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가리에서 총선 결과 정권 교체가 현실화되면서, 복음주의 진영 안에서는 향후 가족 정책과 기독교 가치 수호 문제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총선에서 포퓰리즘 성향의 장기 집권 지도자로 평가받아 온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án) 총리가 패배하고 야권 지도자인 페테르 마자르(Péter Magyar)가 오는 9일부터 새 정부를 이끌게 되면서, 헝가리 정치 지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마자르는 부패 척결과 민주 개혁을 내세우며 정권 교체를 이끌어냈다. 그는 오르반의 여당 피데스 출신이지만, 이후 결별해 티사당(Tisza Party·존중과 자유당)을 창당했다.
오르반은 지난 16년 동안 사법부와 언론 등에 대한 영향력 확대와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으로 비판받아 왔다. 반면 지지층은 그를 유럽연합(EU)의 진보적 가치관과 성소수자 정책에 맞서 헝가리의 전통적·기독교적 정체성을 지켜낸 지도자로 평가해 왔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가족 중심 정책과 기독교 문화 보호를 강조했으며, 박해받는 기독교인 지원 정책도 적극 추진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과의 공개적 협력을 통해 기독교 민족주의 흐름의 주요 정치인 가운데 한 명으로 주목받았다.
헝가리 복음주의 진영 내부에서는 새 정부 출범을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헝가리복음주의연맹 이스트반 호르바트(István Horváth) 회장은 에반젤리컬 포커스(Evangelical Focus)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복음주의자들은 변화의 기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새 정부가 지난 16년보다 사회 전반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치 변화와 무관하게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강조하는 교회들도 존재한다"며 "이들은 '누가 집권하든 신앙과 선행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상당수 복음주의자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성경적 가치와 관련된 제도 변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오랫동안 헝가리에 요구해 온 기본권 확대와 가족 정책 자유화 압력이 강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호르바트 회장은 "유럽연합과 유럽인민당의 압력으로 인해 현재의 성경적 가치 기반 규정들이 변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복음주의 진영은 특히 헝가리 헌법 내 결혼 정의 조항의 변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현행 헌법은 결혼을 '남성과 여성 간의 자발적 결합'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2020년 개정안에서는 '어머니는 여성이고 아버지는 남성'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또한 최근 유럽사법재판소가 헝가리의 2021년 아동보호법에 대해 위헌 판단을 내린 점도 보수 기독교계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해당 법은 미성년자 대상 성소수자 및 트랜스젠더 관련 콘텐츠 노출 제한 조항을 포함하고 있었다.
복음주의 진영 일각에서는 새 정부가 약 100억 유로(약 17조 530억 원) 규모의 EU 지원금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의 보수적 가족 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마자르는 전임 정부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는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이점은 유럽 통합 노선과 민주 개혁에 보다 우호적이라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