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아들 유진이 6살 그리고 딸 리사가 4살적에, 태어나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가족들, 할머니, 작은 아버지, 고모 그리고 외할머니, 삼촌, 이모와 사촌들이 살고 있는 나라, 아빠와 엄마의 고향, 자기들의 뿌리가 있는 고국을 찾아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13시간이라는 긴 긴 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과연 어떻게 잘 참아 낼 수 있을까? 아이가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되는데 함께 비행기를 타고 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되는데... 라고 염려하는 중에 저희 가족의 안전한 여행과 아이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갑자기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셨습니다.

아이들에게 13시간의 비행시간이 지루한 시간이 아니라 즐거운 시간이 되도록 계획을 세우기로 하였습니다. 두 아이가 취미나 특성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따로 따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가도록 구상해 보았습니다. 아들 유진이는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고 만드는 것에 흥미가 있었습니다. 저는 유진이를 위해 Toy Shop에서 조립하는 로봇을 준비했습니다.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좀 조립작업이 어려운 것으로 구했습니다. 그리고 동생 리사는 미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리기에 필요한 재료를 충분히 준비했습니다.

드디어 4식구가 비행기를 탔습니다. 미국 항공기 노스웨스트를 타고 창공에 떠올랐습니다. 우리 좌석은 비행기 중앙 4자리를 배정받았는데 저와 아내는 양 끝에 그리고 유진과 리사를 중앙에 나란히 앉히고 저는 가방에서 준비한 것들을 꺼내어 나누어 주었습니다.

유진과 리사는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을 받고 흥분하여 긴장했던 마음이 즐거운 마음으로 바뀌었습니다. 리사는 그림 그리기를, 유진이는 복잡한 조립 안내서를 보면서 로봇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가는 것을 잊어버리고 화장실에 가는 것도 참아가면서 작업에 집중하다보니 배행기는 벌써 일본 창공을 나르고 있었습니다.

주변에 함께 비행기를 타고 가는 여러 미국인들은 이제 6살, 4살 된 어린 아이들의 행동과 태도를 지켜보다가 이구동성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어떤 신사는 저에게 네가 아빠냐고 묻고는 너는 좋은 아빠, 좋은 선생이라고 저에게도 칭찬을 하였습니다. 이제 비행기가 착륙을 준비하는 중인데 드디어 로봇이 완성되고 마지막 건전지를 끼어 넣고 작동 스위치를 올리는 순간 로봇은 소리를 내면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유진 자신은 물론 저희 가족과 함께 지켜보던 미국인들도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고 함께 기뻐했던 순간을 세월이 많이 지났는데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저희 부부에게 선물로 보내준 두 자녀가 우리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서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부여한 성품과 재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부모에 의해 제재당하고 주어진 재능과 상관없이 무엇인가를 강요당하는 것은 결코 하나님의 뜻이 아니기 때문에 자녀교육에 있어 매사에 조심하고 성경적인 방법을 찾아 양육해왔습니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재능을 찾아주고 그것에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지향지도를 해왔습니다.

더불어 아이들의 인성 지도와 삶의 태도 훈련은 반드시 부모가 책임져야할 부분이라 여겼습니다. 왜냐하면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는 것은 방임이 되기 때문입니다.

때로 식당에서 어린 아이들이 뛰고 장난치고 먼지를 일으키고 다른 손님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아이들의 부모들은 아이들을 내버려 두고 자기들끼리 떠들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오랜 시간을 정체된 분위기에서 견딜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을 위한 특별한 계획을 구상해야합니다.

그리고 자녀들로 하여금 어려서부터 장소에 따라 뛰고 노는 곳과 조용히 질서를 지켜야 하는 곳을 구별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남에게 무례하지 않고, 더 나아가 남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키우려고 저는 아이들과 함께 노력해왔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은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 장성한 자녀들에게 때로는 제가 부끄럽고 오히려 지적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훌륭하게 자라준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주님의 손길에 감사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