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타의 가을 하늘은 참 맑습니다. 아틀란타에 살면서 가장 좋은 계절을 꼽는다면, 주저없이 가을이라고 말할 정도로 점점 더 가을의 풍경이 좋습니다. 한 여름의 녹원을 지나 색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뽐내는 나무들의 자태에서, 구름 한 점 없던 하늘에 어느새 하얗게 물감을 칠해 놓은 것 처럼 온갖 모양을 담아내는 하늘 캔버스의 멋진 어울림, 도심을 조금 벗어나면 그 넓은 하늘을 자기 것인양 팔을 벌려 다 담아 놓은 거울 그 자체의 호수, 그리고 계곡을 따라 마치 얼음 덩어리를 운반하듯 차디 찬 강줄기의 힘찬 경주까지.. 아니 그 보다 더 많은 것들이 아틀란타의 가을을 담아냅니다.
물론 이런 가을의 축제도, 토요일이 되면 솔직히 제겐 그리 편하지가 않습니다. 왜 인지 아시죠? 네 맞습니다. 주일을 앞에 두고 가장 바쁜 날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래도 아름다운 가을의 공간에 있는 것으로도 감사를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 중에 어제는 민하와 민주가 읽을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가던 중 제 뒤에 앉아 있던 아이들과의 대화가 너무 재밌어 잠깐 소개합니다.
갑자기 민하가 제게 이렇게 묻습니다.
“아빠, 나는 크리스마스가 좋아! 그런데 산타가 진짜가 아닌 것 같아. 친구가 얘기해 줬는데 산타가 진짜가 아니래. 아빠, 엄마가 산타 같아”
“그래 잘 모르겠네. 산타에게 물어봐”
“어떻게?”
“마음으로 생각해 봐”
그 때 옆에 있던 민주가 갑자기 엉뚱하게 화제를 바꿔 얘기합니다.
“아빠, 예수님이 구름에 계시잖아. 그리고 구름을 만들고, 비도 오게 하고 예수님이 구름에 계시는 것 같아”
그 때 민하가 반박해서 민주에게 핀잖을 주듯이 이렇게 말합니다.
“민주야, 예수님은 마음에 계셔. 그리고 아빠 옆에도 계셔”
그 때 제 마음에 갑자기 민하가 얘기한 “예수님이 아빠 옆에 계셔”라는 말이 마음이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운전하며 도서관을 가는 내 옆의 자리에 예수님이 정말 계신다고 나는 생각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운전을 하다가 늘 뭔가를 듣기는 합니다. 라디오 방송을 듣고, 설교 CD도 듣고, 또 전화로 통화를 하기도 하는데, 정작 예수님이 내 옆에 계시고, 나와 말씀하고 싶어하시는 것은 아닐까 더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시 한 번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어제 토요일 생명의 삶 QT 본문에는 미가가 자신의 소유를 빼앗아 간 단 지파에게 이런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사기 18:24절입니다.
“미가가 이르되 내가 만든 신들과 제사장을 빼앗아 갔으니..”
물론 미가는 단 지파의 도둑질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가 항변하면서 한 얘기를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합니다. 자신이 만든 신들과 제사장이라는 것입니다. 미가가 갖고 있던 신상과 에봇과 드라빔, 그리고 자기가 고용한 제사장이 다 자기가 만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그는 여지껏 자기가 만든 것을 숭배하고 섬기고 있었다는 것이고, 하나님을 우상의 수준으로 떨어뜨려 놓고 살아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만일 우리도 ‘내가 만든 것에 만족’ 하고, ‘내가 잘 해서, 내가 어느 정도는 했으니깐..’ 이라고 자신이 뭔가를 한 것처럼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여러분, 기억합시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없이 우리는 결코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 없이 추구하는 모든 것, 자신이 만들고 있는 형상들(그것은 우리의 가족, 물질, 비지니스, 그리고 관계등등) 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여러분의 주인되심에서 소외되어 계신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