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물량주의와 경제 지상주의의 물결이 교회 안에까지 유입돼 지도자들까지도 너나 할 것없이 질적인 성장보다는 양적인 성장에 치중하고 집중하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내용과 질보다는 외향과 수량에 치중하다보니 지도자들은 영적으로, 육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고 결국엔 목회에 있어서의 한계에 부딪히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치고 메마른 광야같은 목회 현장 속에서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는 복안으로 '교환목회'를 통해 돌파구를 찾는 목회자들이 늘고 있다. 교환목회란 같은 지역 또는 서로 다른 지역의 교회들끼리 1년 혹은 6개월 기간을 상호 약정해 문자 그대로 목회자만 바꾸어 일정기간 교환목회를 하는 것이다. 남가주에도 이러한 교환목회를 통해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목회자가 있는데, 바로 임마누엘선교교회 류종길 목사다.

한국서 성도수 3천명 규모의 김해제일성결교회 담임으로 시무하다 성도수 1백명 남짓한 작은(?) 이민교회로 온다는 점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미주 임마누엘선교교회 담임 목사인 안용식 목사와 교환 목회를 1년간 가졌고, 지난 2월 임마누엘선교교회 담임으로 취임한 류 목사는 최근 목회인생 40년을 맞이해 큰 전환점을 맞았다.

류 목사와 안 목사는 청년시절 같은 교회 스승과 제자였고 성결대 선후배, 군 시절에는 군목과 사병으로 친분을 쌓았던 사이다. 친분이 두터웠던 두 목회자는 강단교환의 필요에 의해 교환 목회를 했고, 교환 목회 기간이 끝나갈 무렵 임마누엘선교교회 성도들의 요청과 미주에서 새롭게 목회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류 목사는 임마누엘선교교회에서 새로운 목회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목회인생 40년 동안 하나님의 뜻을 좇아 목회를 했지만 행하지 못한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역사가 깊은 교회는 적응하기 어려웠는데 마음껏 희생할 수 있는 교회를 찾았습니다. 다시 개척한다는 마음으로 목회를 시작하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는 목회를 할 것입니다”

류 목사에게는 이민교회의 목회는 젊은 시절에 이어 두 번째다. 처음과 달리 새롭게 시작하는 류 목사는 40년 동안 넘어질 수 있었던 목회에서 넘어지지 않게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푯대를 향해 달려가고자 한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넘어질 뻔한 목회에서 넘어지지 않았습니다. 나의 나 된 것과 나를 지켜주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며 쉴 틈 없이 비전을 주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에 감사할 따름 입니다. 사랑하고 또 사랑을 주고 싶은 이들이 너무나 많기에 주신 푯대를 쫓아 달려가고자 합니다”

이민교회와 한국교회간 차이도 있을 법 하지만 류 목사는 어딜 가나 똑같다고 한다. “사람 사는 곳이니 다 똑같습니다. 어딜 가나 필요한 건 위로입니다. 더욱이 미주는 위로가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목회자로 해야 할 건 분명합니다”(웃음)

류 목사의 선교비전은 소박하다. 전 세계를 품는 선교라는 거창한 구호와 실천보다는 내가 굶더라도 도와주는 선교를 하는 것이 류 목사의 선교 비전이다. “선교가 필요한 지역에는 하나님이 그 뜻을 분명히 보여주신다고 확신합니다. 그렇기에 그런 곳에는 내가 어렵더라도 도와줘야합니다. 세계 선교는 제 몫이 아닙니다”

40년 목회 인생 가운데 류 목사가 남기고 싶은 것은 가정목회 샘플이라고 한다. “세상의 많은 가정들이 이혼과 폭력으로 무너지고 있으며 미국은 심한 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기초가 분명 가정인데 가정이 회복되지 않으면, 제 목회 인생도 실패나 마찬가지 입니다. 교회가 성장만 한다고 하나님이 기뻐하실까요? 새롭게 시작한 목회인생에서 가정목회의 샘플을 만들고 싶습니다”

류 목사는 끝으로 “성도들에게 인정 받는 목회자, 가족들에게 인정 받는 목회자가 되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