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혜교회(담임 이상훈 목사)가 7주간의 여름성경학교(VBS)와 썸머스쿨을 통해 다시 지역사회 어린이들과 가까이 호흡하고 있다. 한동안 주춤했던 여름 어린이 사역을 다시 활성화하면서 교회 안에 머무는 교육을 넘어 지역 가정에 문을 열고, 다음세대가 자연스럽게 교회와 말씀을 접하도록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은혜교회는 지난 6월 29일부터 8월 14일까지 ‘2026 은혜 썸머스쿨 & VBS’를 진행했다. 첫 일주일은 여름성경학교(VBS)로 시작해 어린이들이 찬양과 말씀을 집중적으로 접하도록 했고, 이후 6주간 썸머스쿨을 이어가며 학습과 신앙교육, 문화활동과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했다.

이번 여름학교의 의미는 단순히 방학 프로그램 하나를 다시 시작했다는 데 있지 않다. 은혜교회는 오래전부터 여름성경학교와 한글학교 등을 지역사회에 개방하며 어린이와 가정을 섬겨 온 교회다. 한때는 이 프로그램에 200여 명의 어린이가 참여했고, 절반 이상이 은혜교회 외부에서 왔을 정도로 지역사회의 호응을 얻었다.

교회가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한동안 중단됐던 여름 사역은 이상훈 목사 부임 이후 다시 시작됐다. 이후 꾸준히 이어오다 지난해 여러 사정으로 한 차례 쉬었지만, 올해 다시 문을 열면서 지역사회 어린이와 가정을 향한 교회의 발걸음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프로그램은 ‘공부시키는 여름학교’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맞벌이 가정을 비롯해 방학 동안 아이들이 안전하게 머물며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하는 지역사회의 현실을 고려하는 한편, 교회라는 공간에서 신앙과 학습, 공동체를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오전에는 영어와 수학을 중심으로 새 학기를 준비하는 학습이 진행됐으며 한글 수업도 마련됐다. 오후에는 어와나(AWANA)를 통한 성경 말씀 암송과 미술, 댄스 등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교회 전도사와 성도들뿐 아니라 실제 교육 현장에서 경험을 가진 교사들도 참여해 학년별 수업을 맡았다.

특히 한국문화에 익숙한 한인 어린이들의 특성을 고려해 케이팝(K-pop)과 댄스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프로그램 안으로 끌어왔다. 외부 댄스 강사와 연계해 춤을 배우면서 동시에 워십을 접하도록 해 어린이들이 익숙한 문화 속에서 신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여름학교의 중심에는 여전히 말씀이 놓였다. 아이들은 매일 아침 예배와 찬양으로 하루를 시작했고 어와나(AWANA) 시간을 통해 성경 구절을 암송했다. 마지막 발표회에서도 그동안 외운 말씀을 직접 암송하고, 여름 내내 익혀 온 워십과 댄스를 가족들 앞에서 선보였다.

특히 어린이들이 매일 아침 함께했던 찬양 ‘주의 친절한 팔에 안기세(Leaning on the Everlasting Arms)’를 스스로 발표하고 싶다고 나선 모습은 교회가 이번 프로그램에서 기대했던 방향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단순히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을 넘어 찬양과 말씀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다.

이번 썸머스쿨을 담당한 김은희 사모는 “이번 썸머스쿨을 교회 안의 아이들에게만 국한하지 않고 지역사회에 열어 이웃의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교회를 접하고 친밀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며 “교회가 아이들에게 편안하고 즐거운 곳이 되고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 따뜻한 공동체를 경험하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참가자 구성도 교회 안에 국한되지 않았다. 지역 어린이들과 은혜교회 한글학교를 통해 연결된 학생들이 함께 참여했고, 평소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하지 않던 어린이들도 프로그램을 찾았다. 한 해를 쉬고 다시 시작한 만큼 참가 규모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준비한 인원이 채워진 뒤에는 대기자까지 생겼다.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어린이들이 교회를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교회를 낯설어했던 아이들이 7주를 보내면서 교회 공간과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평소 교회를 잘 다니지 않던 한 어린이는 여름성경학교(VBS) 이후 예수님을 믿고 더 알아보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김 사모는 이에 대해 “교회를 서먹서먹하게 생각하던 아이가 여름성경학교(VBS)를 하면서 ‘이제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을 더 알아보고 싶다’고 고백한 것이 가장 크게 남았다”고 말했다.

교회 청소년과 장년세대도 함께 움직였다.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한 유스그룹 학생 약 20명이 한두 달 전부터 보조교사(TA)로 준비해 어린이들을 섬겼으며, 권사들을 비롯한 성도들은 식사와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여름학교가 다음세대와 장년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교회 공동체의 사역으로 확장된 셈이다.

매주 한 차례씩 진행한 현장체험학습도 여름학교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어린이들은 박물관(Children’s Museum), 뉴욕과학관(New York Hall of Science), 어반 에어(Urban Air), 뉴욕아쿠아리움(New York Aquarium), 퀸즈뮤지엄(Queens Museum), 슬루무 인스티튜트(Sloomoo Institute) 등 여섯 곳을 방문했다. 교실에서의 학습뿐 아니라 몸을 움직여 뛰어놀고 새로운 장소를 경험하도록 하면서 방학다운 즐거움도 놓치지 않았다.

은혜교회가 다시 시작한 썸머스쿨은 단순한 방학 프로그램을 넘어 교회가 다음세대를 통해 지역사회와 다시 만나는 통로가 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는 말씀과 배움, 놀이가 함께하는 공간을 제공하고, 부모들에게는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공동체가 되며, 교회와 접점이 없던 가정에도 자연스럽게 교회의 문을 열어 주고 있다.

과거 지역 어린이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여름성경학교의 전통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교회 내부의 회복에 머물지 않고 어린이와 가정을 향한 섬김을 다시 넓혀 가는 뉴욕은혜교회가 이제 지역사회 앞으로 다시 성큼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