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오픈도어
▲몰디브의 여인. ⓒ오픈도어선교회

 

종교: 이슬람교
인구: 39만 명
박해 정도: 심함(13위)
주 박해 요소: 독재 정치가 혼합된 이슬람 극단주의

몰디브(Maldives)는 박해 지수 76점으로, 월드워치리스트(WWL) 2016에서 13위를 기록했다. 작년의 기록은 78점으로 11위였다. 박해 지수와 순위가 하락한 것과 달리, 몰디브의 기독교 박해 상황은 여전하다. 오히려 극심한 핍박이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로 인한 압력은 국민 생활의 전 영역에 두루 걸쳐 있다.

1. 박해 원인

몰디브의 기독교 박해 핵심 요소는 독재 정치(Dictatorial paranoia)가 혼재된 이슬람 극단주의(Islamic extremism)다. 몰디브 정부는 이슬람의 수호신을 자처하여 일련의 법률을 제정함으로써, 몰디브 국민이 이슬람 외의 종교로 개종하는 것을 금지했다. 몰디브 국적을 가진 자는 곧 무슬림과 동일시되며, 이슬람에서의 어떤 일탈도 허용되지 않는다. 타종교로의 개종을 감행하는 사람은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며, 심지어는 국적을 박탈당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공식 통계상 몰디브 국적의 기독교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몰디브 거리의 여성들과 아이들. ⓒ오픈도어선교회
(Photo : ) ▲몰디브 거리의 여성들과 아이들. ⓒ오픈도어선교회

 

 

지난 집계 기간 몰디브의 이슬람화가 계속해서 진행되었다. 2015년 3월 몰디브 의회는 샤리아법(Sharia, 이슬람 율법)에 근거한 형사 처분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발의했으며, 배교자들을 투석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슬람 비정부기구도 있었다.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 국제인권기구)는 2015년 4월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몰디브 국민의 권리가 심각하게 제약받고 있으며, 무슬림 테러단의 규모가 예전보다 커졌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러하니 기독교인이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숨겨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국제사면위원회의 보고서는 그다지 놀라운 것이 아니었으며, 이에 대한 몰디브 정부의 반응 역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몰디브 정부는 즉시 "국제사면위원회가 주요 야당인 몰디브 민주당(MDP)과 결탁하여 국가의 이미지를 훼손시키려 한다"고 비난했다. 같은 해 6월 16일 몰디브 대법원이 몰디브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해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로 수립된 지침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는 자주성을 박탈당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어 파면 처분을 받았다. 앞서 선거관리위원회가 대통령 선거에 관한 대법원의 판결을 지적하였다가 대표와 부대표가 파면당했다.

몰디브 오픈도어
▲몰디브의 이슬람 사원. ⓒ오픈도어선교회

이러한 사실들은 몰디브의 이슬람 극단주의가 단지 비(非)이슬람적인 모든 것을 금지할 뿐 아니라, 독재 정치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파직 처분을 받은 국가인권위원회는 유엔 인권이사회(UNHRC)의 감시 체제에 따라 보고서를 제출하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을 뿐이다. 유엔은 이러한 보고서가 위원회에 의해 자주적으로 작성될 것을 요구하지만, 몰디브 대법원은 이를 반대하며 위원회를 몰디브 외무부와 대통령 비서실의 소관으로 지정해 버렸다. 몰디브 비정부 인권 기구인 몰디브민주네트워크(MDN)는 2015년 5월 18일자 보고서에서 몰디브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과서와 설교문을 비롯한 이슬람 출판물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며, 이러한 자료들이 "증오심 및 이슬람 근본주의를 배양한다"고 보고했다. 이와 같은 연구가 이루어진 것은 처음이었다.

연구자들은 몰디브의 초·중등 교육 과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재를 분석함으로써, 주류 교육 담론 가운데 과격한 서술이 보급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분석 결과 이 교과서들은 반유대주의(anti-Semitism)와 외국인 혐오(xenophobia)를 형성시키며, 지하드(Jihad, 이슬람 성전), 즉 이슬람을 가로막는다고 여겨지는 대상에 대한 전투를 숭상하게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슬람은 몰디브 학생들이 1학년부터 12학년까지 공부해야 하는, 디베히어(Dhivehi, 몰디브 공용어)·영어(English)·수학(Mathematics)과 함께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네 개의 필수 과목 중의 하나다. 이슬람 과목의 교재는 교육부 전문가들에 의해 집필되어, 이슬람 사무국에서 최종 검수를 거친다. 수많은 몰디브인들이 중동 지역의 내전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며, 정부는 이를 힘겹게 막아내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월 50명 이상의 국민이 몰디브를 떠났다고 발표했으며 야당 측은 그 수를 200명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느 쪽이 사실이든 몰디브의 전체 인구를 고려하였을 때 이는 실로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2. 박해 배경

몰디브 오픈도어
▲정치범의 석방을 요구하는 포스터. ⓒ오픈도어선교회

몰디브는 국제 사회에서 두 개의 상반된 모습으로 존재한다. 천상을 방불케 하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칭송을 받는 한편, 이슬람 교리를 엄격히 적용하며 사회적인 불안과 수많은 정치적 난관 앞에 놓여 있다.

지난 집계 기간에도 몰디브의 사회와 정치적 불안정을 더욱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사건들이 있었다. 2015년 2월 22일 전 대통령이자 야당 대표 모하메드 나시드(Mohammed Nasheed)가 테러 혐의로 기소되어 체포되었다. 보수적인 현 몰디브 정부는 이슬람을 집요하게 고집함에 있어서 국제 사회의 여론마저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2015년 3월 13일, 체포한 지 한 달이 되기도 전에 나시드는 공정한 재판을 받지도 못한 채 징역 13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로 인해 2015년 5월 1일, 몰디브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약 20,000명이 시위에 동참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시위 이후 집계에서 누락된 인원도 있으며, 또한 참석을 희망한 인원은 더 많았지만, 시민들이 수도 말레(Male)로 이동하는 것을 공무원들이 선상에서 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이후 세 야당의 대표들이 구속되었다.

집계 기간의 끝 무렵인 2015년 9월 28일, 대통령이 이슬람 성지 순례(Haji)를 마치고 돌아오는 보트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하여 영부인과 보좌관, 경호원 등 3명이 부상당했다. 처음에 기술적 문제로 인한 사고라고 추정했던 당국은, 이제 이를 사전 계획된 습격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10월 24일 BBC 보도에 의하면, 얼마 전 방위부 장관에 이어 압둘라 아디브(Abdullah Ahdeeb) 부통령 역시 파면된 것으로 밝혀졌다.

몰디브 이민국이 2015년 6월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몰디브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무려 124,000명에 달하며 대부분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2015년 통계에서 몰디브 거주 총 인구가 358,000명에 불과한 것을 감안할 때 이는 실로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현지 비정부기구 트랜스패런시 몰디브(Transparency Maldives)는 외국인 노동자의 수가 실제로 200,000명에 육박한다고 보기도 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2011년 정부가 공식 발표한 바와 같이 인신 매매(외국인 노동자의 불법 유입)가 몰디브에서 관광 산업 다음으로 많은 수익을 창출한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그리 놀랍지 않다. 그리고 이미 공인된 종교적 자유의 부재가 극소수에 불과한 현지 기독교인들뿐 아니라 외국인 거주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또한 몰디브에 존재하는 사회적 문제가 무엇인지 보여 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