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 전문가와 대면 상담 의무화한 수정안은 부결
기독교계, "태아와 여성 모두 버린 판결" 반발
영국 상원은 18일 오후 범죄 및 경찰법안에서 제208조를 삭제하자는 몽크턴 남작부인(Baroness Monckton)의 수정안을 찬성 148표 대 반대 185표로 부결시켰다.
제208조는 법적 낙태 허용 기한인 현행 24주를 변경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기한을 넘겨 스스로 낙태를 한 여성에 대한 형사 처벌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이다. 비판자들은 이 조항이 실질적으로 성별 선택적 낙태를 포함해 출산 직전까지의 낙태를 합법화하는 효과를 낸다고 주장한다.
초기 낙태약 투여 전 의료 전문가와의 대면 상담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스트라우드 남작부인(Baroness Stroud)의 수정안도 이날 찬성 119표 대 반대 191표로 부결됐다. 이로써 코로나19 이후 임시 조치로 도입된 우편 배송 낙태약 서비스가 법적 근거 없이 지속되게 됐다.
사반타 콤레스(Savanta ComRes)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 성인의 단 1%만이 출산 직전까지의 낙태를 지지하는 반면, 성인의 89%와 여성의 91%는 성별 선택적 낙태를 법으로 명시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영국복음주의연맹의 피터 라이너스(Peter Lynas) 영국 지부장은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슬픈 소식이며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면 상담이 없는 우편 배송 약품 서비스는 여성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중요한 안전장치가 결여돼 있다"며 "이번 투표는 법적 억제책을 없애고 여성과 태아를 위한 필수적인 안전장치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모든 생명이 본질적인 존엄성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다"며 "의회는 이제 이 결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행동해야 하며, 위기 임신에 처한 여성들이 연민 어린 생명 존중 지원을 받고, 산모와 아이 모두 출산 전후에 존엄하게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태아보호협회(Society for the Protection of Unborn Children, 이하 SPUC)는 "이번 표결 결과는 실망스럽다"며 "18일 오후에 내려진 결정들이 제3독회(Third Reading)에서 재검토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SPUC의 마이클 로빈슨(Michael Robinson) 사무총장은 "해당 조치들이 사전 입법 심사(pre-legislative scrutiny), 공공 협의(public consultation) 또는 상세한 영향 평가(impact assessment) 없이 강행 처리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낙태법의 안전장치를 약화시키기 위해 범죄 및 경찰법안에 몇 가지 수정안을 덧붙인 결과, 이러한 변화의 완전한 영향이 제대로 검토되거나 논의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병원에서 태어났다면 생존 가능성이 높았을 아기들에게도 후기 낙태가 자행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우편으로 약을 배송하는 서비스가 악용되는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이는 이미 임신한 여자친구를 통해 우편으로 낙태약을 받아 그녀의 음료에 몰래 넣어 먹인 혐의로 투옥된 스튜어트 워비(Stuart Worby) 사건에서 드러났다. 워비의 여자친구는 유산했고, 그 후유증으로 인해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영국성공회 수장인 사라 멀럴리(Sarah Mullally) 캔터베리 대주교는 토론 중 영국성공회가 낙태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면서 "인간 생명의 무한한 가치는 우리 법률 체계의 근간을 이루는 근본적인 기독교 원칙이며, 낙태에 관한 현행 법률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제208조를 지지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비록 이 조항의 의도가 24주 낙태 제한을 바꾸려는 것이 아닐지라도, 이는 분명히 해당 법적 제한의 안전장치와 시행을 약화시키고, 의도치 않게 인간 생명의 가치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 최고간호책임자였던 그녀는 "초기 약물 낙태 시술 전에 대면 상담 없이 법이 어떻게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초기 낙태약을 11주 이후에 복용할 경우 의학적 합병증의 위험이 훨씬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이어 "이미 언급했듯이 이것은 합법적인 낙태 허용 한도를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아니다. 그러나 법을 감시하고 집행하는 데 필요한 장치가 없다면, 우리는 바로 그런 논쟁으로 전락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