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세희 자매의 연주 모습.

작은 체구에 이국적인 얼굴의 한국인 피아니스트 문세희가 체코 최고의 홀인 체코 프라하의 스메타나홀에 들어서자, 사람들은 기대감에 가득 찬 얼굴로 박수를 치며 그녀를 맞았다.

러시아 출신의 지휘자 마크 카딘의 지휘 아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G장조를 모라비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그녀의 연주에 장내는 바로 압도됐다. 한없이 부드럽지만 날아갈 듯 경쾌한 그녀의 피아노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화려한 기교를 선보이면서 절정에 이르러 청중을 매료시켰으며, 연주가 끝난 뒤 쏟아진 박수는 이제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한국인 피아니스트에 대한 찬사였다. 이날 지휘자 마크 카딘은 문세희에게 “냉철한 음악적 해석 능력과 기교를 모두 갖춘 환상적인 피아니스트”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음대 교수 꿈꿨던 시골 목회자 자녀, 기적같은 독일 유학

문세희는 1988년 3월 20일생으로 전북 완주 서두교회 문영복 목사와 김효예 사모의 외동딸이다. 시골 목회자 자녀로 자라난 그녀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방언의 은사를 받고 성령 하나님을 체험할만큼 기도와 말씀을 항상 가까이했다.

음대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그녀는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 음악을 하고 부모에게 말했지만 반대에 부딪히게 됐다. 부모 입장에서는 딸의 꿈을 도울 수 있는 경제적인 여건이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공부를 잘해 항상 최고의 성적을 유지했기 때문에 의대를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들은 심방 후 집에 돌아와 피아노를 붙잡고 울고 있는 그녀를 보게 되었다. 피아노에 앉아 있으면 천국에 있는 것 같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녀를 보면서 음악 공부를 시켜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그 후 서울로 처음 레슨을 보냈는데 1주일에 한 번 레슨받으면 25만원, 두 번 받으면 50만원이나 하는 비용을 보면서, 이 정도라면 차라리 유학을 보내는 것이 더욱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이에 전주예고 재학 당시 기도하는 중, 지금은 은퇴한 조선대학교 바이올린 담당 김만원 교수를 통해 소개받은, 독일 도르트먼트 음대 학장이었던 Roland Proell 교수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오디션을 볼 기회를 얻게 됐다.

오디션 후 Roland Proell 교수는 세희를 독일로 유학 보낼 것과 1-2년 정도 자신에게 교육을 받은 후에 대학과정을 공부하게 할 것을 제의했다고 한다. 독일로 돌아간 교수는 곧 바로 유학에 관련된 서류를 보내주었고, 그녀는 한 달 만에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독일은 법적으로 미성년자는 대리부모가 없으면 유학생활을 못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Roland Proell 교수가 대리부모가 되어 독일에서 교육을 받는 동안 그녀의 모든 음악교육과 생활을 이끌어줬다.

그녀는 시험을 치러 수많은 경쟁을 뚫고 당당히 독일 에쎈 폴크방 국립음대에 최연소로 입학했으며, 석사과정까지 전액장학금을 받고 공부해 하나님의 은혜로 기적같은 유학생활을 했던 것이다. 졸업 후 현재는 최고 과정을 밟고 있다.

독일에서 만난 그녀의 스승 Bernhard Wambach 교수는 “그녀는 천부적인 재능이 많아 음악에 대한 탁월한 이해와 해석능력은 물론이고 표현력이 풍부하고, 피아노 소리가 부드럽고 따뜻하며 다채로운 색깔을 가지고 있고 섬세한 감성을 가진 피아니스트”라고 칭찬했으며, 도르트 음대 학장이었던 Roland Proell 교수는 “그녀는 이미 훌륭하고 실력있는 피아니스트였고 지금은 좋은 피아니스트를 뛰어넘어 진정한 예술가의 모습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현재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작곡가 진은숙은 “피아니스트 문세희의 피아노 소리는 매우 맑고 영롱하며 아름답다”고 언급했으며, 독일 지휘자 Johannes Kalitzke는 “피아니스트 문세희는 특유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감성으로 난해한 현대음악 연주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능력이 있는 연주자”라고 호평했다고 한다.

그녀는 국내외 다수의 콩쿨 입상을 통해 피아니스트로서의 자질을 보여준 바 있으며, 현재도 독일을 중심으로, 스위스, 이태리, 스페인, 체코, 러시아 등에서 독주회 및 협연, 실내악 연주로 전 유럽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허리가 틀어질때까지 쉼 없이 연습… 하나님의 사랑 음악에 담고 싶어

문세희 자매는 어린 나이에 홀로 유학생활을 하며 스트레스와 경쟁, 많은 연습량으로 3년 만에 허리가 틀어지고 쇄골뼈가 어긋나는 장애를 겪는 등 힘들고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기도로 성령을 체험하며 쇄골뼈가 제자리를 찾아 피아니스트로 반듯하고 아름다운 자세를 갖게 되는, 기적적인 치유하심을 경험했다.


▲문세희 자매는 교수가 돼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한다.

이후 힘든 유학생활과 연주회 활동으로 바쁜 중에도 날마다 아침 저녁으로 한 시간씩 기도한다는 그녀는 “성령님과 동행하니 외롭지 않게 유학생활을 해나가고 있다”며 “유학생활로 비슷한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내가 만난 하나님을 소개하고 복음을 전하며 위로의 사역을 하다 보니 동일한 체험을 경험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수줍게 고백한다.

그녀는 방학을 맞아 한국을 찾아 한 달 동안 부모님과 함께하며 기도하는 중 환상으로 하나님의 응답을 들었다며 “두루마리에 글을 써 주셨는데 그 글에는 ‘너의 앞날과 너의 미래에 대한 모든 일을 염려하지 말라’는 글과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모든 선하시고 놀라운 계획들이 기록되어 있었다”고 설명한다.

독일 유학 후 미국에서 음악학 이론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싶다는 그녀는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면 교수가 돼 하나님의 사랑을 음악에 담아 후배들을 양성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