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이상명 박사
(Photo : 기독일보)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이상명 박사

지난 2년간 지속된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교육계에는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큼 광폭한 변화다. 교회학교의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이제껏 운영해오던 교육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방향으로 달라져야 할까?

기존에는 교사들이 지식 전달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왔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에 교사의 이러한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재편된 사회는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주체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을 더욱 더 요청하기 때문이다. 교사는 조력자로서 학생들을 지원해주면서 그들 각자가 지니고 있는 특기나 장점을 발굴해서 그것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교회학교의 경우 성경적 가치관에 기반하여 다원화 시대의 다양한 정보와 자원들을 선별하는 능력을 학생들로 하여금 함양하게 하고 무엇보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경험을 쌓아갈 수 있도록 그들의 영성 훈련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교회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가져올 미래 사회의 전망을 예리하게 분석하여 총체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위기상황이라는 나락으로 점점 더 빠져들 것은 자명하다.

코로나19가 물리적 공간에서는 언택트로, 가상공간에서는 초연결로 우리 사회를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다. 팬데믹은 실제 생활환경을 디지털 세계로 전환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일으키고 있다. 팬데믹은 우리 생활 곳곳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소위 '이동시대'에서 '접속시대'로의 전환은 단순히 디지털 기술을 활성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공간이 무한한 디지털 가상세계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초래한 언택트는 미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메가트렌드(megatrend)다. 메가트렌드란 '현대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조류'를 뜻하는데 어떤 현상이 단순히 한 영역의 트렌드에 그치지 않고 사회, 경제, 문화, 교육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시적 변화를 가리키는 용어다. 사람들의 습관과 선택의 변화가 만드는 마이크로트렌드(microtrend)가 10년 이상 지속될 경우 이를 메가트렌드라 한다. 위드 코로나 상황은 지구촌 모든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매가트렌트를 가속화하고 있다.

위드코로나 시대에 있어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영역 가운데 하나는 교육분야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를 강타하기 전 모든 교육은 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면교육으로 진행되어왔다. 지난 2년 동안 지속된 위드 코로나 시대 온라인수업은 급속히 부상하여 교육의 뉴노멀로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수업모델 모습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본교 교수 38명을 대상으로 작년(2020년) 6월에 실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66.7%가 미래 수업 모델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병행의 하이브리드(hybrid) 방법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교육은 아날로그 방식이었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의 교육은 비대면 디지털 방식이 대세가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찾아온 전 세계 팬데믹 현상은 온라인 플랫폼 시장 성장과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견인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원격교육은 필수가 될 것은 자명하다.

위드 코로나 사태가 가져온 사회의 전반적 변화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메가트랜드라 할 수 있다. 설령 코로나바이러스가 퇴치된다 하더라도 지난 2년 동안 코로나 사태에 조응하여 변화된 사회 인프라는 물론 우리의 라이프스타일과 의식구조를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되돌리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코로나19는 인류에게 분명 대재앙과 같지만 한편으로는 기존의 규제나 관행 때문에 변화가 어려웠던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촉진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디지털 전환은 4차 산업혁명과 이음동의어로 디지털 기술이 사회적 생산성을 높이고, 정치 경제 및 사회에 근본적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통한 언택트 산업 육성과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습하기 전 우리는 매일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일하고 배우고, 쇼핑하고 예배 드리고, 여가 활동을 하면서 살았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 시대는 사람 사이의 다양한 교류를 제한하거나 중단하도록 강제하는 '언택트(untact)' 사회, 즉 비대면 비접촉 사회를 앞당긴다.

이러한 비대면 비접촉 사회로 급속히 재편되는 상황에 따라 교육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기존의 대면중심교육을 탈피하여 디지털 기술 기반의 비대면 원격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의 하이브리드 수업 모델의 필요성과 효율성을 심각히 재고하여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춘 교육환경으로 신속히 재편해야 한다.

나아가 '세상 속'에 살고 있는 다음 세대가 세속적 가치에 매몰되지 않기 위한 '인택트(intact)' 신앙교육도 심화시켜야 한다. '인텍트' 신앙교육이란 '온전한', '손상되지 않는'이란 의미로 그리스도인 됨이라는 정체성 보존과 관련한다. 교회는 언택트와 인택트의 듀얼 교육방식을 도입하여 위드 코로나 시대를 적절히 대비해야 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교육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의 하이브리드(hybrid) 수업 모델에 기반하여 진행될 것이다. 2007년에 아이폰이 나온 후 아이폰은 세상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온 혁명적 디바이스(device)로서 기능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손 안의 개인 컴퓨터라 할 수 있는 아이폰과 스마트폰은 학습방식과 지식 습득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문자에서 영상 기반으로 학습 방식을 전환시켰다. 코로나 사태가 가져온 비대면, 비접촉 사회는 아이폰, 스마트폰과 같은 문명의 이기(利器)를 통해 개인과 개인을, 개인과 사회를 더욱 더 촘촘하게 연결시키고 있다.

언택트와 인택트의 듀얼 교육방식 도입
교회는 더욱 쟁점 될 생명과 영성 채워줄 수 있어야

미래 학자들은 디지털 문명의 특성은 새로운 소비문명의 급속한 확장이라고 언급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학습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소비자가 남기는 데이터를 통해 과거를 읽어내고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성세대는 새로운 문명을 학습하는 연습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다음세대의 신앙교육을 위해서 현 세대는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교육과 디지털 콘텐츠(contents)의 이해와 활용에 어느 정도 익숙해야 한다. 아날로그세대와 디지털세대 사이의 간격을 메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도 필요하다. 교회는 위드 코로나 시대로 인해 재편된 사회인프라와 의식구조에 맞춰 새로운 교육의 방법과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구축하는 데에 더욱 힘써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를 5-10년 정도 앞당긴 코로나사태로 인해 교회는 과거보다 더 큰 위기에 직면하였다. 무엇보다 신앙교육과 과학기술교육 사이의 갭은 더욱 더 벌어졌다. 기술 없이 과학이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지만 그렇다고 기술이 우리를 바르게 인도하지는 않는다. 과학기술이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비전이 필요하다. 교회는 과학기술이 제공하지 못하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신앙과 과학을 서로 갈등하는 관계(갈등모델)로, 각각 별개영역을 다루는 독립된 관계(독립모델)로, 상호 대화하고 협력하는 관계(대화모델)로 볼 수 있다.

교회는 이제껏 초자연적 영역에만 머문 채 자연현상을 다루는 과학을 등한시하거나 경원시하였다. 이런 교회의 입장은 세상과의 소통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고 합리적 통찰이 결여된 맹목적 신앙을 자라게 했다. 이러는 사이 코로나사태라는 전대미문의 역습 앞에 교회는 이전 어떤 시기보다 더 큰 위기의 격랑을 맞닥뜨렸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사태는 1차로부터 3차 산업혁명에 이르는 200년의 축적된 발전을 발판 삼아 이내 쓰나미(tsunami)처럼 교회를 덮칠 기세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가져올 도전과 위기는 개신교회로 하여금 근본적 개혁을 요청한다. 개혁 없이는 미래도 없다.

위드 코로나로 인해 더욱 가속화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은 신적 자리마저 탈취하려고 한다. 그러나 인간보다 뛰어난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생명과 영성을 대신할 수는 없다. 그 둘은 인간의 가장 본질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위드 코로나 시대와 함께 더욱 쟁점이 될 수 있는 생명과 영성을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 영생과 영성은 교회의 영역이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다. 과학기술혁명이 심화되면 될수록 고갈되는 영성의 문제는 결국 신앙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10년, 교회가 위드 코로나 시대의 여파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교회의 미래와 운명이 달려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교회는 내부개혁과 함께 다음세대 신앙교육을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한다. 특히 그리스도인의 영성과 정체성을 강화하고 심화하는 신앙교육은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탑재해야만 하는 백신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