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한 법원이 최근 공식 등록 종교를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변경하려는 젊은 기독교인 여성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이번 결정은 종교 자유 옹호자들 사이에서 소수자 권리 확대를 위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해당 여성은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했지만, 어린 시절 이라크 정부 기록상 법적으로 무슬림으로 분류됐다.

이 여성의 소송을 지원한 법률단체 국제 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 이하 국제 ADF)에 따르면, 이는 이라크 국가카드법에 따른 것이다. 해당 법은 부모 중 한 명이 이슬람으로 개종할 경우, 자녀 역시 자동으로 무슬림으로 등록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여성의 어머니는 생물학적 아버지와 별거한 뒤 무슬림 남성과 재혼했고, 이후 이 여성과 자매들은 법적으로 무슬림으로 기록됐다.

이후 성인이 된 이 여성은 올해 1월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공식 기록에 반영하기 위해 종교 표기 정정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 여성의 요청을 받아들이며, 개인이 자신의 종교를 선택할 권리와 국가 기록에서 그 정체성을 정확히 인정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국제 ADF는 이번 판결이 이라크는 물론 중동 지역 전반에서 유사한 제한을 겪고 있는 기독교인들과 종교적 소수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 ADF의 켈시 조르지(Kelsey Zorzi) 글로벌 종교 자유 옹호 책임자는 "모든 사람은 자신의 종교를 선택하고 그 신앙에 따라 살아갈 기본적 권리를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어린 시절의 결정이나 정책을 근거로 개인의 종교적 정체성을 평생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법 절차에 따라, 이번 사건은 개인 신분 문제를 관할하는 연방대법원의 심리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ADF는 "상급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판결이 내려질 경우, 국가가 강제한 종교 분류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에 대한 법적 보호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이 여성의 여동생들은 여전히 무슬림으로 등록돼 있지만, 성인이 되면 유사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은 이라크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이집트 등 일부 국가에서 운영 중인 '국가 지정 종교' 제도에 대한 논란에도 다시 불을 지폈다.

국제 ADF는 이러한 종교 분류가 결혼, 상속, 교육, 가족법 절차는 물론 자녀의 종교 등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의 경우에는 비무슬림이 샤리아 법원의 관할을 받게 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부 가정은 자녀에게 잘못된 종교 지정이 자동 승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출생 신고 과정에서 부모 이름 기재를 포기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법적·행정적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라크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는 현재 개인이 자신의 실제 신념과 다른 종교 기록을 수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 ADF는 "이번 사건이 이라크 국가카드법 제26조 2항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인권운동가들은 "해당 조항이 종교 자유에 대한 헌법적 보호와 유엔의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제18조가 보장하는 종교·신앙의 자유와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어 "앞으로도 이라크와 중동 지역 전반에서 종교 자유 보호 강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