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미국의 동성결혼 지지자들이 3일 미 전역에서 치킨 패스트푸드 체인 `칙필레(Chick-fil-A)' 사장의 전통결혼 지지 발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성소수자 단체들이 `전국 동성 키스의 날'로 선포한 이날 칙필레의 본사가 있는 조지아주 애틀랜타를 비롯해 전국 1천600여개 매장 앞에서는 남녀 동성애자들이 모여 키스를 하거나 항의 구호를 외치며 동성결혼 논란에 대한 이 회사의 태도를 규탄했다.
칙필레의 댄 캐시 사장은 지난달 침례교 매체와 인터뷰에서 결혼은 성경이 정의한 남녀의 결합이라고 말했고,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하는 민주당과 성소수자 단체들은 이를 인권탄압이라고 규정하고 전국적인 불매운동을 전개해왔다.
이에 공화당과 기독교 단체 등 보수진영은 이틀 전인 수요일을 `칙필레 감사의 날'로 선포하고 매장 안팎에서 대대적인 반(反) 동성결혼 캠페인을 전개했다. 보수의 발 빠른 대응에 허를 찔린 진보진영은 동성키스의 날로 서둘러 맞불을 놨지만 결과는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이날 칙필레 매장 앞엔 평균 10여명의 동성애자가 모인 것으로 집계돼 온종일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던 이틀 전 풍경과 대조를 이뤘다. 애틀랜타와 로스앤젤레스 등 일부 매장에서는 껴안고 키스를 나누던 동성애자들이 주민들의 풍기문란 신고를 접한 경찰의 출동 소식에 겁을 먹고 달아나는 웃지 못할 소동도 빚어졌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기업이기도 한 칙필레는 교계를 중심으로 한 전국적인 `칙필레 사먹기' 운동에 힘입어 캠페인 당일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