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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결혼생활에 대해, 미혼인 사람들이 갖게 되는 크고 작은 오해들이 있다. 물론 그들이 기혼자들의 결혼에 대한 현황을 몰라서 그런 오해를 하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나 영화,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 통계자료 등을 통해서도 결혼생활에 대해 환상을 깰 일들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두 가지 정도의 문제 때문에 그들은 여전히 오해를 하게 된다.

첫째, 위와 같은 간접 경험은 그 실체를 정확히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 드라마나 영화도 일부분만 보여주거나 미화시키거나 극도로 민감한 부분은 묘사할 수 없으며, 주변 인물들을 통해서도 그 적나라한 상황을 전달받기는 어렵다.

둘째, 아무리 그런 정보들을 얻는다 해도 나만은 안 그럴 거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크리스천들은 일반인들보다 더욱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특히 크리스천들끼리 결혼을 고려하고 있다면, 상대방의 신앙과 인격에 대해 더 많은 기대를 걸게 된다.

우선 공통적으로 갖는 오해가 있다. 일단 상대방은 나만을 사랑할 것이라거나, 우리의 사랑은 변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일 것이다. 모든 부부들의 사랑이 결혼 후에 변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미혼자들은 결혼 후에도 사랑이 절대 식거나 시들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말이다.

그런 날이 와도 자신의 의지로 충분히 난관을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토록 헤매다가 나의 반쪽이 될 빛나는 사람을 찾았으니, 그 정도의 대가는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라고 믿게 되는 것이다.

또한 좀 먼 미래의 이야기겠지만 내 자녀들은 아주 예쁠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속 썩이지 않고 잘 자랄 것으로 믿는다는 것이다. 왠지 잘 키워낼 자신이 있고, 잘 커서 자신을 흡족하게 해줄 것으로 막연히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문제는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사회 전체의 문제이므로, 어느 것 하나를 개선한다고 변하는 것이 아니듯 쉽게 조절이 어려운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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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남자들은 기대 반 믿음 반으로 내 여자와 우리 어머니는 인격적이고 좋은 사람들이므로 잘 지낼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물론 걱정도 있겠지만, 문제가 생기면 그때그때 대화와 사랑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또 내 여자는 시부모에게 잘 할 거라고 기대한다. 여자들도 내 남자가 고부 간에도 자기 편이 돼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자기 친정 부모들도 친부모와 다름없이 잘 모시는 좋은 사위가 될 거라고 믿는다.

이 밖에도 여자들은 남자가 가정적일 거라고 믿거나,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남자들은, 여자는 결혼 후부터 순리대로 집안을 잘 돌보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왜 이런 기대들이 생기는 것일까. 일단 어느 쪽이든 상대방의 마음을 얻으려는 과정에서 온갖 좋은 이야기들과 약속을 하기 때문이다.

어떤 정치인이 왜 공약을 지키지 않느냐는 질문에, "선거 때 무슨 말이든 못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말은 그 정치인의 '선거 공약을 대하는 태도'를 짐작케 한다. 손바닥 뒤집듯,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정치인들의 세계라니....

어떤 허황된 공약이든지 목적을 위해서는 뱉고 보는 것이 미성숙한 정치인의 '일단 되고 보자'는 심리이듯, 일단 '결혼부터 하고 보자'는 생각을 지닌 사람은 무슨 약속이든 일단 흔쾌히 하고 본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자기가 무슨 약속을 했는지조차 모르게 된다.

상대방은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말들에 대해 다소 미심쩍으면서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감당 못할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못하겠다고 한다면 성사될 결혼이 흔치 않다는 문제도 있지만, 과도한 공약은 괜한 기대만 부풀리고 정작 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소홀하게 만드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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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겪게 될 문제들은 아무리 정확한 현실을 누군가 알려준다 해도 귀에 들리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으므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통해 결혼은 무덤이라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의외로 잘 살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심리는 크리스천이라 해도 매우 복잡하고, 사탄이 오염시킨 많은 것들에 의해 병들어 있다. 크리스천의 삶은 더욱 많은 고난이 있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믿음을 지키고 사랑을 실천하며 다른 이들에게 본을 보이기까지 하려면, 그 삶이란 썩어지는 절제와 인내와 고통과 시험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이런 것을 인정하지 않고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장밋빛 미래만을 꿈꿀 수는 없는 일이다.

이렇게 경험을 통한 글을 쓰고 있지만, 나 역시 세상모르고 그토록 자신만만했던 사람들 중 하나였다. 현실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는데, 내게 준비가 많이 부족했음을 느꼈다.

크리스천이라면 이런 일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사람들은 배우자 문제를 놓고 기도를 많이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이 갖추어진 배우자가 되는 일에는 기도도 연습도 투자도 인색하다.

결혼에 대해 절대 오해하지 말라. 기대도 하지 말라. 그런 마음에는 무언가 공짜로 날로 먹으려는(?) 심리가 깔려 있다. 가정은 소중하고 아름답고 천국 같은 곳이지만, 그것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인내와 노력과 배려와 희생, 그리고 대가가 필요한 것이다.

지나친 기대는 실망과 배신감을 낳는다. 감사하지 않는 사람의 이면에는 언제나 분에 넘치는 기대가 도사리고 있음을 잊지 말자. 삶은 누구의 것이든, 화려하지도 초라하지도 않다. 뿌린 대로 거두는 원리처럼, 그것을 대하는 성실한 태도만이 행복과 만족을 가져다줄 뿐이다.  

김재욱 작가

사랑은 다큐다(헤르몬)
연애는 다큐다(국제제자훈련원)
내가 왜 믿어야 하죠?, 나는 아빠입니다(생명의말씀사) 외 30여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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