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16일 오전 8시 30분 동부 보스톤에 위치하고 있는 하버드 대학 안 건물에 폭발물이 설치되었다는 메일이 대학경찰과 학보, 그리고 교직원 2명에게로 전달되었다. 30분 후면 건물 곳곳에서 학생들이 기말고사를 치뤄야 하는 시점이었기에 학교 당국은 모두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건물들을 폐쇄하는 조치를 내렸다. 곧이어 연방경찰 FBI를 비롯해서 특수기동대인 SWAT팀이 출동하였고, 폭파전담반들이 건물 구석구석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메일이 접수된지 7시간 만에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고 그 메일은 허위였음이 밝혀지고 말았다.
그리하여 이 거짓 메일을 보낸 자가 과연 누구인가를 찾아내기 위해 연방경찰 FBI가 추적한 끝에 한 사람을 잡아냈다. 바로 그날 기말시험을 치러야 하는 그 학교 2학년생이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사실은 그 하버드 2학년생이 바로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한인 '엘도 김'이라는 학생이었다는 것이다. 경찰에 의하면 그 학생이 그런 거짓 메일을 보낸 이유가, 기말 고사를 피하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아마도 여러 이유로 시험을 치를 준비가 안 되었다는 중압감이 그 학생으로 하여금 우발적으로 그런 범죄를 저지르게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공부를 평소에도 잘했고, 여러 활동도 적극적으로 했던 학생이기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자신의 개인적인 일로 인하여 학교 공동체 전체를 공포에 떨게 하는 그런 일들을 저질렀다는 것은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엘도 김이라는 학생에게 있어서 하버드 대학의 성적과 졸업은 아마도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인생의 목표였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무너지면 자신의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하겠다는 생각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인간은 마음먹은 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과연 얼마나 자신의 인생을 보장할 수 있고, 계획한 것을 이루어 낼 수 있는가? 우리 중에 몇명이나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목표 한대로 이루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인간은 그렇게 유능한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그래서 늘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야 한다. 아무리 독립적인 사람이라도 어려서부터 부모의 도움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아무리 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해도 그는 여전히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기에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이다.
자수성가라는 것 자체가 스스로 성공한 자라는 뜻이지만, 그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이미 누군가가 마련해 놓은 발판이 있었기에 그 위에 서서 성공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인생의 길을 간다는 것이 우리스스로의 능력으로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엘도 김이라는 학생이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그 문제의 해결을 도울 수 있는 자에게 손을 내밀었다면, 그의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역사 이래 가장 화려한 부와 권력 그리고 인생의 지혜를 소유했던 솔로몬은 이것을 일찍이 깨닫고 이렇게 고백을 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자는 여호와시니라"(잠16:9)
아무리 인간이 자신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하나님이 그 길을 인도하셔야만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정이 되면 비로소 우리는 인생의 길을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손을 내밀 수 있다. 손을 내미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하나님께 손을 내미는 것이야 말로 내 인생을 살리고 회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의존해야만 하는 존재이다.
이것은 하나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 때만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