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각) 영국 상원의원에서 동성결혼 허용 법안 저지를 위한 수정 동의안을 반대 390표에 찬성 148표로 부결시킨 후, 영국 성공회는 더 이상 동성결혼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레시터의 팀 스티븐 주교는 “더 이상 동성결혼법에 반대하지 않지만,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국 성공회는 동성애자에 대한 주교 임명을 허용하게 됐으나, 시민 결합 상태인 사제들은 대주교에게 자신들이 성적인 관계에 있지 않음을 증명해야 한다. 영국 성공회는 6월 초, 이와 관련된 법적인 소견서를 총회 회원들에게 발송했다. 법적 소견서(legal briefing)에 따르면, “주교, 사제, 집사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도덕적 언사,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로서 총체적인 본과 형태를 가진 자여야 한다”고 기록돼 있다.

문서는 “사제는 거룩한 질서 안에서 그리스도의 교리에 따라, 그의 삶과 가족에 대한 뼈대와 방식에 부지런해야 하고, 그와 가족들이 그리스도의 공동체에 전체적인 본과 형태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법적인 문서는 그러나 사제의 성적인 정체성이 주교직에 대한 적합성과 무관하다는 사실과, 주교직 후보자들을 고려할 때 이같은 기준이 적용되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하고 있다. 단 “결혼 이외에 성적인 관계성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주교직을 비롯한 어떤 임명직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시민 결합한 사제가 주교직 후보로 고려되기 이전에, 그가 섬기고 있는 교구청 주교와 관련 사제와의 상의에 이어서 그의 삶이 성공회의 가르침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충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결정은 보수적인 성공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개혁(Reform)’이라고 불리는 복음주의 그룹 진영 대표인 라드 토마스(Rod Thomas) 목사는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천명한 주교를 반대하는, 영국 이외의 성공회에서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안건은 교회 교리의 중요한 변화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은 이슈가 아니다. 이는 총회 차원에서 논의됐어야 하는 사안이다. 또한 수도사의 육체적 순결 요구는 강요하기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