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80%, AI 사용 경험... 범위도 사역 전반으로 확대
"편의성 높지만 만족도는 보통"... 성도는 AI 설교 '부정적'
'행정 전산화'에 적합... '기도 요청 및 신앙 상담'에는 의문

'AI 일상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한국교회 목회 현장에도 인공지능 도입이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 목사, 목데연)가 7일 발표한 넘버즈 329호에 따르면, 설교 사역에 AI를 활용하는 목회자 비율이 불과 2년 사이 17%에서 58%로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데연과 기아대책이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5월 목회자 500명, 성도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목회자의 생성형 AI 사용 경험률은 2023년 41%에서 2025년 80%까지 높아졌다. 특히 목회나 설교를 위해 AI를 사용한 비율은 58%에 달해, 현재 담임목사의 절반 이상이 사역에 AI를 직접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I를 활용하는 구체적인 분야로는 '설교 또는 강의 준비를 위한 자료 획득'(81%)이 가장 높았다. 주목할 점은 활용 양상의 변화다. 2023년 대비 단순 자료 수집 비중은 약간 감소한 반면, 성경공부 준비(+8%p), 교회 행사 기획(+6%p), 기도문 생성(+5%p) 등 구체적인 콘텐츠 생성 및 기획 분야의 활용도는 일제히 상승하며 활용 범위가 사역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AI 활용 목회자들의 만족도는 55%로 나타났으며, 5점 만점 평균 점수는 3.5점으로 아주 높지는 않은 수준이었다. 이는 AI가 사역의 편의성은 높여주지만, 최종 결과물에 있어서는 아직 목회자의 필요를 충분히 채워주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설교 준비 시 AI 활용에 대한 인식은 목회자와 성도 간에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다. '설교 예화나 자료 수집'에는 목회자 93%와 성도 66%가 적절하다고 답해 높은 긍정률을 보였으나, '설교문 작성'에 대해서는 성도의 65%가 '적절하지 않다'며 압도적인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목회자들 역시 설교문 작성 활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는데,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적 묵상과 연구가 줄어들기 때문"(65%)이었다. 반면 찬성 측은 "참고 성경구절, 참고 문헌 등을 찾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60%)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목회자 44%가 AI가 설교 준비의 '필수적인 도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목회자 10명 중 8명(81%)은 성도들의 신앙 수준과 영적 필요를 파악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AI 맞춤형 신앙 서비스' 도입에 적극적인 의향을 보였다.

▲설교문 작성에 AI 사용이 긍정적인 이유와 부정적 이유. ⓒ목회데이터연구소

▲설교문 작성에 AI 사용이 긍정적인 이유와 부정적 이유. ⓒ목회데이터연구소 

성도들이 가장 원하는 AI 신앙 서비스로는 '상황에 맞춘 묵상과 찬양 콘텐츠 제공'(34%)이 1위였으며, '신앙 상태에 따른 성경 공부 안내'(28%)가 뒤를 이었다. 향후 교회 내에서 AI가 가장 활발히 쓰일 분야로는 목회자(64%)와 성도(61%) 모두 '교회 행정 전산화'를 1순위로 꼽았으며, '기도 요청 및 신앙 상담'은 목회자(7%)와 성도(10%) 모두 AI가 대체하기 가장 어려운 분야로 인식했다.

느린 묵상, 성경 필사 등 영성 프로그램 병행 권고
"기술 오남용에 따른 영적 사고력 저하 경계해야"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두 가지 방향을 제언했다. 첫째, "AI를 활용한 사역의 효율화를 통해 '목양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며 "AI 도입의 목적은 설교 작성의 시간을 줄이는 것 자체가 아니라, 확보된 시간을 성도를 향한 '사랑의 돌봄'과 '깊은 영적 묵상'에 재투자하는 데 있어야 한다. 비본질적인 행정 업무와 단순 자료 취합은 AI에게 맡기되, 목회자는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인 성도와의 교제와 기도라는 본질에 더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고 했다.

둘째로 "'디지털 영성 훈련'을 통해 기술 오남용에 따른 영적 사고력 저하를 경계해야 한다"며 "AI가 제공하는 매끄러운 문장과 방대한 정보가 목회자의 치열한 신학적 연구와 고찰을 대신하게 해서는 안 된다. 교회는 AI를 지혜롭게 다루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과 더불어, 기술의 속도에 함몰되지 않는 '느린 묵상'과 '성경 필사', '침묵 기도' 등 전통적인 영성 형성 프로그램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