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를 위해 먼저 말을 걸거나 질문을 던지는 건 크리스천들이다. 하지만 전도 대상자들은 대부분 기독교와 교회, 성경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나 선입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되묻기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크리스천들에게도 성경을 읽을수록 '질문'은 더 많아질 수 있다.
베드로 사도의 말을 그대로 제목으로 삼은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원제 The Complete Bible Answer Book)>와 <크리스토퍼 라이트, 성경의 핵심 난제들에 답하다(The God I Don't Understand)>를 통해 그들의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구해 보자.
◈기독교인에게 던져지는 온갖 질문들에 대한 성경적 대답들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행크 해네그래프 | 죠이선교회 | 535쪽
저자는 "진리를 찾는 사람에게는 걸림돌이 되고, 성경적 세계관에 반대하는 회의론자에게는 디딤돌이 되는 듯 보이는 질문들에 대답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저자는 미국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지난 20년간 청취자들로부터 받았던 질문을 토대로 글을 썼기 때문에, 질문과 대답이 상당히 구체적이다. 질문이 무려 19개 영역 172개에 달하고, 대답은 그리 길지 않지만 더 상세한 연구를 위한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질문은 "기도는 왜 '아멘'으로 끝납니까?", "예수님은 결혼하셨습니까?", "몰몬교는 기독교입니까?" 등 비교적 평범하고 대답이 명료한 것들에서부터, "예수님이 오시기 전에 살았던 사람들은 어떻게 구원을 받았습니까?", "하나님에게 성(性)이 있습니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하나님이 이미 아신다면, 기도는 왜 필요한 것입니까?" 등 많이 들어본 질문들과 "믿음에 대한 성경적 정의는 무엇입니까?", "내주와 충만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성경적 모형론은 왜 중요합니까?" 등 신학적이고 복잡한 내용들을 망라하고 있다.
특히 '기독교와 과학', '윤리', '돈' 등의 영역은 현대 그리스도인들의 고민들을 잘 드러내 준다. 어떻게 보면 현대 기독교(특히 미국에서)의 사회윤리적 주요 이슈가 잘 정리돼 있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빅뱅은 성경적입니까?", "진화에 대한 믿음이 초래한 결과는 얼마나 심각합니까?", "지적 설계는 진정한 과학입니까?" 등 '기독교와 과학'의 이슈와 "자살은 용서받지 못할 죄입니까?", "동성애는 성경이 낡은 것이며 우리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입증합니까?", "강간이나 근친상간의 경우 낙태가 허용돼야 합니까?", "인간복제는 기독교 세계관과 조화될 수 있습니까?" 등 윤리적 문제, "성경은 빚에 대해 어떻게 가르칩니까?", "오늘날에도 십일조를 해야 합니까?" 등 돈과 관련된 논쟁까지 망라하고 있다.
국제기독교연구소 대표이자 이사장이며 세계적인 변증가로 알려진 행크 해네그래프(Hank Hanegraaff)가 지난 20년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무엇이었을까. "왜 하나님은 선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생기도록 허용하십니까?"였다. 저자는 "언뜻 보기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종교의 수만큼이나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 답변만이 존재한다"고 정리한다. 바로 범신론과 철학적 자연주의, 유신론의 입장이다.
하지만 '범신론'에서는 신이 모든 것이고 모든 것이 신이므로 선과 악의 존재는 거부되며, '철학적 자연주의'는 모든 것이 우연한 과정의 작용이기에 선과 악 같은 것은 없다. 결국 유신론만이 적절한 대답이 가능하고, '기독교적 유신론'만이 만족스러운 답변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기독교적 유신론은 하나님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인간을 만드셨기 때문에 '악의 가능성'도 하나님이 만드셨다고 인정한다. 선택이 없다면 사랑은 의미가 없고, 하나님은 사랑의 인격이 되셔서 우리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신다. 그리고 그 '선택의 자유'는 궁극적으로 가장 좋은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롬 8:28).
적지 않은 분량에도, 불신자나 초신자에게 선물해 주기가 부담스럽지 않다. '아름다운 표지 디자인'도 여기에 한몫을 담당한다.
◈"우리는 우리가 악을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성경의 핵심 난제들에 답하다
크리스토퍼 라이트 | 새물결플러스 | 360쪽
해네그래프가 온갖 이슈들을 망라했다면,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J. H. Wright)는 <성경의 핵심 난제들에 답하다>에서 '성경 속 네 가지 수수께끼'에 집중하고 있다. 해네그래프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라던 '악과 고통'의 문제와 함께 여호수아를 필두로 한 이스라엘 민족의 '가나안 정복', 그리고 십자가와 종말이다.
이 '성경의 네 가지 수수께끼'가 새로운 문제는 아니다. 저자도 지난 40여년간 학교와 대학에서 친구들과 이러한 문제들을 놓고 씨름했다고 한다. "앎(knowing)과 신뢰(trusting)가 반드시 이해(understanding)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게 하나님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원제)이 많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 그럼에도 그것들이 자신을 감사와 소망으로 가득 차고 넘치게 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저자는 아브라함(창 18:25)과 모세(신 3:23-28), 나오미(룻 1:20-21)와 다윗(삼하 7:18), 엘리야(왕상 17:20-21)와 하박국(합 1:12-17) 등 성경에서도 자신을 안심시키는 '좋은 벗'들이 있다고 우리들을 안심시킨다. 심지어는 예수님도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고 부르짖으셨다.
라이트는 '기독교적 유신론'만이 악(惡)에 의미있는 해답을 줄 수 있다는 해네그래프의 견해에 동의하면서도, 같은 이유로 "악은 그리스도인에게 정말로 모든 관점에서 문제"이고 "성경적 진리에 확신하게 된 사람은 악의 존재라는 엄청난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고 말한다. '전능하신 하나님', 그리고 '악과 고통'은 양립할 수 없으며 배타적 관계가 아니냐는 것.
그는 악에 대해 '불가사의'라 표현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한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악에게 적합한 자리란 창조 세계 안에 없었고,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여전히 침입자이며 (최종적으로는 아니지만) 거의 몰아낼 수 없을 정도로 '정착한' 생경한 존재임을 지적한다. '자연재해'가 하나님의 심판이나 저주라는 견해도 단호히 부정하면서, 성경은 악의 공격을 받을 때 우리가 애통해하고 저항하고 분노하는 것을 허락한다고 일깨운다. 마지막으로는 해네그래프처럼 십자가와 부활을 통한 '소망' 가운데 비할 데 없는 기쁨과 전적 확신으로 즐거워하자고 말하고 있다.
영국 성공회 소속의 구약학자인 저자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존 스토트가 랭햄 파트너십 인터내셔널(Langham Partnership International)에서 30여년간 수행했던 역할을 이어받아 국제디렉터로 일하면서, 제3세계 목회자와 리더들에게 교육 및 문서사역을 펴고 있다. 2005-2011년에는 로잔 운동 신학위원장으로 재직했고, 2010년 남아공에서 열린 제3차 로잔 대회의 '케이프타운 언약'을 기초하기도 했다.
이 책의 서문도 존 스토트(John Stott)가 썼다. 스토트 박사는 2008년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성경이 가진 최고의 권위에 전적으로 헌신하면서, 동시에 성경 해석에 있어서의 문제들을 진정성을 갖고 직면한다"며 "신적 계시를 얼마나 강하게 믿든지, 우리는 하나님이 모든 것을 계시하신 것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그분이 계시하신 것 중 많은 부분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물론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자신의 궁금증을 모두 해결해 준다 해서 '회심'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러한 변증적 노력이 '허공에 울리는 꽹과리'가 되지 않도록, 우리의 삶이 '메시지'가 되고 거기에 열정을 더하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