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순호 목사(전 미국 장로교회 중서부지역 한인교회 총무)
(Photo : ) 현순호 목사

사람은 ‘얼마나 받았느냐’는 것보다는 ‘얼마나 주고 갔느냐’로 그 사람의 진가를 말하게 된다. 좋은 것을 많이 나누어 주고 가면 존경의 대상이 되고 반대로 받기만 하고 무리하게 내 것으로 만들다 가는 사람은 욕심쟁이로 남는다.

받는 기쁨 : 사람은 아버지, 어머니에게서 생명의 씨앗을 받아 그 안에서 새로운 생명이 창조되고 어머니의 영양분을 받으며 자라다가 때가 되면 세상 밖으로 나온다. 그때부터는 받는 것들이 더 많아진다. 부모, 형제, 친지의 도움은 물론이고 생존에 필요한 자연의 도움을 계속 받으며 산다. 그 많은 것 중에 유난히 기억되는 일은 설날에 어른들에게서 받은 세뱃 돈 봉투를 들고 껑충껑충 뛰면서 좋아했던 일, 처음 취직해서 첫 월급을 받았을 때의 성취감, 작으나마 내 집을 마련하고 그 곳으로 이사하던 날 밤, 마치 천당에 간 기분이었다. 미국에 오기 위해 여권이나 비자를 받던 날의 흥분, 그것뿐이랴! 나의 분신인 아이가 태어났을 때. 등등. 지금도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이 나만의 본성인가!

나누는 기쁨 : 흘러 내려오는 샘물도 그냥 담아 두면 썩는다. 그러나 계속 퍼내면 그곳은 언제나 생수가 끊이지 않는다. 성지인 이스라엘에 가면 그 유명한 갈릴리 호수가 있는데 헬몬산에서 흐르는 물을 받으며 또 한편으로는 흘려 보내 언제나 깨끗한 물에 많은 고기들이 차고 넘친다. 그러나 다른 호수는 갈릴리에서 받은 물을 간직하기 만 하고 내보내지를 않아 그 물은 진한 소금물로 변해 어떤 고기도 살지를 못한다. 그래서 죽은 호수(사해)라고 부른다. 그 원리는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가능한 내가 가진 것을 남들과 나누면 존경받고 사람들이 주위에 모여든다. 그러나 내 것으로만 만들려는 사람에게는 덕이 없어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도망간다.

벌써 몇 십년 전부터 지금까지 반 세기동안 라면은 세계적인 음식이 되었다. 작은 부피에 익혀 먹기 쉽고 맛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오래 보관할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해서 많은 사랑을 받는 식품이다. 그런 라면을 개발한 본인은 특허를 내지 않았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 특허를 내고 독점했으면 얼마나 돈을 많이 벌었을까? 그 이유는 누구나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기쁨이요 봉사이기 때문이라고했다.

주는 기쁨 : 내가 아는 김OO 씨는 정말 주기를 좋아한다. 없으면 꾸어서라도 줄 분이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몸이 불편해 움직이기 힘들어 하는 부부를 초청해서 푸짐하게 자주 대접한다. 주위에서 운전하기 힘들어하는 노부부를 데리고 같이 관광을 떠나기도 한다. 경치좋은 곳으로 자기의 차(RV)로 모시고 스스로 운전해서 며칠이고 달린다. 잘 때는 손님들은 좋은 자리로 모시고 자기 부부는 차의 좁은 복도에서 쭈그리고 잔다. 미리 많은 식재료를 냉장고에 꽉 채워 놓고 그 차 안에서 요리를 같이 하며 즐겁게 먹는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탤런트를 최대한 이용해서 남 돕는 일을 기쁘게 생각하며 사는 분들이다. 그 분들은 종교인이 아니다. 나는 기독교인이라고 하면서도 부끄럽다. 남에게 베풀 수 있는 것은 돈만이 아니라 섬김이요 배려다.

그래서 성경은 “받는 자보다 주는 자가 더 복이 있다”고 하셨다. 더 받으려는 나의 본성에서 벗어나 무엇인가 남에게 베풀며 살 수는 없을까 되돌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