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Photo : ) 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1] 나는 러시아의 대문호 레오 톨스토이(Leo Tolstoy)의 한 문장을 무척 아끼고 사랑한다.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All great literature is one of two stories: a man goes on a journey or a stranger comes to town.”
번역하면, “모든 위대한 문학은 결국 두 가지 이야기 중 하나이다. 한 사람이 여행을 떠나거나, 낯선 사람이 마을에 찾아오는 이야기이다.”라는 뜻이다.

[2] 여기서 “한 사람이 여행을 떠난다”(A man goes on a journey)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이것은 단순히 장소를 이동하는 여행이 아니라 삶을 사는 동안에 경험하는 인간의 모든 변화 과정을 의미하는 듯하다.
주인공이 익숙한 세계를 떠나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시련을 만나고, 자신을 발견하고, 이전과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오는 이야기 말이다.

[3] 예를 들면, 『오디세이아』(The Odyssey)의 오디세우스나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에서의 프로도(Frodo Baggins), 그리고 성경의 아브라함이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아브라함은 익숙한 고향을 떠나 하나님이 보여주실 땅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진짜 여행은 지리적 이동이 아니라 믿음의 사람으로 변화되는 영적 여정이었다. 갈대아 우르에서의 풍부함과 안락함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만 전적으로 믿고 따르는 인생으로 말이다.

[4] 다음으로 “낯선 사람이 마을에 온다”(A stranger comes to town)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 이 말은 외부에서 온 한 사람이 기존의 질서를 흔든다는 이야기 같다.
낯선 사람이 등장하면서 숨겨진 문제가 드러나고, 사람들이 변화하거나, 공동체의 진실이 밝혀진다. 예를 들면, 한 영웅이 작은 마을에 나타나는 이야기, 한 사람이 들어와 기존의 거짓과 부패를 폭로하는 이야기, 예수님의 오심이 그와 같을 것이다.

[5] 요 1:11절은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라고 말한다. 가장 위대한 “낯선 이의 방문” 이야기이다. 하나님이 인간의 세계 안으로 찾아오셨고, 그 방문은 세상의 질서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놀라운 사실은 성경 전체가 톨스토이가 말한 이 두 가지 이야기 구조를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톨스토이의 이 문장을 사랑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6] 우선 “인간이 하나님을 찾아가는 여행”에 대해서 살펴보자. 아브라함은 우르에서 약속으로 가는 여정을 걸었고, 모세는 애굽에서 약속의 땅으로 가는 여정을 걸었고, 이스라엘은 광야를 지나 약속으로 가는 여정을 걸었고,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분을 따르는 변화의 여정을 걸었다.
아울러 “하나님이 인간에게 찾아오시는 이야기”도 알아보자.
성경의 가장 큰 사건이 바로 이것이다.

[7] 인간이 하나님께 올라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간에게 내려오셨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요 1:14).
예수님은 하늘에서 인간의 동네로 찾아오신 “낯선 방문자”이셨다. 이 놀라운 방문 때문에 많은 사람이 살아나게 되었다.
복음은 사람이 하나님을 찾아가고, 하나님이 사람을 찾아오시는 신비 속에 있다.

[8] 사실 사람이 하나님을 찾는 것도 알고 보면 다 하나님의 이끄심임을 놓쳐선 안 된다. 삭개오를 보라. 그가 예수님을 찾아간 것으로 생각되지만, 사실 삭개오를 찾아 선행적으로 움직이신 분은 예수님이시다. 요 6:44절은 다음과 같이 말씀한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지 아니하시면 아무도 내게 올 수 없으니 오는 그를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리라.”

[9] 요일 4:19절은 이렇게 말씀한다.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
“우리가 하나님을 먼저 사랑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다.”
이 말은 복음의 절정이다.
결국 톨스토이의 문장은 인간 이야기의 본질뿐 아니라, 성경 속 진리의 본질이기도 하다. 그렇다. 인생은 짧은 여행이다.

[10] 그리고 그 여행의 가장 큰 사건은 하나님이 우리 삶에 찾아오시는 것이다. 이것이 타종교와 기독교의 두드러지는 차이점이다. 성경적으로 표현하자면, 우리는 하나님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이고, 동시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신 사람들이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야기는 무엇일까? 바로 이것이다. “죄인이 하나님께 돌아가는 여행, 그리고 하나님이 죄인을 찾아오신 사랑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