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성공회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가 79세가 되는 오는 10월 7일 공적인 삶에서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종차별 철폐 운동가로서 전 세계에서 존경 받는 교회 지도자 중 한 명인 투투 대주교는 1984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에는 간디 평화상, 2009년에는 미국 대통령 훈장을 수여 받았다.

투투 대주교는 22일 현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남은 인생을 가족들과 보다 여유롭게 보내기 위해서라고 은퇴의 이유를 밝혔다.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기도하거나 사색하며 품위 있게 나이들어 가는 대신, 너무 많은 시간을 공항이나 호텔에서 보내 왔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최근 개최된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개회 연설을 맡았으며, 각종 컨퍼런스, 세미나, 강연회 등에 참석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해 왔다.

“조금 느긋해질 때가 왔다. 사랑하는 아내와 오후에 루이보스차를 마시고 크리켓을 관람하거나 손자, 증손자들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다닐 때다”고 투투 대주교는 밝혔다.

그는 은퇴 후에는 언론과의 인터뷰 등 공적인 일정을 더 이상 잡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벨상 수상자들의 모임이나 케이프타운에 소재한 데스몬드 투투 평화센터와 관련된 활동은 지속해나갈 예정이다.

투투 대주교는 남아공 교회협의회와 함께 1980년대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에 맞서 싸우는 데 헌신했으며, 1994년 흑백연합정부 수립 후에는 넬슨 만델라 당시 대통령이 인종차별과 관련한 과거사 청산을 위해 설립한 진실화해위원회(TRC) 위원장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