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의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근무하는 멀랜드 윌슨(37.여)씨는 지난달 31일 동료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당첨됐어"라고 소리를 질렀다.
윌슨씨는 총 6억4천만달러라는 사상최고의 당첨금이 걸린 메가밀리언 복권의 당첨자 3명 가운데 한 명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동료들이 함께 기뻐할 일이었지만 문제는 간단치 않았다. 맥도널드 매장의 동료직원 15명이 돈을 모아 이른바 `로또계'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동료들로부터 1인당 5달러씩을 거둬 복권을 구입한 것이 윌슨씨였고, 그는 당첨 소식이 전해진 후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로또계를 했지만 당첨된 복권은 내가 따로 구입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불상사를 예상하기라도 한 듯 동료 직원들은 당시 구입한 복권을 매장의 안전한 곳에 모아뒀지만 맥도널드 매장 주인이 직원들의 로또계에 5달러를 보태는 `선심'을 쓴 것이 분쟁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윌슨씨의 주장대로 자신의 돈으로 따로 구입한 복권이 당첨됐는지 아니면 주인이 로또계에 포함시키라면서 준 돈으로 구입한 복권이 당첨됐는지는 본인 밖에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가 실제로 1등에 당첨됐다면 세금을 제외하고도 1억500만달러를 받게 된다. 아이티 출신의 윌슨씨는 현재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고 폭스뉴스는 3일 보도했다.
그러나 메릴랜드주 복권당국 관계자는 "당첨 복권을 들고 와서 확인을 할 때까지는 당첨자가 나왔다고 할 수 없다"면서 "아직 공식적으로 당첨자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메릴랜드주 관련법에 따르면 복권당첨자가 익명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윌슨씨의 1등 당첨 여부는 영원히 `비밀'이 될 수도 있다.
윌슨씨의 동료 직원인 술레이만 오스만 후세인 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우리에게 이럴 수는 없다"면서 "우리는 모두 5달러씩을 냈는데 우리의 돈을 모두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미 언론은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로또계를 할 때는 참가자들에게 모두 복사본을 돌리는 등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