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총 94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넷플릭스가 공개한 비영어권 시리즈 중 최초로 21일 연속 '오늘의 톱10'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2억 900만여 가구의 유료 멤버 중 1억 1100만여 가구가 이 작품을 시청했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기록이기도 하고, 정말 세계적인 열풍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오징어 게임의 열풍을 바라보며 우리는 두 가지를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겠다. 첫 번째로 "이 작품은 어떠한 요인으로 인해 이렇게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게 되었을까?"두 번째 "이 작품을 우리 크리스천은 어떠한 관점으로 읽어내고 보아야 할 것인가?"
이 두 가지 질문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게 된 요인은?
여기서 먼저 또 하나 던질 수 있는 질문이 있다. "만약에 이 드라마가 10년 전, 15년 전에 나왔더라면 이만큼 인기를 얻었을까?" 많은 이들이 "그렇지 않다"라고 답할 것이다.
이 드라마는 코로나 팬데믹을 막 지나 빈부의 격차는 더 심해진 채로 위드 코로나 시대로 들어서고 있고, BTS의 열풍은 더욱 뜨거워져 가고 있으며,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가 아카데미에서 상을 수상한 이후인 2021년 9월에 개봉했기에 현재의 인기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는 드라마나 영화는 그 시대의 대중에게 공감을 얻고, 대중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철저하게 이 시대의 대중들이 공감하게 되는 그 지점을 제대로 파고 들고 있고, 표현해 내었다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감독인 황동혁 감독은 도가니(460만)와 수상한 그녀(800만 명 시청)의 흥행으로도 보여준 것처럼 대중들이 어떤 것에 반응하는지를 잘 꿰뚫고 작품을 만들어내는 감독으로도 평가 받고 있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통해 대중이 가장 공감한 지점은 무엇일까?
오징어 게임에 참여한 456명과 오징어 게임을 참관하며 즐기러 온 VIP로 대표되는 가난한 이들과 부유한 이들의 간격 즉 빈부격차 문제를 들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은 물론이고 전세계가 빈부격차로 인한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가난한 이들은 더욱 더 가난해 지고 드라마 속 456명처럼 생계 및 생존의 위협을 경험하게 되었고, 부유한 이들은 이러한 가운데서도 더욱 부유해 지고 있다.
이정재가 연기한 456번 기훈을 비롯 게임 참가자들의 삶은 그러한 현실을 드라마 속에서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 속 세상으로 들어가서 게임이 지면 잔인한 죽음을 맞이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이 그 보다 더 잔인하고 더 비참해 보이고 죽는 것 보다 못하다고 느끼기에 그들은 다시금 오징어 게임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이 장면들에서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찐한 질문을 던진다. "나라면 저 상황에 어떤 선택을 했을까?" 게임으로 들어갔을까? 안 갔을까? 게임을 멈추는 투표를 마주했을 때 1등에게 주어지는 456억을 포기하고 게임을 멈출 것을 선택 할 것인가? 아니면 게임을 계속하는 것을 선택할 것인가?
또 하나 오징어게임이 대중성을 확보한 요인은 2021년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게임과 메타버스라는 DNA이다. 이 시대의 현대인들은 게임과 가상현실이라는 또 다른 세상 즉 메타버스(metaverse)에 너무나 익숙하다. 메타버스는 요즘 뜨겁게 이슈가 되고 있는 용어이기도 하고 실제로 우리 생활 깊숙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확장가상세계라고 번역해 볼 수 있는데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이다. 내가 살아가는 현실과 더불어 나의 가상의 캐릭터가 가상공간 및 세상(메타버스)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 여러 활동들을 펼쳐가는 것이다.
더군다나 1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이러한 부분에 대한 익숙함은 더욱 가속화 되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게임 매출액은 급증하고,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 혹은 집 안에 있는 수많은 시간들을 게임에 쏟았다. 그리고 게임은 물론이고 여러 활동이 가상공간 및 세계인 메타버스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다. 지금 전세계의 어린이와 다음세대가 즐기고 있는 로블록스(Roblox)는 는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로블록스는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제작하고, 다른 사용자가 만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 플랫폼이다. 로블록스에는 메타버스적인 패러다임의 게임이 다수 존재한다. 펜데믹 기간 동안 많은 자녀들이 직접 대면하며 친구들을 만나지는 못하지만 로블록스의 게임세상, 즉 메타버스에서 친구들을 만나 함께 숨바꼭질을 하기도 하고, 함께 집을 짓기도 하고 현실 못지 않게 친구들과의 놀이와 만남을 진행했다.
오징어 게임 드라마에서는 현실과 오징어 게임 속 세상이 액자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현실과 오징어 게임 속 세상은 현실과 메타버스에서 만나 게임을 하는 우리들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다. 그런데 메타버스 속 게임 같은 오징어게임 속 세상에서 실제 사람이 게임을 하고, 실제 돈을 걸고 게임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 속의 배경이나 화려한 색깔이 게임과 메타버스 속 세상과 닮아 있다. 어느새인가 우리 속에 DNA처럼 자리잡아 우리가 너무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게임과 메타버스의 세상이 이 드라마를 더 쉽게, 몰입해서 받아들이게 하지 않았을까? 더군다나 오징어게임에서 진행하는 그 게임이 이해하기 너무 어렵거나 복잡하지도 않고 쉽고 단순하고 흥미진진하기까지 하다.
앞에 두 가지는 드라마 내용 및 구성과 관련된 요인이었다면 드라마 외적인 요인을 하나 살펴보자.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BTS의 열풍과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은 것은 이전의 한류열풍과는 다른 차원의 상황을 만들고 있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팬덤"이라고 불리는 BTS 팬 아미(ARMY)들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BTS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한국 문화와 컨텐츠를 긍정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BTS의 트위터 계정 팔로어 숫자(약 2,900만 명)와 YouTube 'BANGTAN TV' 채널 구독자 수(약 3,600만 명)는 아미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출처: 한국일보 "BTS 아미, 팬덤 넘어 국경 없는 공동체로 진화중"), 또한 이들은 한국어로 된 BTS의 컨텐츠를 자발적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하며 적극적으로 컨텐츠를 재생산 글로벌하게 실어 나르고 확산시키고 있다.
그리고 영화 "기생충"이 2020년 2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네 개 부분(작품, 감독, 국제영화, 각본)상을 수상했는데 이 수상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나온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이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그 이전까지는 미국 등에서는 자막으로 봐야 하는 외국어 영화를 거의 보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 그런데 이 기생충을 계기로 자막으로 봐야 하는 영화와 드라마 컨텐츠를 받아들이고, 소비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흐름의 속도는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BTS와 기생충을 중심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한국어 컨텐츠의 한국어 장벽 무너짐 현상은 오징어게임이 글로벌하게 소비하는데 큰 역할과 기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징어게임 성경적 세계관 분석과 읽기
오징어게임에는 마지막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자네 돈이 하나도 없는 사람과 돈이 너무 많은 사람의 공통점이 뭔지 아나? 사는 게 재미가 없다는 거야. 돈이 너무 많으면은, 아무리 뭘 사고 먹고 마셔도. 결국 다 시시해져 버려"
실제로 이 드라마에서는 돈이 너무 없는 사람들은 돈이 너무 없어서 삶이 재미가 없고, 그래서 차라리 목숨을 걸고라도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고, 돈이 너무 많은 사람은 돈이 너무 많아서 돈 쓰는 재미가 없어져서 오징어 게임에 참관인 혹은 주관자 및 참여자(오일남, 001)으로 참여한다. 바로 이 드라마에 흐르는 핵심적인 세계관 및 오징어게임과 이 드라마가 성립되는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혹 삶의 의미를 돈 쓰는 재미에 둔다면 그럴 수 있다. 돈이 중심 된 삶, 하나님이 빠진 삶, 하나님을 빼놓은 삶은 그렇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돈 중심이 아닌 하나님 중심의 삶,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 소명을 따르는 삶은 다르다. 돈이 없어도 돈이 많아도 그 삶 가운데 기쁨이 있고, 의미가 있고 재미가 있다. 여러분은 어떤가?
오징어게임 속 목표와 방법을 보면 답이 보인다.
무엇이든지, 그것을 왜(Why?)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해야 하는 이유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무엇인가를 보면 세계관을 볼 수 있다.
오징어 게임 속 456명의 목표는 무엇인가? 바로 456억이라는 돈이다. 수단은 무엇인가? 남을 죽여 내가 사는 철저히 이기적 방법이다. 내가 살기 위해 거짓과 살인과 폭력이라는 수단이 사용된다. 드라마 속에서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수 많은 사람들이 돈을 목표로 살아가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나쁜 방법들과 수단들을 동원한다.
이 드라마는 인간의 이러한 죄 된 속성을 너무 잘 보여주기에 흥행했다고도 할 수 있다.
드라마에서 기훈(456)과 몇 인물들이 그나마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기훈조차도 구슬치기를 하며 내가 살기 위해 오일남에게 거짓말을 한다.
여러분들은 삶을 살아갈 때 어떤 방법을 택하는가? 이기적이고 죄의 방법인가? 아니면 이타적인 방법, 사랑의 방법인가? 안타깝게도 세상은 이전보다 갈수록 이기적이고, 죄 된 모습으로, 오징어 게임 속 세상처럼 변하고 있다.
이렇게 이 드라마는 너무나 명확하게 하나님이 부재한 상태를 보여준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크리스천 캐릭터와 인물들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을 제대로 모르고 하나님과 동행하지 않는 삶의 모습을 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로 하여금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들게 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글을 맺고자 한다. 이 드라마를 제작한 황동혁 감독은 철저히 이기적인 모습과 죄악 된 상황 가운데서도 피어나는 인간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소망과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러한 소망과 희망은 우리 자신만으로는, 하나님이 부재하고, 동행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한계가 있고 궁극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렇다면 이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기독교인에 대한 나쁜 이미지는 우리가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그리고 드라마가 보여주는 절망적인 현실은 어떻게 극복 가능한가? 바로 우리 자신들이 하나님과 날마다 동행하며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며 그 분이 주시는 힘과 능력으로 진정 크리스천다운 삶을 살아내고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이 동행하는 나의 삶을 통하여 다른 이들이 소망을 발견하고 하나님을 만나도록 돕는 것이다.
글 | 조희창 목사(낮은울타리 미주본부 대표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