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교회 월력으로 어린이 주일입니다. 내일의 희망인 어린이들이 바르게 잘 성장하기를 원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입니다. 바른 성장이란, 초등학생이 갑자기 대학생이나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한 단계 한 단계의 과정을 지나면서 성장하는 것입니다. 물론 과정을 지날 때는 개구쟁이, 말썽꾸러기처럼 보이고 여러 사고도 칠 수 있지만, 그러나 그런 과정을 지나고 나면 올바른 인격을 갖춘 성인이 되는 것입니다.

과정을 지나야 열매를 맺고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모든 일에 다 적용할 수 있는 진리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 대나무는 20-30미터 높이까지 자라는 큰 나무이지만, 대나무 싹을 땅에 심고나서 4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물을 주고 거름을 주는데도 거의 성장이 없는 상태가 몇 년간 계속됩니다. 그러나 5년쯤 지나면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과정을 잘 지난 대나무는 6주 만에 놀랍게도 20-30미터 높이로 자라난다고 합니다. 대나무가 때가 되어 잘 자라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정을 지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읽는 전기문에 자주 등장하는 헬렌켈러라는 훌륭한 위인을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녀는 눈이 안 보이고, 귀가 안 들리고, 그래서 말도 못하는 삼중고를 겪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나중에는 박사학위를 2개나 취득하고, 4개 국어를 구사하는 능력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설리반이라는 훌륭한 교사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헬렌켈러는 설리반 선생님을 통해 물(water)이라는 단어 하나를 배우게 된 것이 6살이 훨씬 지난 다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인내하며 잘 지났더니 결국 위대한 헬렌켈러 여사가 나타나게 된 것이었습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훌륭한 신앙생활이 되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그것을 지나면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되고 진정한 영광을 나타낼 수 있는 것입니다.

첫째는 자기 욕심이 깨어지고 말씀을 순종하는 믿음이 되는 과정을 지나야 합니다. 구약에서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우상숭배의 큰 죄를 이스라엘백성들이 계속 범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자기 소원 성취, 자기 마음속에 있는 욕심을 이루기 위해서 말 못하는 우상을 만들고, 자기 소원 이루어 달라고 빌고 또 비는 것입니다. 출20:4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신5:8 “너는 자기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그러니까 우상 숭배를 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다 자기를 위해서입니다. 반대로 하나님은 살아계셔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때로는 내 생각과 충돌하는 말씀, 나로 갈등하게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손해보고 희생하면서도 말씀을 순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C.S. 루이스는 ‘하나님은 처음 믿는 초신자들에게는 굉장히 너그럽고 관용이 많은 분이시다.’ 라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뭘 기도해도 다 응답받는 초신자 시절의 믿음까지 나쁜 것으로 매도해서는 안 되지만, 그러나 여기서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자기 욕심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는 자리까지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자기 힘이 아닌 주님을 믿는 믿음을 갖는 과정을 지나야 합니다. 신앙은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 하심을 믿고 부활의 주님을 주인으로 모셔드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 내 힘으로 괴로이 최선을 다하는 과정을 지나야 합니다. 내 힘을 다 했는데도 안 되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온전한 믿음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에서도 늘 뒤에 숨어 있는 사람보다, 앞장서서 자기가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결국 큰 깨달음, 큰 믿음을 갖게 됩니다. 이렇게 진짜로 주님을 믿는 믿음이 되면 주님이 주시는 사랑과 은혜 가운데 자발적으로 최선의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최상의 삶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올바른 과정을 지나는 건강한 믿음으로 삶과 신앙에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