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연극 ‘하늘꽃(연출 조재현)’이 오는 10월 10일 남가주광염교회(담임 정우성 목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연을 이어간다. 연출자와 스탭 주인공 두 명 고작 네 명이 만들어내는 연극이지만, 이들의 하모니는 ‘하늘꽃’이라는 이야기를 타고 관객들의 마음속에 감동의 물결을 일으킬 것이다. 무엇보다 연극 속에 있는 천국의 메시지와, 연극에 임하는 두 배우의 남다른 각오는 더욱 그럴만하다.

극의 여주인공을 맡은 강나윤 권사(남가주사랑의교회)와 남자주인공을 맡은 허진용 집사(디사이플교회)는 자신들의 달란트로 예수를 전하는, 그래서 자신들은 선교사라고 생각하며 연극에 임한다고 했다. 연극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복음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권사님과 집사님이 맡은 역할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강: 극의 여주인공인 박달녀를 연기하게 됐어요. 박달녀 할머니는 신앙이 있으면서 혼자 살고 있죠. 남자 주인공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보고 반해서 쫓아다니고 결국 재혼도 하게 돼죠. 그러나 즐겁고 행복한 한 때를 보내다가 먼저 하늘나라로 가게 돼요. 할아버지에겐 ‘예수 잘 믿어서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라는 유언장을 남긴채...

허: 네 저는 인생의 마지막에서 잠시 행복을 맛보다 결국 다시 홀아비가 된 채신사 할아버지 역을 맡았어요. 젊었을 때 세상이 너무 좋아서 가정은 뒷전으로 여기고 살았던 사람이죠. 그러다가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게 되고 뒤늦은 후회와 외로움으로 살던 어느날 우연히 천사 같은 박달녀 할머니를 보고 첫눈에 반해서 죽자고 따라 다니죠. 결국 다시 홀아비가 되는 비극을 맞이하지만 할머니로부터 정말 귀한 선물을 받게 돼요.

-박달녀 할머니와 채신사 할아버지의 로맨스네요?

강: 요즘 할머니 할아버지 중에 배우자를 먼저 보내고 혼자 계신 분들이 얼마나 많아요. 외로움 때문에 노인 자살율도 높다잖아요. 인생을 마무리하는 시기에 친구같은 동반자로 서로 챙겨주면서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아요.

허: 그런데 흔히 말하는 황혼의 로맨스만 다룬다면 더 큰 의미가 없을 거예요. 많은 교회들에서 젊은 사람들을 전도하는 일에만 적극적이잖아요. 노인들은 마음의 터치를 못 느낄 나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이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복음이죠. 인생의 마무리를 해야 할 시기에 천국에 대한 소망이 없이 가는 것은...너무 끔찍한 일이잖아요. 연극 속에는 남은 인생을 되짚어 보고 천국에 대한 희망과 소망을 갖게 하는 복음이 담겨 있어요.

-중요한 메시지네요. 그렇다면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질 것 같은데요?

강: 크리스천 드라마잖아요. 하나님께 순종하는 마음으로, 주신 달란트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라는 마음으로 혼신을 다해 연습하고 있어요. 이것은 또 하나님이 주신 작품이자 하나님께 드리는 작품이거든요.

허: 전도라는게 실천하지 않으면 허상이잖아요. 하나님께 받은 달란트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그들을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바로 선교사가 아닐까요? 일종의 선교 사역이라고 생각해요. 고등학교 때 2년 정도 연극을 했었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포기하게 됐어요. 그러나 마음속에 열정이 남아 있었죠. 또 한창 은혜를 경험하면서 선교에 대한 마음도 조금씩 품기도 했죠.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흐르고 미국에 오게 됐는데, 교회 드라마팀을 만나면서 제 안의 열정과 선교에 대한 작은 마음을 실현하게 됐죠. 정말 감사합니다.

-연극을 통해 기대하는 바도 분명할 것 같군요.

강: 세계 노령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잖아요. 이들을 위한 복지정책과 이들을 겨냥한 문화 사업들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그 안에는 노인들의 애환이나 추억을 가지고 그저 노인들을 이해하고 공경하자 라는 정도의 메시지만을 담고 있죠. 그러나 ‘하늘꽃’에는 복음이 있어요. 믿지 않는 분들도 부담 없이 볼 수 있고, 그들 마음속에는 점처럼 메시지가 남아질 거예요. 비록 직접 전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극을 보고 돌아가는 분들의 마음속에 작지만 아주 중요한 복음의 메시지가 남아지길 바라고 있어요. 그리고 교회마다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지 않잖아요. 한인교회들이 ‘하늘꽃’ 연극을 활용해서 노인들을 전도하고 그 안에 복음의 폭발력이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어요.

허: 제가 아버지학교에 참가했었는데 들었던 생각이 있어요. 아버지학교지만 자녀들도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요. 그들도 나중에 부모가 될 것이니까요.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이해하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마찬가지로 실버연극이라고 해서 노인들만 볼 일은 아니죠. 누구나 다 나이가 들고 죽게 되는 것이 이치니까요.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와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항해를 마치고 정박하기 전에 배 안은 정말 부산해져요. 그렇듯 인생의 항해를 끝내고 정박할 때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젊은이들은 죽음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될 거예요. 그렇다면 젊었을 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을 복음 안에서 찾게 될 거라 믿어요.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강·허: 누구나 와서 보세요. 친구들의 손을 잡고 온다면 더 좋겠죠?! (웃음)

공연문의: 562-977-4580(소망소사이어티), 714-931-5498 (조재현)

▲하늘꽃 연습장면, 극중 채신사 할아버지가 박달녀 할머니에게 적극 구애하고 있다. ⓒ박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