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유재석 나경은 부부 기사를 보게 됐습니다. 주제는 ‘부부싸움’입니다. 이 부부는 부부싸움을 오래 못한다고 합니다. 싸우고 있는 상황은 심각한데 자꾸 웃음이 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부가 사는 이야기에 관심을 갖습니다. 유재석과 나경은 부부도 싸우나? 어떻게 싸우나? 무엇 때문에 싸우나? 어떻게 싸우나? 하는 등의 궁금증입니다. 사람들이 이 부부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들이 단지 공인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이들 부부가 싸움이란 표현과 어울리지 않을 만큼의 성품과 인품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들 부부에게는 다른 부부와 달리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이 깊습니다. 유재석이란 배우가 국민 MC로 불리는 이유는 아내에게 뿐 아니라 함께 방송하는 동료들에 대한 깊은 배려심 때문입니다. 배려심은 상대를 살게하는 힘이 있는데, 유재석과 함께 하는 동료들이 동등한 인기를 구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본의 소설가 미우라 아야코의 글은 삶에서 경험하고 명상한 이야기들이 글의 뼈대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주는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의 신앙 수필 속에는 그리스도인의 양심과 정직한 생활 모습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고, 이런 생활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보여 줍니다. 다음은 그의 글의 한 부분입니다.
“작은 마을에서 소규모 잡화점을 운영하던 아야코는 어느 날 두부 한 모를 팔고서 무척 당황합니다. 금방 들여놓은 두부인데도 여름이어서 그런지 상한 듯한 냄새를 풍겼습니다. 그런데 그 상한 두부를 팔았던 것입니다. 아야코는 헐레벌떡 두부를 사 간 집으로 달려갑니다. 그러나 이미 그 두부를 넣어 만든 찌개를 아기까지 먹고 난 뒤였습니다. 아야코는 그날 종일 이 집을 오가면서 혹시 일어날지 모를 사태에 대비했습니다.”
언젠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아이들이 엄마와 아빠의 부부싸움에 대해 진단해 주었습니다. “아빠는 가끔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싸워. 그런데 빨리 용서를 구해. 그게 좋은 것 같애.” 가끔 화를 내 놓고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금방 후회가 되고 바로 용서를 구합니다. 화를 내기 전에는 굉장한 심각한 일인데.... 용서를 구하는 이유는 첫째는 미안함 이고, 둘째는 상처받은 마음을 빨리 씻어 주고 싶어서입니다. 결국 하룻밤이 지나도록 화를 품지 말라는 잠언 말씀에 순종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부부싸움이 하루를 넘기지 못합니다. 가끔 자존심 운운하며 우기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하룻 밤을 못 넘깁니다.
상한 듯한 두 부 한 모 팔아놓고 그 집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사람은 큰 사람입니다.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근심할 줄 아는 사람은 큰 사람입니다.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들은 아야코와 같은 나를 요구합니다. 이웃과 세상은 그런 큰 마음을 품고 있는 나를 원합니다. 나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을 온 세계 학자들이 일본에 요구하는 이유도 일본이 경제 대국에 걸맞는 큰 나라가 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