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3장의 1, 2절에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그러므로 권세를 거스르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름이니 거스르는 자들은 심판을 자취하리라"기록되어있다. 그런데, 이 두 구절만 읽으면 세상 모든 권위에 복종해야 하고 불순종할 경우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아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이 구절을 인용해 정부가 지시한 마스크 착용, 백신 접종, 그리고 교회모임 금지 같은 강령에 복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신앙인이 많다. 하지만, 그런 자세가 권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것인지, 정말 성경에서 말하는 권위와 또 로마서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고 내린 결정인지는 냉정히 평가해봐야 한다.
먼저, 하나님의 권위에 대해 생각해보자. 첫째,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권위에는 한계가 없다. 만약 그 분의 권위에 한계가 있다면 그 분보다 더 뛰어난 어떤 존재가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신(神) 위에 신(神), 또 그 신 위에 더 위대한 신의 존재를 따지는 추론(inference)엔 끝이 없다 (이 것을 Infinite regression, 무한한 반복이라고 한다). 허나 성경의 하나님이 최고, 최상, 최후의 존재라면 정의상 그 분 위에는 다른 신이 없고, 그렇다면 당연히 그 분의 권위에 한계가 있을 수 없다.
둘째,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권위에 한계가 없다는 뜻은 모든 권세가 다 그 분의 소유물이라는 필연적 결론으로 연결된다. 성경은 명확히 이 점을 지적한다:
"하나님이 한두 번 하신 말씀을 내가 들었나니 권능은 하나님께 속하였다 하셨도다" (시편 62:11)
"할렐루야, 구원과 영광과 능력이 우리 하나님께 있도다" (계시록 19:1b)
"여호와여 위대하심과 권능과 영광과 승리와 위엄이 다 주께 속하였사오니 천지에 있는 것이 다 주의 것이로소이다 여호와여 주권도 주께 속하였사오니 주는 높으사 만물의 머리이심이니다" (역대상 29:11)
그렇다면 로마서 13장에서 말하는 세상의 권세나 권위는 그 분의 의지와 섭리에 따라 임시(temporary)로 위임(delegate)된 것이다. 이 점은 성경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성경엔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다양한 권위(정권, 인권, 물권, 영권, 등)를 부여 받은 인물이나 정권이 등장하는데 신앙인이 좋아하는 아브라함, 모세, 요셉, 다윗, 다니엘, 베드로, 바울 같은 인물도 있지만 바로 왕, 느부갓네살, 다리오, 욥기의 사탄, 필라도, 가이사, 바리새인 같이 악을 행한 인물이나 정권도 많다. 한 걸음 뒤로 나와 큰 그림을 보면 악한 권세나 권위도 다 하나님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는데 쓰셨다: "여호와께서 온갖 것을 그 쓰임에 적당하게 지으셨나니 악인도 악한 날에 적당하게 하셨느니라" (잠언 16: 4). 여기서 추가로 인지해야 할 점은 권세를 부여 받은 인물이나 집단이 꼭 하나님의 평가와 심판을 받았거나 미래에 받을 것이고 (사탄의 권세도 결국 하나님이 회수할 것이라고 성경은 가르친다) 부여한 권위는 언제든지 하나님이 취소하고 회수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의 두 포인트(하나님의 권세에 한계가 없으며 세상의 모든 권세를 그 분이 위임하셨음)를 바탕으로 로마서 13장 1절에의 "권세"를 생각해보면 권세 자체가 어떤 지도자나 인물 또는 조직내지 정권의 소유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다스리는 자는 부여 받은 권위를 남용해선 안 된다.
그럼, 권세를 부여 받은 자의 책임과 한계는 무엇일까? 권세자의 임무는 로마서 13장 3-7절에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하나님의 사역자로서 선을 행하고 도모해야 하며, 둘째 악을 처벌하고 공평히 다뤄야 한다. 국민이 국가나 정부에 세금을 납부하는 이유도 그들이 하나님의 일꾼/사역자/위임자로서 이 두 가지 일을 제대로 하도록 자원을 공급하는 것이다 (7절). 잠언 16장 12-13절에도 이 두 가지 임무가 왕의 책임이라고 가르친다: "악을 행하는 것은 왕들이 미워할바니 이는 그 보좌가 공의로 말미암아 굳게 섬이니라 의로운 입술은 왕들이 기뻐하는 것이요 정직하게 말하는 자는 그들의 사랑을 받으리라."
특히 이 구절엔 권위의 합법성(legitimacy)의 기초와 기반이 "공의"임을 알 수 있다. 즉, 권세를 위임 받은 지도나자 정권은 하나님의 법도와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 정책을 사용해 공의를 드러내고 세워야 한다. 그냥 자신이나 추종자에게 유리한 정책만 펼쳐선 안되며, 교묘히 법을 남용해 국민을 조종(manipulate)하거나 속여도 안 된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권위에 도전하거나 대적하면 심판을 면할 수 없게 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권세를 잡았을 때 교회를 핍박하고 신앙활동을 금지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만약 권세를 남용하는 인물이나 정권하에 살고 있는 믿음의 권속은 그릇된 법과 정책에 반항해야 한다. 마치 공산국가 내(內) 지하교회가 그 나라의 법을 어겨가면서 숨어 모여 기도하고 예배 드리는 것 같이 이런 자세는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에도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청교도 신앙을 기반으로 설립된 이 나라가 인본주의 교육과 사상으로 인해 기독교를 배척하는 나라가 되어버렸다. 그렇기에 정부나 정치인이 내리는 명령이나 지시에 100% 복종하기 전, 성경말씀을 참조해 연구하고 분석한 뒤 올바른 "성경적"반응을 해야겠다.
구약 다니엘의 예를 들어보자. 그는 몇 차례의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여러 이방 왕의 신임을 얻었다. 하지만 그를 질투하고 시기한 적(敵)이 많았고 그들은 정치보복을 시도했다. 끝내 다니엘의 성품이나 정책, 또 그의 능력에 흠을 찾지 못해 그들은 다니엘의 신앙을 표적 삼아 법과 권위를 남용해 궁지로 몰고 갔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다니엘이 왕의 칙령(勅令)을 거역하는 종교행위(기도)를 했다며 사자에게 찢겨 죽게 판을 짰다. 하지만 다니엘은 잘못된 인간의 법에 불복하며 하나님께 계속 기도했다. 이로인해 사자의 굴에 던져졌으나 하나님의 초자연적 개입으로 아무 상처 없이 살아나왔다. 허나, 그를 모함했던 자들은 온 집안식구가 다 사자에게 찢겨 죽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인간의 법, 그리고 그런 법을 만들어 하나님의 사람에게 해를 끼치려는 자들을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신뢰로 맞서 싸워야 함을 깨닫는다. 그리고, 샤드락, 미샥, 아벳네고의 간증같이 하나님이 돕지 않더라도 절대 세상의 권세 앞에 무릎 꿇어선 안 된다.
지금 우리는 엄청난 권위와 힘을 갖고 있는 정부와 미디어가 주도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정부나 정치인의 경우 세금을 너무 많이 걷고, 정권을 남용해 개인의 이익을 취하고, 국민의 권리를 침범하며, 법을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이 교묘히 사용해 소속한 당, 지지자, 그리고 자신의 편리와 이익만 추구하고 있다. 엎친대 덮쳐 공평히 팩트만 전해야 하는 미디어도 특정당과 정치인을 부추기는데 한 몫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정치인이나 정권이 하나님의 사역자로서 제대로 선을 행하고 도모하며 동시에 악을 벌하며 공의를 이뤄가고 있다 할 수 있을까? 잘 하는 것도 있지만 잘 못 하는 것이 더 많아 보인다.
다시말해, 만약 정부나 정치인이 하나님의 계명과 윤리에 합당한 정책을 세워 실행한다면 국민은 법을 따르고 복종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선과 악을 거꾸로 여기고, 직접 악을 행하거나 도모할 때 믿는 자는 우선 하나님께 기도해야 하고, 동시에 반대의사를 말과 행동으로 표현해야 한다.
영국과 미국은 기독교 국가로서 노예제도와 인종차별이란 엄청나 죄를 범했다. 정부와 정치인이 인종차별을 법으로 합리화했고, 더 나아가 다수의 종교 지도자들도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정당화 하려 했다. 그럴 때 영국의 윌버포스, 그리고 미국의 링컨 대통령과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같은 믿음의 사람들이 그런 정부와 정치인의 죄를 지적했고, 법을 바로잡자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를 이루기 위해 생명을 바쳤다.
우리도 그런 신앙의 선구자같이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저 정부가 지시하는 모든 법에 순종하라고 가르치는 실수를 범하지 말자. 잘못된 것은 잘못 되었다고 지적하고 성경적 대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더 말씀을 깊이 연구하고 묵상하자. 절대 "지적 게으름(intellectual laziness)"의 실수를 범하지 말자. 그리고, 가이사보다 몸과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이" (마태 10:28)을 경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