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교의 현실과 전략적 모색’을 위한 손과마음선교회(이사장 최덕순 목사) 첫 세미나가 6·25 62주년을 맞아 서울 노고산동 신촌성결교회(담임 이정익 목사) 아천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북한 땅이여, 깨어서 일어나라(엡 5:14)’를 슬로건으로 북한 선교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에서는 홍관희 박사(안보전략연구소장) 사회로 임창호 목사(북기총 대표회장)가 ‘북한선교의 혼란과 새로운 모색’, 강철환 대표(북한전략센터)가 ‘북한선교의 전략적 전개 방안과 탈북인들의 역할’, 강철호 목사(새터교회)가 ‘한국교회와 통일 준비’ 등을 각각 발표했다.

세미나에 앞서 최덕순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나라를 사랑하고 북한 주민들을 위해 마음이 움직이는 분들은 하나로 뭉쳐 주의 부르심에 응답해야 될 줄 믿는다”며 “귀한 자리가 마련됐는데 이 시간이 보람과 의미가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정권의 인질들이 돼 버린 이때, 대한민국이 똘똘 뭉쳐 저들의 구원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오히려 종북좌파 세력들이 판을 치고 있다”며 “언젠가 통일이 올 것이고 주님께서 마지막 때에 양과 염소를 갈라놓고 심판하실 때 우리가 담대하게 설 수 있는 사람들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탈북자들의 대모’ 박선영 전 의원은 축사에서 “선교회 이름을 듣고 무척 와 닿았다”며 “우리가 그동안 마음으로 기도하고 함께했다면, 이제 손과 발이 함께 최선을 다해줄 때 하나님 보시기에도 아름답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주신 천사와도 같은 2만4천여명의 탈북자들을 잘 보살피고, 그들이 마음의 안식과 위로를 얻을 때 한 달에 한두 번씩 북한의 가족들과 통화하는 그들의 입과 손을 통해 대한민국의 열정과 정성이 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에는 송용필 목사(한독선연 회장)와 황의각 장로(고려대)가 축사했으며, 박용호 목사(북수원교회)가 개회기도했다.

탈북자는 북한선교와 통일을 위해 예비된 ‘천사’

임창호 목사는 “저는 탈북민선교가 북한선교의 현관문이라는 생각으로 10여년간 그들을 섬겨오던 기도운동의 계몽가요 현장실천가 중 한 사람”이라며 “북한 문제를 이론적으로 연구해온 전략가나 전문가는 아니지만, 지난 수 년간 탈북민 성도들과 교회공동체가 신앙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건강한 기독교세계관을 지닌 탈북민 사역자들이 해를 거듭하면서 늘어가고 있어 소망적”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먼저 그는 선교 대상으로서의 북한에 대한 인식을 드러냈다. 임 목사는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북한지역과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행위를 ‘북한선교’라고 자연스럽게 불러왔고 ‘북한전도’라는 말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는데, 국내전도와는 다른 선교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 땅을 남의 땅 취급하거나 북한주민들을 외국인 대하듯 하지 않고, 잘못된 북한정권 하에 일시적으로 억압받는 동족으로 여겨 그들을 구원하려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자세가 더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북한선교의 우선 대상은 북한주민들이지 북한정권이 아니라는 것이다. 임 목사는 “북한선교란 국제법상 역사적·민족적으로 처음부터 잘못된 길을 택한 김일성에 의해 억압받고 60년 이상 죽음과 같은 노예적인 삶을 살아온 2300만 북한주민들에게 구원의 복음이 효과적으로 전파되고, 그들을 구원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며 목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탈북자를 ‘북한선교와 통일의 예비 역군’으로 주목했다. 임 목사는 “2만 4천명에 달하는 국내 탈북자들은 북한주민 구성의 축소판과도 같고, 국내에서 북한주민과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데 효율적인 샘플이 될 수 있다”며 “철통같은 정보통제와 이동의 자유가 없는 사회에서 억눌려 살던 북한주민들이 먹을 것을 구하러 중국으로 밀려나온 것은 신앙의 눈으로 볼 때, 때가 이르러 북한선교와 통일의 준비를 위해 하나님께서 떠밀어 보내주신 자들이 틀림없고, 한국교회가 60년 이상 북한선교와 통일을 위해 지속해온 기도응답의 산물”이라고 전했다.

대형교회 탈북자 지원, 이단들이 따라해 부작용

그러나 정작 한국에 입국해 정착중인 탈북자들은 한국사회와 교회, 기독교인들로부터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목사는 “대다수 탈북민들이 한국사회와 사람들로 받는 차별로 인한 소외감이 의외로 크다”며 “이러한 현상은 미국이나 여타 지역에서 이민자로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심정과 유사한데, 이미 100년 이상 선행돼 온 한인 이민자 이해와 선교전략, 나아가 그들의 자녀교육까지 포함한 노하우와 정책들을 심도 있게 분석하여 탈북민의 경우에 알맞게 조정해 적용하는 것이 매우 유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민자든 탈북자든 삶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제대로 스며든다면 하나님의 사람들로 변하기 시작하는데,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탈북민 복음화가 잘 이뤄지고 있음이 이를 드러낸다고 소개했다. 임 목사는 “2010년 8개였던 탈북민교회가 2년 사이 10개 이상 늘어났는데, 이는 한국교회가 매년 300곳씩 사라지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며 “탈북민교회는 탈북민들이 전도하여 스스로 모여 자생적 신앙공동체를 이루고, 헌금과 십일조 또는 외부 한국교회들의 지원을 통해 자립하면서 교회를 운영하는데 이러한 교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대도시 대형교회들이 탈북민들을 위한 예배를 별도로 드리면서 생활비나 장학금 명목으로 매월 돈을 지급하고 있는데, 최근 이단교회들도 탈북민 유치를 위해 이를 따라하고 있다고 했다. 임 목사는 “이단교회들은 다른 대형교회들보다 더 많은 돈을 제시하면서 경쟁적으로 유혹하고 있어 대형교회들의 탈북민선교에 따르는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이는 한국교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매우 심각한 문제이고,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출범한 북한기독교총연합회는 이러한 고민에서 나온 조직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북한선교 현황은 지하교회 지원이나 중국 국경지역 선교사들의 탈북자 역파송, 대북 라디오 선교방송, 풍선 날리기 사역,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의 교류, 인도주의 대북지원을 통한 선교활동 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평양의 북한정권과 통하는 방식(조그련·대북지원)은 정치권 변화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고, 북한정권의 외화벌이에 동원되고 있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는 “이슬람권 선교를 하면서 무슬림 정권 관계자들과 합의하거나 허락을 받는가”라고 반문하며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고, 그저 순교의 각오로 가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담임목사들의 북한선교 관심 높일 방법 모색해야

북한선교를 위한 새로운 방향으로는 먼저 ‘담임목사들의 관심도 높이기를 위한 다양한 교육·홍보’를 제안했다. 임창호 목사는 “한국교회의 의사결정은 대부분 담임목사의 의지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평신도들의 사역참여도 중요하지만 북한선교가 담임목사들의 관심사가 돼야 한다”며 “전국 6만교회 담임목사들이 북한선교를 0순위로 인식한다면, 정부나 NGO단체들이 할 수 없는 사역들까지 한국교회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로는 각 교단 교회 주일학교 및 청소년, 대학청년부, 장년부 등의 공과교재 커리큘럼에 수준별 북한선교 단원을 반드시 한 단원씩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목사는 “한국교회의 역사적 관심사인 북한선교와 통일에 대해 자녀들에게 가르치지 않는 것은 교육적 모순 아닌가”라며 “각 교단 교육국에서 북한선교와 통일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세번째로는 각 교단 직영 신학대와 신대원에서 북한선교 혹은 북한선교와 통일 과목을 필수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목사는 “전국 40여개 신대원에서 북한선교 과목이 필수인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며 “그러니 다른 곳에서 이런 것들을 배우고 온 신학대학생들이 좌파가 되는 것 아닌가” 라고 비판했다.

이외에 △각 교회나 노회, 총회에서 북한선교부를 독립부서로 재편성해줄 것 △중형교회 이상이라면 북한선교 전담 탈북민 출신 전도사를 채용할 것 △대형교회가 탈북민에게 출석시 재정 지원을 중단할 것 △건물로서의 북한교회세우기 운동보다, 사람을 세우는 일을 준비할 것 △조그련의 정체를 확인한 이상 그들과의 관계를 청산할 것 △중국 내 탈북자들을 섬기고 복음화하는 데 적극 참여해줄 것 △방송매체를 통한 북한선교 사역에 적극 참여해줄 것 △풍선 날리기 사역에 적극 참여해줄 것 등을 제안했다.

이어 논찬을 전한 강철호 목사는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북한선교에 대한 열정을 갖고 꾸준히 기도해 왔지만, 이제 경제적으로 돕는 것보다 사람을 키우는 데 눈을 돌려야 한다”며 “현재 남남갈등처럼 통일 후에도 남북갈등이 생길 수 있는데, 한국교회가 탈북민들을 지금부터 철저히 준비시켜 통일 후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2부 사례발표에서는 서승원 목사(선교회 상임대표)가 ‘북한 2세 고아들을 양육하는 소망원’, 정현옥 사모(창원 탈북민지원센터장)가 ‘탈북민을 돌보는 손과 마음의 현장’, 한춘미 선교사가 ‘탈북자들의 안식처’, 최아브라함 선교사(생명의떡공장 대표)가 ‘식량지원을 통해 동포의 영혼을 구원한다’ 등을 나눴고, 질의토론 후 최상일 목사(서울기독청년연합 대표)의 기도 후 세미나는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