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유난히 환한 빛을 발하는 성전 중앙의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는 젊은 목회자를 만났다.

31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예전에는 시애틀의 감리교회를 대표할 만했지만, 이민교회의 아픔으로 연회에서 조차 문을 닫으려한 시애틀 감리교회로 2008년 박세용 목사가 부임했다.

40대 초반의 박 목사를 만나며 느낀 것은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순종하는 종'이란 생각이었다. 또한 환하게 웃는 그의 미소 속에서 하나님의 평안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부임 직후 어떤 사람들은 교회를 새로 개척하는 것이 좋겠다는 권유도 했다. 그러나 박 목사가 사모와 함께 기도하며 하나님께 받은 음성은 '교회는 건물 크기나 사람 수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임하시는 교회가 진정한 교회이고 그곳에 하나님의 역사가 임한다'는 것이었다.

흩어져 버린 이민 교회의 아픔을 바라보며 박 목사는 먼저 하나님과 함께 울었다. 교회를 분열시킨 사람들을 원망하고 하나님께 환경적인 어려움 호소하기보다 하나님의 마음을 같이하며 함께 울기 시작했다.

"교회에 부임했을 때 들었던 마음이 '지금까지 하나님께서는 함께 아파하고 함께 울 수 있는 사람을 찾으셨구나, 그래서 나를 이곳에 보내주셨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박 목회가 교회로 부터 지원받는 것은 50% 사택 보조금, 하프 타임 사례비이다. 미국에서 다섯 식구가 살기에는 빠듯한 상황이다. 더 나은 조건의 목회지에서 청빙이 들어오면 이동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 목사는 '하나님께서 일하시고 계신데 함께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한다.

"메마른 논에 물을 대면 갈라진 땅이 촉촉하게 되고 푸른 싹이 돋아납니다. 그리고 많은 곡식이 열매 맺게 되지요. 하나님께서 교회를 위해 일하고 계시는 것을 보면서 다른 곳으로 부임한다는 생각은 할 수 없습니다. 좋은 교회를 찾기 보다는 하나님께서 역사하실 수 있는 그런 교회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지요."

백발의 노인들만 남아있던 교회에는 어느새 주일학교 아이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젊은 사람들도 여럿 참석하게 됐다. 아직 큰 변화가 없지만 먼저 내가 달라지면 성도들도 변할 것이란 믿음으로 박 목사는 매일 하나님 앞에 새로워지길 간구한다.

박 목사는 앞으로의 목회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하나님께로 오는 위로가 부족하고 하나님을 만난 경험이 없는 이민자들을 위해 하나님의 통로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민자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하나님이 아니라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을 만나게 하고 싶습니다. 영적으로 갈급한 모습 속에 하나님의 위로의 통로, 능력의 통로가 되고 싶습니다.”


(시애틀 감리교회 예배 시간)
주일 예배 : 오후 12:00분
아동부 예배 : 오후 12:20분
유스예배 : 오후 12시 20분
목요 중보기도 : 오전 10시 30분
새벽기도 : 6:00 (월-토)

주소 : 18842 meridian Ave. N. Shoreline, WA98133
전화 : 206)406-64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