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이하 한기총)에 이어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이하 한교연)도 13일 '현 시국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한교연은 "정부는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권력과 권한을 오직 국민을 위해 바르게 사용하기 바란다"며 "정부가 역점 시행하는 정책과 방향이 미래보다는 과거에 머무르고, 이로 인해 국민적 갈등이 야기되는 모습을 보며 실망과 탄식을 넘어 민주주의의 퇴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과 정부의 경제 위기대응 정책 또한 국민들의 눈높이와는 큰 괴리감이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따라서 대통령과 정부는 바른 역사관 위에 미래지향적이고 국민 통합적인 올바른 정책으로 오직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며 국정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또 "대의 민주주의 실현의 장인 국회를 조속히 열어 민생법안부터 처리하기 바란다"며 "국회는 민의를 실현하는 장이다. 그런데 석 달이 넘도록 국민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서로를 비방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 오늘 여야 정치권의 자화상"이라고 했다.
특히 한기총 전광훈 대표회장을 향해 "오랜 세월 보수를 대변해 온 전통있는 기독교연합기관의 대표로서, 또한 성직자로서 현직 대통령에 대해 시한을 정해 무조건 하야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주장을 하는 것이 과연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쳐준 복음의 정신에 부합한지, 또 그 방법밖에 없었는지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 개인의 정치적이고 편향적 돌출 행동이 자칫 하나님이 한국교회에 요구하시는 선자자적 사명에 대한 심대한 왜곡으로 세상에 비쳐짐으로써 교회의 세상을 향한 복음사역 전반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우리 모두는 자각하고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교연은 "한기총 대표회장의 시국선언문 발표 이후 한국교회 안에서조차 심한 반목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을 하나님은 결코 원하지 않으실 것"이라며 "기독교연합기관마다 추구하는 목표와 정체성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나와 다르더라도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함부로 비방하고 판단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 또한 스스로 기독교를 격하시키는 무익한 논쟁에 불과하다"며 "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과 죄책을 하나님께 회개하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더욱 뜨겁게 기도할 것을 호소한다"고 했다. 아래는 입장 전문.
현 시국에 대한 한국교회연합의 입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현직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후 언론을 비롯해 교계 안팎에서 이에 대한 서로 다른 주장과 목소리를 내며 사회적인 갈등과 반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본 한국교회연합은 지난 6월11~12일 충남 대천에서 한국교회 비상특별기도회를 겸한 제8-2차 실행위원회 및 임시총회를 개회해 작금의 상황에 대한 본회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발표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첫째, 정부는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권력과 권한을 오직 국민을 위해 바르게 사용하기 바랍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안보 문제를 비롯해 도처에서 국민적 균열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는 지난 정부,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라는 불행한 역사의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 모두는 새 정부가 국민의 상처 난 가슴을 어루만져 주고 국민 통합의 대로를 활짝 열어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역점 시행하는 정책과 방향이 미래보다는 과거에 머무르고, 이로 인해 국민적 갈등이 야기되는 모습을 보며 실망과 탄식을 넘어 민주주의의 퇴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과 정부의 경제 위기대응 정책 또한 국민들의 눈높이와는 큰 괴리감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대통령과 정부는 바른 역사관 위에 미래지향적이고 국민 통합적인 올바른 정책으로 오직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며 국정에 임해주기 바랍니다.
둘째, 대의 민주주의 실현의 장인 국회를 조속히 열어 민생법안부터 처리하기 바랍니다.
국회는 민의를 실현하는 장입니다. 그런데 석 달이 넘도록 국민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서로를 비방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 오늘 여야 정치권의 자화상입니다. 민의를 대변하라고 국민이 뽑아준 국회의원들이 국민은 안중에 없이 이기주의에 함몰돼 민의의 장인 국회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자기 부정이요, 몰염치의 극치입니다. 이런 여와 야, 이런 국회의원은 민주주의의 꽃이 아니라 독이며, 민주주의를 역행한 범죄로 유권자인 국민으로부터 혹독한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여야는 이제라도 서로의 정파적 주장에서 한걸음 물러서 자유 민주주의의 기초 위에 대 타협의 정신을 발휘하여 조속히 국회를 열고 각종 시급한 민생법안부터 처리하기 바랍니다.
셋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에게 묻습니다.
오랜 세월 보수를 대변해 온 전통있는 기독교연합기관의 대표로서, 또한 성직자로서 현직 대통령에 대해 시한을 정해 무조건 하야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주장을 하는 것이 과연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쳐준 복음의 정신에 부합한지, 또 그 방법밖에 없었는지 먼저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게 된다"(마;1~2) 하시면서, "남의 눈의 티를 보기 전에 자기 눈의 들보를 보라"(마7:3)고 하셨습니다. 내 개인의 정치적이고 편향적 돌출 행동이 자칫 하나님이 한국교회에 요구하시는 선자자적 사명에 대한 심대한 왜곡으로 세상에 비쳐짐으로써 교회의 세상을 향한 복음사역 전반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우리 모두는 자각하고 성찰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 모든 기독교 연합기관, 교단, 단체에 간곡히 호소합니다.
한기총 대표회장의 시국선언문 발표 이후 한국교회 안에서조차 심한 반목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을 하나님은 결코 원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과거 정권 하에서도 대정부 대사회적인 문제로 한국교회가 보수 진보로 나뉘어 서로를 비판하고 공격하는 행위를 반복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는 모두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운 행위이며, 누워서 침 뱉기나 마찬가지입니다. 기독교연합기관마다 추구하는 목표와 정체성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나와 다르더라도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함부로 비방하고 판단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 또한 스스로 기독교를 격하시키는 무익한 논쟁에 불과합니다. 대사회, 대정부적 관점에서 한국교회가 직면한 모든 문제들은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지 못하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따라서 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과 죄책을 하나님께 회개하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더욱 뜨겁게 기도할 것을 호소합니다.
본 한국교회연합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제 1차 전국 50여 개 기도원을 시작으로 나라와 민족의 안정과 평화, 복음 통일을 위해, 한국교회의 본질 회복과 선지자적 사명 감당을 위해 "한국교회 비상 특별기도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싸움은 혈과 육이 아닌 영적 싸움"(엡6:12)입니다. 세속적 싸움은 영적 싸움에서 이길 때 승리할 수 있으며, 그리스도인이 싸울 무기는 기도밖에 없습니다. 내 가치관으로 남을 판단하기 전에 나부터 먼저 회개하고 눈물로 기도하며 성령의 인도를 받아 행동하는 믿음으로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부여하신 사명을 새롭게 인식하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2019.6.13.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