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주어진 지난 일들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당시에는 모를 경우가 많다. 지나고 보면 힘들고 아프게만 느껴졌던 그 길이 정상에서 밝은 빛을 보기 전 짧고 어두운 숲 길일 수도 있고, 밝은 빛에 이르기 전 깊은 터널을 지나는 것일 수도 있다.
나가수2의 '가왕'으로 제2의 가수 인생을 살고 있는 더원(정순원)씨의 지난 시간들이 그랬다. 100번의 오디션에 떨어지고, 겨울에 전기마저 끊긴 집에서 생활해야 했다. 보컬트레이너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지인을 믿고 투자한 사업에 실패해 졸지에 신용불량자가 됐다.
바닥 밑에 또 바닥이 있다면 이런 삶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던 그때였다. 절망 가운데 자신도 모르게 하늘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어릴 적 잠시 잠깐씩 들렸던 교회에서 들었던 하나님, 꿈 속에서 자신 찾아오셨던 하나님을 찾게 되었다. 이후 지인을 통해 하나님을 알아가던 어느 날 더원은 자신을 위해 스스로에게 이렇게 썼다.
"지금까지 해온 너의 경험이 앞으로 너를 분발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나는 너를 항상 아낄 것이다. 사랑한다 원아, 사랑한다 아픈 원아, 사랑한다 나의 자랑스런 원아"
며칠이 지나고 자신 글을 다시 보게 되었을 때는 마치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쓴 이야기로 다가왔다. 그렇게 더원을 스스로 교회를 찾았고 하나님을 더욱 깊이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나가수2의 선발될 수 기회가 주어졌다. 선발전을 위해 화려한 노래와 의상을 준비하던 그가 이틀 전에 선곡을 김범수 '지나간다'로 바꾸었다.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곡이였지만 원작자의 동의를 얻어 이별을 고통으로 바꾸어 무대에 올랐다.
"지나간다 이 시간은 분명히 끝이 난다 / 내 자신을 달래며 하루하루 버티며 꿈꾼다 / 이 고통의 끝을 / 그 믿음이 없인 버틸 수 없어 그 희망이 없었으면 난 벌써 쓰러졌을 거야 무너졌을 거야 / 그 희망 하나로 난 버틴 거야 … 지나간다"
마치 솔로몬 왕의 유명한 말인 "이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will pass away)" 처럼 고통 가운데 이 노래는 더원에게 희망이 되었고, 많은 이들을 울리고 위로해 주었다.
" 이 노래를 듣고 얼마나 울었던지ᆢ더원 본인 그리고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듯한 노래ᆢ오늘도(e다시 들어도)먹먹한 느낌은 다를 것이 없다" – 누리꾼들의 댓글 중 -
더원은 선발전을 통과하고 반전드라마처럼 나가수2의 가왕의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다.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갈 때 마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오륜교회에서 열린 CBS의 C스토리 행사에서 나가수2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지만, 자신의 삶은 아직도 빛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본인의 삶을 '저 하늘 닿을 때까지 그 은혜 갚을 때까지' 살아가는 여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청중에게 말했다. "왜 이런 것들이 나에 오는지 이해 안되지만 뒤에 보면 너무 신기합니다. 제 이름 을 끝자를 따서 아무없이 만든 더원이라는 예명도 알고보니 하나님을 상징하는 의미였습니다. 나가수를 할때도 선곡 부터 경연의 순서까지도 돌아보면 돌보심의 의미가 숨어있었고 큰 은혜였습니다.
앞으로도 넘어질 수 있고 어려움에 처할 수 있지만 다 자나갈 것이고 하나님께서 반드시 일으켜 세우실 것입니다 "
더원은 본인의 가수 활동과 더불어 지금까지 400명의 후배를 배출해냈다. 소녀시대 태연 등이 국내 정상급 보컬트레이너인 그의 제자다. 더원은 지난해 5월, MBC '나는 가수다' 시즌2에 출연해 재조명됐다. 그는 그해 5월부터 11월까지 월별 우승자들이 경합을 벌인 '슈퍼디셈버 2012 가왕전'에서 실력과 진정성을 대중들에게 인정받았다. 그리고 '가왕'에 등극했다.
더원은 아직도 신용불량자다. 하지만 앨범을 통한 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자신을 나누기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CCM 앨범에 참여했으며, 가스펠 자작곡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