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짧은 역사를 지닌 한국 기독교는 수적 성장에 급급한 나머지 앞만 보고 달려오다 중요한 것들을 망각했습니다. 특히 목회자들 스스로 목회의 본질에 대해서 혼란스러워 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 성경적인 목회관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면 많은 목회자들과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유익할 것입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성공한’ 목회자는 과연 어떤 목회자일까요? Ron Gleason 목사님은 다음과 같이 ‘성공한’ 목회자를 설명합니다. 첫째, 성공한 목회자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양적으로 큰 회중을 이룬 목회자가 아니라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하나님의 말씀을 진실되고 온전하게 외치는 자(행 20:27)’입니다.
둘째, 성공한 목회자는 하나님께서 귀하게 여기시는 자입니다. 이사야 66:2에서는 “…무릇 마음이 가난하고 심령에 통회하며 내 말을 듣고 떠는 자 그 사람은 내가 돌보려니와…”라고 말씀하십니다.
셋째, 성공한 목회자는 자기에게 맡겨진 양들을 잘 아는 목회자입니다. 신약의 가르침과 종교 개혁자의 주장에 의하면, 목회자는 맡겨진 영혼들을 실질적으로 보살펴야 합니다.
넷째, 개혁주의적인 교회들의 목양의 특징은 심방과 자녀들의 교리 문답(catechism) 교육입니다. 교회가 너무 크면 진정한 목양은 불가능합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진정한 목양을 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수적으로 너무 비대해지면 자식을 낳는 어머니와 같은 교회로서 작은 교회들을 분립·개척시켜야 합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교회가 수적으로 커질수록 목회자는 맡겨진 하나님의 자녀들을 돌보는 실질적인 목양의 뒷전에 물러나 앉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섯째, 목회자의 성경적 리더십의 효율성과 교회의 양적 성장은 필연적으로 반비례합니다. 교회가 수적으로 너무 커지면 필연적으로 목회자는 목회의 본질을 벗어난 비성경적인 타협을 하게 됩니다.
여섯째, 진정한 목회자는 교인들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양들과 거리를 두지 말아야 합니다. 바쁘다고 맡겨진 성도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헌금을 많이 하는 소위 ‘성공한’ 교인들만 선택적으로 심방하지 않아야 합니다.
일곱째, 진정한 목회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하고, 가르치고, 지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회중을 잘 알아야 그에게서 더 구체적인 설교와 가르침이 나올 수 있습니다. 목회자가 효과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교인들이 그를 친밀히 알고 믿고 따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목회자는 영적 전쟁에서 그들을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여덟째, 목회자는 근면해야 하며 개인적인 명예나 세상적인 성공을 추구해서는 안됩니다. 예수님께서 그를 목회자로 부르셨다는 것은 전적으로 예수님만을 위한 삶으로 부르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홉째, 진정한 목회자는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통해서 양들을 인도해야 하며 담대해야 합니다. 그는 대장이 되기에 앞서 작은 일들에 충성된 자가 되어야 합니다.
Ron Gleason 목사님은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육군 전차부대 대장을 지냈으며 미국 CIA 요원들에게 러시아 탱크들에 대해서도 교육했습니다. 목회의 소명을 받은 후 고든콘웰신학교, 화란자유대학, 화란개혁교회신학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부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도 조직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미국인이면서도 네델란드(화란)에서 네델란드인 현지 교회, 캐나다에서 화란 이민교회에서 목회하셨으며 현재는 남가주에서 20년 가까이 목회하고 계십니다.
언제부턴가 많은 교회들의 예배와 목회의 초점이 하나님으로부터 ‘소비자’로 옮겨진 것 같습니다. 사람이 원하고 사람이 좋아하는 것들이 예배와 목회의 초점이 되어 버렸으며 과도하게 비대해진 교회의 목회자들은 진정한 성경적 목양을 하기 어렵게 되었고, 반면에 수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한 많은 작은 교회 목회자들 중에는 갈등과 혼란에 빠진 목회자들도 있습니다.
이제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진정한 성경적인 목회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짚어볼 때라고 생각합니다. 온 회중이 함께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가르치고 들으며, 하나님을 찬송하고, 신앙을 고백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기도하는 예배가 도리어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많은 예배와 목회가 성경에서 멀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 양을 치라” 하신 예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 진정한 목회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