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출신의 한 대형교회 목사가 "지난 이집트 대선 당시 무슬림형제단이 기독교인들의 투표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출신으로 미국 애틀랜타에 '아포스톨로스 교회'를 개척해 3000여명의 성도들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시킨 마이클 유세프(Michael Youssef) 목사는 "무르시 전 대통령의 축출이 북아프리카에 있는 교인들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밝히면서 "대선 당시에 무슬림형제단이 기독교인들을 총으로 위협하면서 투표를 못하게 막았다"고 폭로했다.
유세프 목사는 9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무르시 전 대통령은 장관들부터 정부 관리에 이르기까지, 무슬림이 아닌 사람들을 제거한 후 무슬림들로 대체했으며, 무슬림형제단을 임명해 앉혔다"고 밝혔다. 유세프 목사는 "무슬림형제단들은 미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무르시 전 대통령 뒤에서 그를 변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르시는 지난 주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났다. 수백 명의 시위대들이 거리로 나온 이후 군부는 헌법을 중단시켰고, 무르시 지지자들과 시위대 간의 충돌로 수십 명의 사상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아직 새로운 대통령 선출을 위한 일자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유세프 목사는 "새로운 이집트 헌법은 이슬람법을 적용한 샤리아를 소개하기 위한 시작이었으며, 군부는 이를 가장 먼저 중단시켰다"고 전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샤리아를 명시한 새 헌법 초안을 통과시켜 콥트 기독교인 등 소수 종교인들의 반발을 샀다. '현대판 파라오 헌법'이라 불리는 이 선언문에는 '이슬람은 국교', '아랍어는 공식 언어'라고 규정한 조항도 포함돼 있었다.
LA 캘리포니아의 콥틱 기독교인들을 대표하는 무니르 비샤이(Mounir Bishay)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이번 혁명은 이집트의 현대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명 중 하나"라고 말했다. 비샤이 대표는 "무르시 전 대통령은 그의 공약을 실천하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경제도 제대로 이끌지 못했고, 이집트를 부도 위기로 몰고갔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공식적으로 무르시 정권의 재정을 지원해 온 오바마 행정부는, 무르시 대통령이 축출됨에 따라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백악관은 무르시 대통령이 물러난 이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집트의 유동적인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이집트의 미래는 궁극적으로 이집트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군부가 무르시 대통령을 제거하고 헌법을 중단키로 한 결정에 매우 깊은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세프 목사는 인터뷰에서 "오마바 대통령과 부시 前 대통령이 과거 이슬람 정부를 지지한 이유는, 그것이 테러리즘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은 공화당이나 민주당만의 이슈가 아니었다. 9.11 테러를 겪은 모든 미국인들은 '이슬람을 통해 이슬람과 싸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무슬림형제들이나 혹은 다른 무슬림들을 정부에 둠으로써, 그들이 테러리즘을 멀리할 것으로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러한 이집트 내 불안정한 정국 속에서, 지난 주 콥틱 사제가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무슬림형제단이 조직한 단체가 그 배후로 지목됐으며,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하는 군부를 지지한다고 밝힌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복수로 알려졌다.
지방에 살고 있는 콥틱 기독교인들은 이집트 북부에서 발생한 또 다른 공격에 대해 "그들은 무슬림들의 집만 남겨놓고, 모든 콥틱 교인들의 집을 노략하고 불태웠다"면서 "대부분의 콥틱 교인들은 마을 밖에 머물고 있으며, 집이 불에 탔는지 약탈됐는지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