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https://kr.christianitydaily.com/data/images/full/125322/image.jpg?w=600)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 있는 한 교회에서 중요한 안건을 놓고 모였다. 교회 마당에 예수님의 동상이 하나 있었는데, 전쟁 와중에 폭격을 맞아 그만 동상의 손과 발이 떨어져 나간 것이다. 성도들은 모여 예수님의 동상을 어떻게 복구할 것인가, 떨어져 나가버린 손과 발 부위만 다시 새롭게 만들어서 복원할 것인지, 아니면 전체를 다시 제작할 것인지를 논의했다.
서로 팽팽한 의견으로 고민하던 중 한 성도가 손을 들어 이런 제의를 했다. "그냥 그 모습 그대로 놔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동상 아래에 이런 팻말을 써 놓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손과 발이 필요합니다'라고 말예요." 그의 얘기를 들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찬성을 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님 대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채워주고 보완해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한 생각 말이다.
우리 주변에 폭격 맞아 손과 발이 떨어져 나간 예수님의 동상 같은 이들이 너무도 많다. 팔이 없거나, 보지 못하거나, 걷지 못하는 이들처럼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세상에 너무 많다. 그들을 온전케 할 능력이 우리에게 없다. 대신 그들의 팔이 되어 주고, 그들의 눈이 되어 주고, 그들의 다리가 되어 주는 등,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어 주는 일은 할 수 있다. 이웃을 돕는 일이 주님을 돕는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건강한 이는 약한 이들을 돕고, 유식한 이는 무지한 이들을 돕고, 부한 자는 가난한 이들을 도와야 한다. 우리에게 주는 건강과 지식과 물질은 혼자 쓰라고 주신 것이 아니다. 약하고 어렵고 부족하고 불쌍한 이들을 도우라고 주신 것들이다.
불의한 청지기처럼 내게 주신 것들을 자신의 것인 양 자기를 위해 마음껏 낭비하는 죄를 짓지 말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아끼고 사랑하고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
윈스턴 처칠이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여성"이라고 칭송했고, 1999년에 "갤럽이 선정한 20세기에서 가장 널리 존경받는 인물" 18인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한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헬런 켈러(Helen Adams Keller)다. 그녀는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세 가지 장애를 가진 최악의 장애자였다. 그녀는 영어 외에 라틴어와 프랑스어, 독일어를 습득했으며, 다른 학생들과 동일한 시험 문제를 풀 수 있었다.
또 훗날 하버드대에 합병된 레드클리프 대학교에 입학해서, 우수한 성적으로 시청각 장애인 중 최초의 대학 졸업자가 되었다. 이후 장애인의 권리와 여성 인권 신장, 사형 폐지, 아동 노동과 인종차별 반대 등 다양한 사회 운동을 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이자 연설가로 성장했으며,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책을 13권이나 저술했다. 시각, 청각, 언어 등 세 가지 장애를 다 가졌음에도 정상인보다 더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
사람들은 그녀가 이룬 성취에 대해 인간에게 닥칠 수 있는 최고의 불행을 극복한 '기적'이라고 불렀다. 물론 헬렌 켈러의 기적 뒤에는 그녀의 스승 앤 설리번(Anne Sullivan Macy)이 있었다. 그녀는 세 가지 장애로 폭력적인 헬렌 켈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때로는 그의 눈이 되어주고, 때로는 그의 귀가 되어주고, 때로는 그의 입이 되어주었다. 힘들고 어렵고 좌절되는 일이 많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헬렌 켈러의 부족한 부분을 대신 채워주라는 사명이 있었기에 그 절망적인 고난과 시련과 불가능을 극복하고 20세기 최대의 기적이라 할 수 있는 헬렌 켈러란 작품을 낳을 수 있었다.
오늘 우리 역시 누군가에게는 설리번 같은 스승과 부모가 되어줘야 할 사명을 갖고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도움이 필요한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여 날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대신 실천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