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구유 위에 태어나셨습니다. 예수님이 구유에 태어나신 모습 속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겸손을 배웁니다. 구유는 낮은 곳입니다. 예수님은 가장 낮은 곳에 임하셨습니다. 크고 위대하신 예수님이 작은 구유를 거처로 삼으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스도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메시아(Messiah)” 이십니다. 메시아란 “기름 부음 받은 자”입니다. 곧 메시아는 기름 부음을 받은 구세주란 뜻입니다. 예수님은 성령님의 기름 부음을 받으신 구세주이십니다. 구약에서는 왕과 제사장과 선지자가 기름 부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왕과 제사장과 선지자의 역할을 동시에 하신 분입니다.
예수님은 만왕의 왕이십니다(계 19:16). 평강의 왕이십니다(사 9:6). 예수님은 멜기세덱의 반차로 오신 대제사장이십니다(히 4:14-15; 7:1-3). 예수님은 하나님과 모든 백성 앞에서 말과 일에 능하신 선지자이십니다(눅 24:19).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의 독생자이십니다(요 1:14; 3:16). 예수님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마 16:16). 그런 까닭에 예수님은 곧 하나님이십니다. 그토록 영광스럽고, 거룩하고, 아름다우신 하나님이 보잘것없는 구유 위에 태어나셨습니다.
천사가 목자들에게 일러준 메시아의 표적은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였습니다.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 하더니”(눅 2:11-12).
예수님은 외롭게 태어나셨습니다. 예수님이 태어나실 때 예수님이 머무실 여관이 없었습니다. “첫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눅 2:7). 천지를 창조하시고, 우주를 다스리시는 예수님이 오셨는데 그분을 모실 여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구간 구유 위에 태어나신 것입니다. 구유는 소나 말과 같은 가축들에게 먹이를 담아 주는 그릇입니다. 구유는 큰 나무토막을 길쭉하게 파내어 만들었습니다. 예수님은 나무로 만든 구유에 태어나셔서 나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성령님을 통해 마리아의 몸에 잉태되어 태어나셨습니다(마 1:18). 세상 사람들이 볼 때는 아버지가 없는 사생아처럼 태어나셨습니다. 예수님을 길러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목수였습니다. 예수님은 요셉의 아들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요셉을 따라 목수라는 직업을 가지고 생활하셨습니다(막 6:3).
예수님은 멍에를 잘 만드셨다는 전승이 있습니다. 어쩌면 예수님은 목수로 일하시면서 자신이 태어날 때 누우셨던 구유를 만드시고, 자신이 짊어지고 갈 십자가를 만드셨는지 모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오셨지만 머리 둘 곳도 없이 사셨습니다(마 8:20).
예수님은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우리를 섬기기 위해 오셨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내어 주기 위해 오셨습니다(막 10:45). 예수님은 태어나서 죽으실 때까지 십자가로 향하는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시기 위해 태어나신 것입니다.
십자가는 고난의 십자가입니다. 고통의 십자가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하나님 아버지의 버림을 받으셨습니다. 죄가 없으신 분이 우리를 위해 죄가 되셨습니다(고후 5:21). 우리를 위해, 우리를 대신해서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와 심판과 정죄를 받으셨습니다. 예수님의 삶은 오해를 받은 상처, 비난을 받은 상처, 거절을 당하신 상처, 버림을 받은 상처, 멸시와 천대를 받으신 상처, 수치와 모멸을 당하신 상처로 가득 찼습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상처를 받으신 것입니다. 그리함으로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상처 입은 치유자”이십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우리를 신부로 삼으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우리는 죄인입니다(롬 3:9). 우리는 악을 행한 악인입니다(롬 3:10). 우리는 하나님과 원수 되었던 사람들입니다(롬 5:1). 그런데 예수님이 우리를 신부로 삼으시기 위해, 신부 된 우리들의 죄와 불결함과 불의함과 사악함을 우리 대신 담당하셨습니다. 놀라운 은혜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신랑 되신 예수님은 모든 좋은 것을 신부에게 전가해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의와 거룩과 지혜와 부요함과 아름다움과 영광스러움을 신부에게 전가해 주셨습니다(고전 1:30; 엡 5:27). 예수님의 고독과 가난과 희생 덕분에 우리는 풍성한 생명을 누리게 되었습니다(요 10:10; 고후 8:9). 성삼위 하나님과 친교를 나누게 되었습니다(요일 1:3).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공동체 안에서 사랑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성탄을 맞이해서 우리를 위해 고독한 삶을 사셨던 예수님께 영광 돌리길 원합니다. 존귀하신 예수님, 감사드립니다. 성탄의 주인이 되시는 예수님, 감사드립니다. 모든 영광을 홀로 받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