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 이 문제는 학계에서 이미 많이 지적하는 내용이다. 말 그대로 루이스는 '리폼드신학'과는 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리폼드신학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위험한 인물'이라 매도할 수는 없다.
2. 한마디로, 개혁주의적이지는 않지만, 복음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그는 근본주의와 리버럴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반대했다. 나아가 어떤 교단을 강조하기 보다는, 복음의 핵심, 본질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다.
3. 우리가 루이스와 그의 신학적 위치에 대한 평가를 할 때, 제가 강조하고 싶은 핵심은, 그는 신학자와 목회자로서 '교회 안사람들을 위해' 글을 쓴 것이 아니고, 평생을 자칭 평신도 입장에서, (비록 본인은 성공회에 있으면서) 교단을 초월해서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모든 사람에게
전달되는 기독교'에 주목했다. 이런 글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그의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이다. (*여기서 Mere란 단순하고 핵심적인이란 의미)
4. 그래서 그는 논리적인 글을 쓰면서도, 매우 교회 밖의 언어, 특히 이미지 언어, 상상력의 언어로 썼기 때문에, (우리처럼) 교회 안에서 볼 때는 쉽게 그의 언어가 매우 비기독교적이거나, 좁게는 개혁주의가 아니라고 오해, 재단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런 비유적 언어가 잘 드러난 예로 [나니아연대기]가 있다.
5. 개혁주의와 관계에서, 전형적인 예를 생각해보면, 먼저 루이스가 성경의 무오류성이나 영감설에 대한 우리 식으로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성경의 권위를 무시한다고 할 수는 없다. 왜냐면 그는 분명히 성경의 권위에 대해서 분명하게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신화적 접근을 했다고 해서, 그를 비성경적이라고 할 수도 없다. 왜냐면, 그가 말한 신화(myth)는 우리가 아는 신화와는 다른 매우 fact에 기초한 신화이다. (참고로 이점은 톨킨의 영향을 받음)
6. 요약해보면, 그의 글쓰기의 전략과 관심의 촛점은,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 복음의 본질과 핵심을 전해주려고 했던, 소위 '전도자적' (evangelistic)이며, 동시에 '복음의 해석자' (translator)로서의 역할을 고려했다. 한마디로, 그의 글쓰기는 일종의 '낯설게하는 글쓰기'로,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비정통주의 방식의 정통주의 옹호자'(unorthodox way of defender for orthodoxy)라고 할 수 있다.
그에게 비개혁주의적인 요소가 있다고 해서, 과연 그를 쉽게 판단할 일은 아니다. 왜냐면, 그는 비록 '신학을 사숙한 평신도'였지만, 그가 연구하고 다루고 있는 신학적, 사상적, 인문학적 내용의 깊이와 넓이, 그리고 그가 말그대로 옥스브리지의 세계적인 학자로서의 무게와 위치를 간과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하게 처리할 인물이 아니다. 제 개인적으론, 아마도 루이스를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 과연 한국 교계, 심지어 영미 교계에서 얼마나 있을까 할 정도이다. 왜냐면, 그의 글은 신학과 문학, 이성과 상상력의 양극단이 역설적으로 조합된 매우 쉽지 않는 독창적이기 때문이다. (*이점에 대해서 파이퍼는 '이성주의적 낭만주의자'로 칭함)
그리고 그의 글의 강조점 중의 하나는 바로, 신학적인 면에서, '상상력이 있는 신학', '그림과 비유가 있는 신학'이다. 단순히 교리를 기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자에게 그림을 그려주는 매우 '비유적 언어의 연금술사'였다. 이런 점에서, 그의 글을 깊이 읽어갈수록 우리 성도와 목회자, 신학자들 모두 매우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것이다.
7. 미국의 개혁주의 신학의 기수인 파이퍼나 팀 켈러 모두는, 루이스가 개혁주의적 신학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영원한 멘토임을 공공연히 말하고, 나아가 듀크대의 윤리학자 하우에르와즈와 옥스퍼드의 맥그래스, 트리니티신학교의 케빈 밴후져 등 모두 루이스에게 주목하고 있는 것이며, 이런 점에서, 우리가 쉽게 루이스의 신학적 위치를 재단하는 점에서 조심해야 할 것을 예증한다.
8. 아래의 첫 동영상은 파이퍼가 '씨 에스 루이스 컨퍼런스'에서 한 강연으로, 앞부분에 왜 리폼드신학이 아닌 루이스에 대해 언급하고, 이후엔 왜 이런 루이스가 자기의 평생 멘토가 되고 영향을 주었는지, 그리고 그 교훈을 나누고 있다. 둘째 동영상은 제가 전에 이곳에서 강연한 것으로 루이스에게 배우는 지혜 7가지에 대한 내용으로, 특히 글쓰기의 지혜를 주목하시기 바란다.
1)첫 동영상-파이퍼의 루이스에 대한 강연 (개혁주의 아니나 배울 점에 대해)
2)둘째 동영상-저의 루이스에 대한 강연 (7가지 지혜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