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학회(회장 김근수 박사) 2012년 봄 정기 학술대회가 14일 오전 서울 총신대학교에서 ‘한국장로교회 100년,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는 개회예배, 주제발표, 12개 분과발표 순서로 진행됐다. 개회예배 설교는 예장 합동 증경총회장 장차남 목사가 전했고, 주제발표는 총신대 김길성 교수(조직신학)와 고신대 이상규 교수(역사신학)가 각각 맡았다. 이들 주제발표자들은 장로교회의 지난 100년을 주로 신학적 측면에서 회고했다.

먼저 장차남 목사는 ‘한국교회가 개혁할 일”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지금 한국교회는 마치 중세 가톨릭이 그랬던 것처럼 외형적으론 엄청나게 성장했으나 초심을 잃었다”며 “인본적이고 물질적인, 그리고 세속적인 일탈행위가 위험수위를 넘었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이어 “한국교회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러자면 가장 먼저 예배와 생활, 말씀 선포에 있어 개혁을 가져와야 할 것”이라며 “예배는 인간적 축제와 공연의 하나로 전락했고 목회자 윤리의 부재는 재정적·성적 타락을 가져왔다. 또 설교 외적인 것들이 마치 설교인 양 강단에서 선포되고 있다”고 100주년을 맞은 장로교회에 강력한 개혁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한국 장로교회는 초기부터 보수주의 신학

첫 주제발표자인 김길성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와 동일한 주제의 발제에서 “한국의 장로교회는 급속히 성장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분열이라는 아픔이 있었다”며 “감리교의 분열이 교회의 주도권 싸움에 있었던 반면, 장로교회의 분열은 신학에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같은 장로교회 안에서도 신앙고백의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합동측과 고신측은 12신조와 웨스트민스터 신도개요, 대소요리문답을 그대로 교단의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러나 기장측과 통합측은 이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기장측은 이미 웨스트민스터 신도게요를 버리고 새 신앙고백서를 작성한 것이 확인됐으며, 통합측의 경우는 12신조와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들을 부인하진 않으나 새 신앙고백서를 작성, 이를 통해 과거의 문서들을 해석하고 있다.

김 교수는 “기장측은 신학적으로도 바르트적이며 자유주의 신학을 수용하고 있고, 통합측 역시 바르트 신학과 성경비평학을 수용하고 있다”면서 “이런 이유로 인해 장로교회 또는 개혁주의 신학을 표방하는 교단들 사이에서도 엄청난 신학적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래 한국장로교회는 초창기부터 보수주의 신학을 바탕으로 자라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보수신학의 근저에는 성경의 무오를 철저하게 강조하는 성경관이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자유주의 신학에 도전을 받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돌이켜보면 장로교회의 지난 100년은 하나님의 은혜이자 신앙의 선배들이 힘들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역사적 개혁주의, 정통 칼빈주의, 청교도 장로교 신학의 전통을 붙잡고 오직 하나님과 성경, 교회 중심의 목회를 지향해온 결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특히 한국장로교회는 WCC(세계교회협의회) 이전 역사적 개혁주의 전통을 지켜온 신학과 신앙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제 후학들은 선배들이 섰던 정통 칼빈주의와 역사적 개혁주의의 터 위에 서서 새 시대를 호흡하며, 미진한 부분들을 개척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강조했다.

장로교회 연합 위한 노력 게을리 말아야

이어 발표한 이상규 교수도 “우리는 개혁주의 신학을 보다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다음 세대에 계승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개혁주의라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세대주의, 혹은 근본주의적인 신학에 안주해 오지 않았는가를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우리가 개혁주의를 표방하면서도 일반은총이나 문화소명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었던 점 또한 반성해야 할 것”이라며 “개혁주의 교회간의 연합을 추구하는 일도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로교회 연합을 위해 “순결을 지나치게 요구할 때 연합은 깨지고, 연합을 우선시할 때 순결이 훼손될 수 있다”면서 “교리적 순결과 정통을 강조하되 연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칼빈의 가르침을 따라 한국 장로교회도 연합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