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김익두 목사의 외손자 며느리 정명자 권사(달라스 좋은씨앗감리교회)가 뉴욕을 찾았다. 정명자 권사는 21일 뉴욕주신교회(담임 김용익 목사) 간증찬양집회를 시작으로 뉴욕과 뉴저지를 오가며 찬양간증집회를 진행했고 오는 30일 선한목자교회(담임 황영진 목사)에서 마지막 공연을 펼친다.

달라스에서 거주하는 정명자 권사는 근래에 찬양간증집회를 중단했다가 다시 바이올린을 들었다. 외조부 김익두 목사의 순교자 기념비를 세우기 위해서다. 정명자 권사는 김익두 목사가 일제에 의해 왜곡된 기록으로 인해 신사참배를 한 것으로 후세들에게 오해받아 뒤늦게 순교자에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지금도 안타까움을 나타낸다.

기자를 만난 정명자 권사는 신사참배에 대한 오해된 부분을 설명할 때면 노쇠한 몸에서 어디서 힘이 솟는지 열정적으로 김익두 목사가 일제 치하에서 신사참배를 거절하며 고초를 겪었던 상황들을 상세히 설명한다.

정명자 권사는 KBS TV 관현악단에서 활동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 트리오로 활동한 바 있다. 세상에서 이름을 널리 알려진 음악가가 하나님의 음악을 찬양하기까지 정명자 권사의 간증은 은혜의 스토리가 녹아 있다.

세상의 화려함을 떠나 교회를 묵묵히 섬기는 길로 삶을 전환했던 정명자 권사의 찬양간증집회는 그 자체로도 은혜가 있지만 더욱 정명자 권사의 집회가 주목되는 것은 바로 김익두 목사의 순교자 기념비를 세우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력하기 때문이다.

“김익두 목사는 신사참배에 절대 굴하지 않았다”

정명자 권사는 김익두 목사의 신사참배에 대해 왜곡된 인식들을 지금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제 치하에서 왜곡된 자료로 후세들에게 신사참배의 오해를 받은 50년 세월 가운데 순교자에 이름을 올린 현재까지도 과거의 잘못된 인식으로 김익두 목사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많다는 것이다.

정명자 권사는 김익두 목사가 서울 승동교회를 8년째 시무하던 때 신사참배 강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종로경찰서에서 형사를 보내 달래기도 하고 협박도 했으나 김익두 목사가 끝내 굴복하지 않자 강제로 체포해 극심한 고문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심한 고문이 1개월간 지속됐고 거의 의식을 잃을 정도가 됐을 때 가족들에게 연락이 가서 인계를 했다. 그러나 이미 일제에 의해 승동교회 강단에는 두 번 다시 설 수 없게 됐다.

정명자 권사는 김익두 목사가 결정적으로 신사참배의 오해를 받게 된 계기가 일제에 의해 사진이 조작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 부흥회를 인도하러 갔던 김익두 목사를 일본 경찰들이 강압적으로 인근의 신사로 끌고 가 참배를 강요했는데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자 김익두 목사를 거꾸러뜨리려고 걷어찼고 신사 앞에 쓰러진 그 때에 사진을 찍어 마치 김익두 목사가 신사참배를 한 것처럼 거짓 정보를 흘렸다는 것이다.

김익두 목사의 외손자 며느리가 들려주는 김익두 목사의 신사참배에 관한 오해와 진실은 고인이 순교자에 이름을 올린 지금에도 새롭게 다가온다. 김익두 목사의 신사참배에 관한 오해들은 과거의 왜곡된 사실들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대부분 해소된 상태지만 억지로 무릎을 꿇려 신사참배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는 주장 등은 또 다른 흥미로운 내용이기 때문이다.

정명자 권사는 “외조부 김익두 목사님이 당한 신사참배에 대한 오해는 정말 억울한 것이었고 지금도 오해한 내용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김익두 목사님이 신사참배에 절대 굴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평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교자 기념비 세우기 위해 다시 연주할 것”

정명자 권사는 8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웠다. 음악 트리오로 손 꼽히며 국내 행사 중에서도 국빈행사에만 참석했던 화려한 시절을 보냈던 정명자 권사의 실력은 지금도 여전하다.

그런 정명자 권사는 최근 건강 등의 이유로 공연을 중단하고 있었다. 최근 다시 뉴욕을 찾은 정명자 권사는 외조부 김익두 목사의 명예회복과 기념비 건립을 위해 다시 연주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김익두 목사의 명예 회복을 위한 음악활동 재개인 것이다.

정명자 권사는 이번 뉴욕방문을 시작으로 달라스를 중심으로 미주 전역을 순회하며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뉴욕에서는 마지막 공연은 30일 베이사이드 선한목자교회(담임 황영진 목사)에서 주일예배를 겸해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