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하우스선교회 대표 박광철 목사
(Photo : 기독일보) 솔트하우스선교회 대표 박광철 목사

우리는 늘 잘 준비된 리더를 갖기 원한다. 그것은 정치계에서만 아니라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리더십에 관한 책은 서점에 무수하게 있고 관련 세미나와 컨퍼런스가 자주 열려서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계만 아니라 사회의 각종 단체와 교회에 왜 늘 갈등과 혼란이 계속되는가? 훌륭한 리더십 부재가 주요한 요인이 된다. 특히 교회 안에 장로와 권사, 집사 등의 직분을 가진 리더는 많은데 사실상 좋은 영적 리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로 리더가 되고자 하지만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잘 보이지 않는다.

좋은 리더는 태어나는 것인가, 아니면 훈련으로 될 수 있는가? 어떤 사람은 어릴 적부터 남들 앞에서 잘 나서고 자기 주장을 거침없이 한다. 골목대장이 그런 아이를 중심으로 생겨나는 것이다. 그런 아이는 목소리도 크고 성격이 외향적이며 활동이 적극적이어서 동네와 학교에서도 자주 "두목" 역할을 한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사람들 앞에 나서기와 앞장서기를 주저하고 대개 뒷줄에 서거나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할 때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그에게는 대체로 결단력이 부족하고 자기 자장을 하지 않으며 여러 측면에서 소극적이기 때문에 리더로서는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성도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복음을 전할 책임을 맡은 일꾼이다 (고전 4:1). 본인이 원하든지 원치 않든지 그리스도인은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사명이 있는 전도자가 되었으므로 이미 "영적 리더"로 부르심을 받은 것이다. 늘 남의 말을 듣고만 있을 수 없고 어느 상황에서는 많은 이들 앞에서 복음을 외쳐야 한다. 그 뿐 아니라 모든 부모가 가정에서는 자녀를 양육하는 리더요, 지역 사회에서는 예수님을 대리하는 "그리스도의 대사"이기 때문이다 (고후 5:20).

본성적으로 리더십을 가진 리더가 있지만 또한 후천적으로 훈련 받아서 세워지기도 한다. 필자는 성격이 상당히 소극적이며 모든 것에 조심하는 경향을 가졌었다. 그래서 가능하면 사람들의 맨 앞자리보다 두 번 째나 세 번 째 자리에 앉고 다른 지도자와 잘 협력하는 것이 더 편했다. 그래서 학급에서도 반장보다는 부반장이나 서기 정도가 편했다. 그러나 청년 시절에 예수를 믿고 변하기 시작했다. 전도하기를 열망하는 나에게 주님은 용기도 주시고 부분적으로 성격을 변화시키셨다. 아주 소극적인 성격이었는데 많은 부분에서 외향적으로 변하고 사람들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이다. 심지어 전도하고자 하는 열망이 강해서 한국의 분주한 거리나 버스 안에서 예수를 외친 경험도 있고 수 천 명이 모인 집회장에서 설교자나 통역자로도 열심히 섬길 수 있었다.

주님은 나를 자주 그룹의 대표로 세우시고 또 학생 단체의 리더로 서게 하셨다. 나는 많은 총명한 회원들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했지만 주님은 때를 따라 지혜를 주시고 남을 섬기게 하셨고 대학의 교수로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대형 교회의 담임목사로서 섬기게 하셨다. 은퇴한 후에도 현재 도미니카 공화국에 세운 World Mission Bible Collge의 학장으로서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을 가르친다. 전에는 모든 것을 나 혼자의 실력이나 노력으로 감당했지만 지금은 여러 사람들의 재능과 지식을 발굴하고 협력하여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타고난 리더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교육과 훈련을 통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리더십 자리에 선 사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은 성경에서도 많이 발견된다. 예를 들어서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시키는 일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그는 주저하고 거절했다. 그는 그런 거대한 과업을 감당할 자신감이 없었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할 용기도 부족하다고 스스로 말했다. 하나님께서는 겁을 먹는 모세에게 "내가 너와 함께 가리라"고 약속하시고 "모세야, 가라!"고 명령하심으로 그를 애굽으로 보내셨다. 기드온은 미디안 사람들을 두려워하여 숨어서 작업을 할 정도였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를 불러 세워 큰 용사로 만드셨다.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하여 즉각적으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심지어 하나님을 테스트함으로써 자기를 부르신 것이 확실한지 재확인했던 것이다. 자칫 하나님을 "시험하는 죄"를 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타고난 리더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어떠했는가? 그들은 물고기를 잡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평범한 어부들이었지만 주님을 만나 극적인 변화를 받고 또 상당한 기간에 걸쳐 훈련을 받아 위대한 사도들이 되었다. 베드로는 성격이 외향적이며 다듬어지지 않은 사람으로서 좋은 리더의 기질을 가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주님으로부터 많은 훈련을 받은 후에 변화하여 탁월하고 강력한 전도자가 되어 수 천 명 앞에서도 복음을 힘차게 외칠 수 있었다.

아무도 완전하게 준비되고 완벽하게 갖춰진 리더는 찾기 어렵다. 특히 훌륭한 영적 리더를 찾기는 더욱 어렵다. 물론 대형 교회를 만들고 또 각종 단체의 대표로 일하는 이들이 많지만 그런 사람이 모두 훌륭한 영적 리더라고 말할 수 없다. 영적 리더는 성도들을 참으로 바른 영성과 경건의 훈련으로 이끌고 진정한 주의 제자가 되게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직분이나 직위 또는 가진 지식이나 재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다. 먼저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해야 하고 그 후에 상당한 기간에 걸쳐 훈련과 단련을 받아야 주께서 쓰실 수 있는 리더가 되는 것이다. 특히 성령께서 우리 안에 오신 이후에 우리 속에 잠재력이 발견되고 훈련이 시작되었다. 우리 안에 계신 성령은 때를 따라 할 말을 생각나게 하시고 필요한 때에 적절한 능력을 부어주신다. 내 힘으로는 언제나 극히 제한적이지만 성령의 능력을 힘입으면 놀라운 영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