역의 핵심으로 “이들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양육하고, 이들이 또 다른 이들을 양육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꼽았다.

폴리 목사는 북한 사역을 시작하기 전, 미국 기독교 사역의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약 1,300개 정도의 단체를 상대로 컨설팅했다. 1997년에는 대형 집회인 ‘Promise Keepers’를 개최하고, 이후 대규모 전도 행사인 ‘Adapt a block’ 행사를 기획하는 등 열정적인 사역을 하다가 한국인 아내인 현숙 폴리 회장을 만나 가정을 이루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꿈을 통해 북한 선교에 대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게 된다. 그는 “그 전에도, 그 후에도 이러한 영적인 꿈을 꾼 적이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인생을 헌신해서 북한의 지하교인들을 섬길 것이라고 알려주셨다. 너무 충격을 받아서 진땀을 흘리면서 깨어났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폴리 목사는 “우리는 현실에 충실하면서 하나님의 때를 묵묵히 기다렸고, 몇 년이 되지 않아 이는 현실로 나타났다. 우리 가정은 아주 자연스럽게 모든 것을 뒤로하고 북한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폴리 목사는 한국교회가 북한 기독교인들을 보면서 ‘너무 불쌍하다’ 하지만, 오히려 그들의 신실함을 보고 ‘믿음의 형님’으로 모셔야 한다고 했다. 현재 서양과 한국교회는 ‘풍요의 유혹’에 빠져 있다고도 했다. 풍요로움이 영적인 성숙에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북한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핍박받는 지하교인들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도 믿음을 지켜가는 삶”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오늘날 탈북자 선교의 문제는 ‘무관심’과 ‘퍼주기’

폴리 목사는 오늘날 탈북자 선교의 문제는 교회에서 그들에게 관심이 아예 없거나, 관심을 갖되 동정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남한에서는 탈북자들에게 음식과 훈련을 제공한다. 심지어 교회까지도 돈을 주고 오라고 한다. 훈련 프로그램도 돈을 주고 오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탈북자들은 늘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행복을 주는가?”라고 되물었다.

폴리 목사에 따르면, 현재 탈북자들의 자살률은 16% 이상이다. 이는 세계에서도 아주 높은 편에 속하고, 우리나라보다 3배에 해당한다. 폴리 목사는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이 자살하는 것은 굶주림 때문이나 집이 없어서가 아니다. 아무도 자신들을 원하지 않고, 자신들은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국교회를 깨울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를 깨워야 한다. 계속 주고, 주고, 또 줘서 북한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는 깨우침을 주어야 한다. ‘친절함으로 죽인다(Killing with kindness)’라는 말과 같다.

그는 이어서 “지금은 위기 상태다. 우리가 믿는 바는 하나님께서 탈북민들을 보내서 우리가 이들과 함께 주고받는 이웃이 되라고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자 선교 위해 먼저는 ‘나부터’ 바뀌어야 한다

폴리 목사는 “탈북자들에게 ‘무조건 주는’ 것이 아니라 ‘주고받는’ 사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들로부터 탈북자 선교에 대한 전략과 지혜를 얻는 것이다. “북한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에게 어느 누구보다 예수님을 알도록 하는 최고의 방법을 갖고 있다. 우리의 역할은 그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이고, 그들을 앞에 세워주는 것이다. (북한에서) 낳고 자라고 한 것이 큰 자원인데, 북한 선교를 하면서도 탈북자들에게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늘 자신의 사역 밑에 두려고 한다. 동역자로서 세워주고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서 폴리 목사는 서울USA 사역의 특징을 소개했다. “우리는 탈북자들에게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사역에 동참하게 한다. 예를 들어 지체부자유자들이 기거하는 곳에 가서 섬기도록 한다. 한 달에 한 번은 이들이 자기의 것을 모아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랑의 실천을 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폴리 목사는 “우리는 탈북자들이 북한 사역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한국 선교사들 대부분은, 좋은 열정과 선한 마음을 갖고 있지만 전략이 부족하다. 우리는 100개 이상의 북한 사역 프로젝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광범위하게 이해할 수 있는 배경이 있다. 북한 뿐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역을 하기 때문이다. 제일 효과적인 선교 사역은 탈북자들을 양육해서 그들이 가족들에게 전도하게끔 하는 것이다. 우리의 목적은 탈북민들을 훈련시켜 당장 양육과 전도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 목사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재통일을 믿는다. 국가적으로 이루는 것이 아니고, 교회 지도자들이 이루는 것도 아닌, 영적인 통일이 재통일이다. 재통일은 이미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2만5천명의 탈북자들을 보내주셨기 때문이다. 이것이 무슨 신호라고 생각하는가? 하나님께서 내게 오래 전에 북한 선교에 대한 꿈을 주셨고, 내가 하나님 앞에 갔을 때 얼마나 많은 열매를 맺었는지 보실 것이다. 그 열매를 보고, ‘잘하였도다 충성된 종아’ 말씀하실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나부터 변화되어야 한다. 한국교회가 변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USA는 국내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유유선교학교(Underground University), 유티여성학교(Underground Technology)를 운영 중이다.

유유선교학교는 탈북자들에게 전 세계 선교 지도자들의 강의와 개인적 관계성을 세우는 기회를 제공하며, 그리스도를 영접한 탈북민으로 담당 목회자의 추천을 받은 사람이면 지원 가능하다. 교육 과목은 제자양육 및 교회 개척, 갈등 해결, 기독교 박해사, 선교사역계획서 작성법, 사랑의 실천사역, 프리큅(지도자 훈련) 등이다. 유티여성학교는 국내외 기독교 지도자들의 강의를 통해 탈북여성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여성지도자로 세우는 영성훈련학교로, 지원자격은 유유선교학교와 동일하다. 프라소(말씀치유), 집단상담, 봉사, 현장실습 등을 진행한다.

에릭 폴리 목사는

아내와 함께 서울USA 공동 설립자이자 CEO로서 콜로라도 스프링스와 한국의 DOTW(Doers of The Word, 말씀을 행하는 자들)를 섬기고 있으며, 한국에서 북미 복음교회교단(The Evangelical Church OF North America)을 시작한 안수목사다. 지난 20년 동안 제자훈련에 입각한 자원봉사와 후원과 관련해, 1,300개 이상의 교회와 비영리 기독교 단체를 훈련해 왔다. 현재 미국 등 서양 국가들을 비롯한 국제적 컨퍼런스에서 북한과 북한 지하교인들에 대한 강의를 하고, 이를 통해 서양 기독교인들의 믿음에 도전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