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유럽 진출

유럽 재복음화의 절실한 과제는 유럽교회의 감소뿐 아니라 타종교의 성장이라는 또 다른 현상에 근거한다. 유럽의 영적 현황을 다루면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이슬람의 유럽 진출이다. 퓨 포럼(Pew Forum)이 2009년 10월에 발표한 세계 무슬림 인구 지도(Mapping the Global Muslim Population)에 따르면 현재 무슬림 인구는 15억700만명으로서 전세계 68억 인구의 23%를 차지한다. BBC도 이 발표를 인용 보도하며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는데, 그 이유는 이 조사연구가 지난 세기 동안 무슬림이 무려 500%나 성장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은 기독교가 급속히 쇠퇴되고 있는 유럽에서 무슬림 인구가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0년 동안 유럽의 무슬림 인구 성장은 무려 300%에 달한다.

퓨 포럼의 연구에 의하면 현재 유럽에는 3천8백만의 무슬림이 있는데 이는 유럽 인구의 5%에 달하는 것이다. 물론 이 중 43%에 해당하는 1천650만은 러시아에 살고 있지만 최근 서유럽에서 이슬람은 이민과 출산, 포교로 계속 성장 추세에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무슬림 인구가 전체 인구의 10%에 육박하고 있고, 네델란드 6%, 오스트리아 5%, 독일 4.9%, 스위스 4.3%, 벨기에 4%, 영국 3%로 모두 성장 추세에 있다. 이슬람의 성장은 특히 유럽의 대도시에서 두드러진다. 무슬림 인구는 마르세이유와 로테르담에서 25%, 말모에서 20%, 브루셀과 버밍엄에서 15%, 런던, 파리, 코펜하겐에서 10%를 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20년 후에는 무슬림이 프랑스 인구의 약 25~30%를 차지하게 되고 39년 후에 프랑스가 무슬림들의 나라가 된다는 보고가 있다. 프랑스에서 20세 미만 인구의 30%가 무슬림이고, 이들의 높은 출산율로 무슬림이 계속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4백만의 무슬림이 살고 있는 독일도 40년 후인 2050년에 무슬림이 국민의 다수가 되고 70년 후에 이슬람 국가가 된다는 예상도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신생아의 절반이 무슬림이고, 4대 도시에서 남자 신생아에게 가장 많이 지어주는 이름이 ‘무하마드’인 현실에서 15년 내에 무슬림이 네덜란드 인구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 무슬림들이 유럽 이슬람화의 거점으로 삼은 영국은 어떠한가? 2009년 1월 30일 보도된 더 타임즈의 기사를 보면 참으로 충격적이다. ‘영국의 무슬림 인구는 지난 4년 만에 50만이 증가하여 현재 240만으로 성장했다. 영국 통계청이 발표한 이 조사에 따르면 무슬림 인구는 여타 사회(종교) 그룹보다 10배의 빠른 성장을 가져온 것이다. 같은 기간에 영국의 기독 인구는 2백만 이상이 감소했다. …또한 이 보고서는 기독교인의 제일 큰 연령층이 70대 이상인 반면 무슬림은 4세 미만이라고 밝혔다. 영국무슬림협의회의 무하마드 압둘 바리 총무는 현재 1600개의 모스크가 있지만 무슬림 인구의 증가와 발맞추어 모스크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무슬림이 앞으로 영국을 지휘하게 될 것(Muslims would command in the future)이라는 전망이 다른 사회(종교) 그룹에 위협으로 인식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무슬림들은 ‘이슬람이 세계를 압도할 것’(Islam will dominate the world!)이라고 공공연하게 선포한다. 그 일환으로 사명을 가지고 정치에도 깊숙이 참여한다. 무슬림 중에 국회의원이 4명(2명은 차관 겸임), 지방의원은 200명이 넘는다. 2005년 국회의원 선거에 110명의 무슬림이 대거 출마했지만 대부분 낙선했다. 이들은 인구비례로 본다면 20명의 무슬림 국회의원은 있어야 된다고 주장하며 당선 가능지역에 무슬림을 공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파키스탄 출신의 샤히드 말릭 국회의원은 2007년 7월 국제개발 차관으로 발탁되어 무슬림으로서는 처음 입각하는 역사를 이룬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법무차관과 내무차관을 겸직했고 지금은 지역사회개발 차관을 지내고 있다. 입각한 지 2년 만에 이 요직들을 거친 것이다. 그는 최근 앞으로 30년 내에 영국은 완전히 이슬람화될 것(the total Islamification of Britain)이며, 무슬림이 국회의원 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무슬림 수상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구체적 수치를 들어가며 역설하기도 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불과 4년 사이에 무슬림은 50만이 늘어나고 기독교인은 200만이 줄었는데,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모스크는 계속 지어지는데, 교회는 계속 문을 닫아가고 있는 현실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반전시킬 전략은 무엇인가? 현재 영국 인구의 3%밖에 안 되는 무슬림들이 앞으로 자신들이 영국을 지휘해 갈 것이라고 공언하며 그 비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기독교인들이 영국을 위해 가진 비전은 무엇인가?

포기할 수 없는 유럽

현 추세가 절망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유럽을 그냥 포기할 수는 없다. 반드시 유럽 재복음화를 이루어야 하는 데는 다음의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유럽에서 기독교가 소수종교로 전락한다면 그 추세는 북미와 아시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심리적으로도 그렇다. 한국의 큰 교회당도 50년이 지나면 관광지로 변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배경에는 유럽교회의 쇠퇴가 있다. 한국이 유럽처럼 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교세 감소 상황을 일종의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없지 않다. 선교학자 앤드류 월즈 교수는 이슬람은 점령한 지역을 빼앗긴 적이 거의 없지만, 기독교는 한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발전하다가 복음이 전해진 다른 지역이 중심지가 되고 원래의 중심지는 쇠퇴하는 역사를 되풀이 해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고 보면 기독교는 예루살렘에서 소아시아로, 로마로, 유럽으로, 북미로, 아시아로 그 중심지를 옮겨왔다. 그러나 기독교는 유행을 타는 종교가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적용되는 영원불변의 진리를 갖고 있지 않는가.

둘째, 유럽교회가 다시 복음의 능력을 회복한다면 유럽에 있는 많은 이주민들에게 그들의 출신국에서보다 더 자유롭게 복음을 전하게 될 것이 때문이다. 반면 다시 일어서지 못한다면 타종교에 잠식당하고 말 것이다. 앞에서 살펴 본 대로 무슬림들은 그들이 유럽을 이슬람화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많은 유럽교회들은 자신들의 생존에 급급한 나머지 유럽에 이주해 있는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전할 전략과 기회를 거의 만들지 못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주자 복음화와 유럽인 재복음화를 동시에 이루어가야 한다.

셋째, 유럽교회가 다시 복음의 영성을 회복한다면 유럽교회는 다시 한 번 세계 복음화를 위해서 크게 쓰임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에는 뿌리 깊은 신앙 전통이 많다. 더 나아가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유럽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영향력은 아직도 엄청나다. 식민지 통치를 받았던 나라들과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유럽 국가가 많으므로 유럽이 재복음화된다면 언어, 문화, 외교, 경제, 정치력을 통해 세계선교에 또다시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유럽을 포기할 수 없다.(계속)

(이 글에서 말하는 유럽은 주로 서유럽을, 기독교는 개신교와 천주교를 포함한 것을 말한다.)

최종상 선교사(철학박사, 로마서 전공)는 런던 근교에서 영국인 교회인 이스트버리교회를 개척해 담임목사(1997~2004)를 지냈으며 런던신학대학 객원교수를 역임, 현 동 대학 연구교수(1995~현재)로 재직 중이다. 오엠(OM)선교회 선교사로 로고스호(1979~1984), 둘로스호(1987~1988)에 승선하여 세계 90여개국에서 순회사역을 하고 이후 둘로스 선교선 단장(2004~2009)으로 활약했다. 저서로 ‘Paul as Apostle to the Gentiles’(Paternoster Biblical Monographs, 1997)와 그 번역본 ‘이방인의 사도가 쓴 로마서’(아가페, 2003), 신앙간증을 담은 ‘기도로 움직이는 배 둘로스’(홍성사, 2007)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