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735일 동안 억류됐다가 석방된 케네스 배(Kenneth Bae·한국명 배준호) 선교사가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반도 통일을 위한 관심과 의지를 촉구했다.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시애틀지부(지회장 김수영)가 지난 5일 페더럴웨이 코앰TV에서 개최한 특별강연회에서 강사로 나선 케네스 배 선교사는 자신의 북한 억류 경험을 나누며 "북한 주민들도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자유와 존엄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인 배 선교사는 중국과 북한 접경 지역에서 북한 주민들을 위한 선교와 인도적 지원 활동을 펼쳐오다 2012년 북한 나선특구를 방문하던 중 체포돼 국가전복 혐의 등으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년 넘는 억류 생활을 했는데 이는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가운데 가장 긴 억류 기간을 보냈다.

배 선교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제가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에서 저를 기억해 주고 기도해 준 분들 덕분이었다"며 "2012년부터 2014년까지 735일 동안 북한에 억류돼 있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관심이 있었기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4년 11월 석방된 배 선교사는 북한 인권 문제에 지속적으로 환기시키며 탈북민 정착 지원과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선교사들의 석방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16년에는 회고록 'Not Forgotten'을 출간해 한반도 통일의 필요성과 북한 주민들의 인권 회복에 힘쓰고 있다. 

배 선교사는 "북한을 18차례 방문했고 2년 넘게 억류 생활을 하면서 북한의 참혹한 현실을 직접 목격했다"며 "저는 2년 동안 자유를 빼앗겼지만 북한 주민들은 80년이 넘도록 자유 없이 살아가고 있다. 나는 살아 돌아왔지만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자유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사람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믿고 싶은 것을 믿을 수 있어야 하며,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며 "북한 주민들은 이러한 보편적 인간의 권리를 누리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기에 탈북민들을 돕고 북한 인권을 알리는 일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통일의 의미 역시 단순한 정치적·영토적 개념을 넘어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해방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선교사는 "통일은 그저 나라가 하나 되는 것이나, 영토가 확장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북한 주민들이 인간답게 살고 자유롭게 꿈을 꾸며 존중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통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일의 80%는 의지의 문제"라며 "북한 주민들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연 중에는 탈북 청년들의 성공 사례도 소개됐다. 배 선교사는 "한 탈북 청년은 현재 컬럼비아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고, 또 다른 청년은 간호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에 다니고 있다"며 "그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유롭게 꿈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수영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시애틀지부 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 행사는 자유와 인권, 평화와 통일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자유는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