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이슬람이 성장하고 있다. 이는 기독교인들을 강제로 이슬람으로 개종시키거나 개종 거부자들을 죽이는 시리아·이라크에서의 이슬람화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선교연구원(kriM)이 발행하는 선교보고서 파발마 2.0 최근호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대부분 타인의 종교에 참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여겼으며, 또한 엄격한 이슬람 신앙을 고수하거나 이슬람식 의상을 착용하는 것을 시대에 역행하는 것으로 여겼다"면서 "그러나 자카르타에서 이슬람은 개인적인 종교 생활이 아닌, 시민들의 정치·법률·문화·경제·교육의 전반을 아우르는 삶의 지침이 되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도 이슬람을 최고 권위로 여기는 근본주의 사상만큼은 시리아·이라크 등과 동일하다. 보고서는 또한 "인도네시아에서 무슬림이 아닌 이들은 여러 가지 제약과 차별을 받는다. 인도네시아의 민주화는 공공장소에서 이슬람주의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이슬람 전파의 자유를 옹호하고 보장하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비록 대부분의 인도네시아인들이 중동식 급진주의를 비난하고 인도네시아의 아랍화에 난색을 표시하지만, 인도네시아 무슬림의 신앙이 보수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자카르타에 본부를 부고 있는, 민주주의 감시 단체인 세타라연구소(Setara Institute)의 보나르 코키 나이포스(Bonar Coki Naipos) 연구원은 "인도네시아식 이슬람에 대한 공감대가 아직 형성되지 않고 있으며, 이슬람은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공동체와 세속 국가를 표방하는 사회 분위기 사이에서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지만, 아직 확실한 영역 구분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기독교 공동체는 이 같은 사회적·종교적 혼란 가운데 둘러싸여 있다. 이들은 목이 베이거나 목숨을 잃는 수준의 핍박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기독교를 점점 적대하는 환경에서 소수종교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또한 기독교 신앙을 탄압하는 문화 속에서 복음의 정수를 잃지 않고 살아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무슬림이 많은 지역에서 교회 건축은 상당한 제한을 받았으며, 이는 결국 기독교인들의 예배가 불법이 되는 결과를 낳았다. 반면 이슬람 사원 건축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세타라연구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내 종교적 폭력 사건은 계속 증가 중이다. 지난 2010년 소수종교인 폭력은 216건 발생했으며, 2011년에는 244건, 2012년에는 264건으로 늘었다. 온건주의 무슬림 단체인 화이드연구소는 2014년 발생한 종교 자유 침해 사건을 158건으로 집계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 10년 동안 약 1,000개의 교회가 무슬림 폭도에 의해 강제 폐쇄된 것으로 추정했다. 인도네시아의 일부 지역은 가정집에서의 기독교 예배를 금지시켰다.

인도네시아에서도 가장 엄격하게 이슬람 법을 집행하고 있는 아체 지역의 무슬림 전사들은 10개 지역의 미허가 교회를 파괴했다고 밝혔으며, 2015년 10월 아체 싱킬에서는 무기를 든 700명의 무슬림 폭도가 교회에 방화해 수천 명의 기독교인들이 피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보고서는 "종교적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대부분 민간인들이지만, 지역 당국자와 경찰도 소극적·적극적으로 여기에 기여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소수종교인을 향한 폭력 범죄 수사에 무능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또한 범죄자들이 기소된다고 해도 판사들이 터무니없이 관대한 판결을 내리기 때문에, 급진주의자들은 더욱 태연히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법적·사회적 박해에 일부 기독교인들이 대응하기 시작했다. 자카르타 중심가인 메르테카 광장에서 기독교인들이 '예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 광장은 인도네시아 대통령 관저 인근에 있는데, GKI 야스민교회 교인들은 이미 100번이 넘는 야외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들은 자카르타 남부의 보고르시에 건축된 교회 건물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지난 8년 동안 이 예배 시위를 열어 왔다. 지역 주민의 94%가 무슬림인 보고르시에서 야스민교회는 건축을 위해 필요한 서류들을 구비했으나, 지역 무슬림 단체가 서류에 하자가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자 시 측은 지난 2008년 2월 승인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교회를 폐쇄했다.

이에 야스민교회는 지역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인도네시아 최고 법원은 야스민교회의 손을 들어 주었으나 보고르 시 당국은 여전히 교회 건물 승인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정부도 최고 법원의 결정을 준행하지 않는 지역정부에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야스민교회 교인들과 달리 인도네시아의 다른 기독교 공동체들은 종교적 화합과 관용을 원하는 다수의 무슬림들과 공감대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기독교 비영리단체 레이메나연구소의 마티우스 호 소장은 "인도네시아의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기독교와 이슬람 지도자들을 만나고 있다. 기독교인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마루쿠 지역 한 무슬림 마을 지도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섬에 거주하는 무슬림과 기독교인들이 '독실한' 신앙인이지만 서로 잘 지내고 존중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