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언론이 이란전 소식을 전하며 이란 정권의 잔혹한 기독교 박해 실태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드러났다. 특히 기독교적 가치를 수호해야 할 교계 언론마저 ‘신앙의 자유’라는 본질적 문제를 다루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복음언론인회와 한국교회언론회는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월 28일 이란전 개전부터 4월 12일까지 44일간의 보도 실태를 정밀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뉴스 분석 서비스인 빅카인즈(BIGKinds)의 원자료를 활용하여 한국 주요 언론 101개 사가 생산한 6만 1,548건의 기사를 전수 수집해 정량·정성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하루 평균 약 1,399건의 방대한 기사가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내 종교적 인권 유린을 다룬 비중은 극히 미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언론은 이란 정권의 폭력적 본질을 다루는 데 극히 소홀했다. 유엔(OHCHR)과 국제앰네스티가 보고한 이란 정권의 민간인 학살, 아동 강제 동원, 기독교 박해 등 ‘체제 폭력’을 제목에 담은 기사는 전체의 3.3%(2,061건)에 불과했다.
특히 이란 정권이 기독교 개종을 형법으로 처벌하며 소수 종교를 체계적으로 차별하는 체제임에도, 한국 언론은 이러한 '체제 비판'을 전쟁 초기 9.6%에서 1.1%까지 급격히 줄여나갔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안보 역할에 대한 평가 역시 심각한 불균형을 보였다. 미국의 억지력이나 동맹 가치를 긍정적으로 다룬 기사는 단 9건인 반면, 오폭이나 실패 등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기사는 162건으로 18배나 많았다.
복음언론인회 권경희 공동대표는 “시간이 흐를수록 독자의 기억에는 이란 정권이 자국 시민에게 저지른 만행보다 미국의 군사 행위만 부정적으로 남게 되는 ‘면죄부성 보도 구조’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분석 대상 전체 기사 중 ‘기독교’, ‘개종’, ‘종교 박해’ 등의 키워드를 제목에 명시한 보도는 단 27건에 그쳤다. 이는 전체 보도량의 0.04%에 불과한 수치로, 사실상 언론의 시야에서 이란의 종교 인권 문제가 사라진 셈이다.
김승욱 월드뷰 발행인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기독교 개종자를 사형에 처하고 12세 아동을 검문소에 동원하는 등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음에도 한국 언론은 이란 정권에 사실상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시간이 흐를수록 ‘이란 정권이 시민에게 한 일’보다 ‘미국이 이란에 한 일’만 부각되는 보도 구조는 이란 내 박해받는 신앙인들의 목소리를 지우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자로 나선 한국교회언론회 사무총장 심만섭 목사는 “이란에서 신자들이 구금되고 가정교회가 급습당하고 개종자가 사형 위협을 받는 참혹한 현실을 기독교 언론이 단 6건의 제목으로만 다뤘다는 것은 직무 유기”라며 “일반 언론의 편향성을 지적하기에 앞서 교계 미디어 스스로가 사명을 포기한 것이 아닌지 자성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한국교회언론회 공동대표 심하보 목사 역시 “종교의 자유가 박탈된 체제의 실상을 알리지 않고 전쟁의 현상만 다루는 것은 독자들에게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신앙의 자유 수호 차원에서라도 이란 내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의 현실을 적극적으로 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 개인을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프레임(전체 기사의 17.3%)이 전쟁 후반부로 갈수록 강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권경희 공동대표는 “미국 내 특정 진영의 자극적인 프레임을 무분별하게 수입해 유통하는 것은 한미 동맹의 인식 기반을 구조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라고 우려를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