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어느 모범적인 장로 협의회에서 ‘장로 협의회는 바른길로 가는가?’라는 주제의 짧은 메시지를 부탁받았다. 그들의 선한 고민이 부럽고 자랑스럽다. 미국 여러 도시에 장로 협의회가 있다. 장로 협의회는 장로들이 각자가 섬기는 교회를 넘어 교제하며, 협력하여 지역 사회에서 선한 영향력을 나누려는 모임이다. 장로 협의회 존재의 품격과 처신을 거칠게 정리해 본다.

첫째 회원 장로님이 주님의 몸인 교회를 잘 섬기시길 바란다. 교회는 헬라어로 두 단어를 쓴다. 믿는자의 공동체 에클레시아와 주님의 것, 주님의 몸이라는 큐리오코스다. 에클레시아는 광야를 지나던 이스라엘 백성처럼 분쟁하고 불평하는 사람 냄새나는 공동체다. 큐리오코스는 십자가에서 육신을 부수시고 대신 세우신 주님 몸이다. 예수님 마음의 향기 가득한 교회다.

지상교회는 에클레시아에서 큐리오코스로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 평신도라면 에클레시아적 교회관이 이해되지만, 장로는 큐리오코스적 교회관을 가져야 한다. 장로는 주님의 몸인 교회를 섬기며, 교회가 예수님의 맘을 품고, 예수님처럼 세상을 섬기며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교회를 섬겨야 한다.

둘째 장로 협의회 자체가 모범적인 교회가 되어야 한다. 믿음의 모범을 보이는 장로들의 모임인 장로 협의회는 당연히 에클레시아적 교회이고, 큐리오코스적인 교회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지역교회보다 훨씬 더 성숙한 교회의 모습이 장로 협의회에 있어야 한다. 건강한 여론 수렴과 건강한 갈등 해소, 건강한 사역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정진하기를 바란다.

셋째 원로의 품격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장로님은 교회와 공동체의 원로다. 장로라는 말이 구약부터 등장한다, 이스라엘 장로뿐만 아니라 타민족에도 장로를 언급한다(민22:7). 이때 장로는 사회 원로다, 신약 사도행전에도 장로가 등장한다. 사도행전 14장에 등장하는 장로는 신앙 공동체를 섬기는 사역 장로로 현재의 목사와 같다. 요컨대 장로는 원로요 지도자다.

그러므로 장로 협의회는 지도자의 모임이다. 장로 개인의 품격이 필요하지만 장로 협의회의 품격이 필요하다. 장로의 품격, 원로의 품격이 뭘까? 흔하게 기대하는 원로의 품격을 거칠게 정리해 본다.

첫째, 지혜의 품격이다. 원로는 축적한 지혜를 숙고와 통찰로 숙성시켜 나누어야 한다. 둘째, 정제된 언어가 필요하다. 말이 많거나 거친 원로는 배척당한다. 셋째, 양보의 품격이다. 영광과 환호에 굶주린 원로는 초라하다. 넷째, 인격의 품격이다. 영성과 도덕성으로 존경받는 어른이 찾는다. 다섯째, 모범의 품격이다. 삶의 메시지를 전하는 원로가 존경받는다.

품격은 삶에서 증명된다. 아무리 근사한 논리를 펼쳐도 구체적인 삶으로 증명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해서 품격 있는 처신을 생각한다. ‘처신(處身)’은 몸을 바른 곳에 두는 것이고 영어로는 Behavior이다. 행동한다고 번역하는 Behave는 존재와 인격의 동사 Be와 소유의 동사 Have의 결합어다. 장로의 신앙, 인격 그리고 소유(물질,경험,지위)가 결합된 삶이 필요하다.

장로의 품격을 논하며 얼굴이 붉어진다. 왜냐하면 목사회나 교회 협의회에 품격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모범적인 교협이나 목사회가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예도 많은 듯하다. 장로 협의회가 활동 방향을 고민하고 품격을 고민하는 것 만으로도 부럽다. 모쪼록 품격 있는 목회자 모임과 장로 모임이 되어 세상의 빛과 소금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