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출신으로 제 39대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최근 허프포스트(Huff Post) 종교면 편집국장인 폴 브랜데이즈 라우션부시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성경에 관한 난해한 질문들'에 대한 생각을 풀어 놨다.

인터뷰는 하나님의 창조부터 성경 속 여성의 차별, 노예제도에 관한 문제 그리고 최근 가장 큰 이슈 가운데 하나인 동성애에 관한 질문 등에 대해 카터 전 대통령의 삶과 신앙에서 우러나온 진솔한 답변을 개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최근 [NIV Lessons from Life Bible: Personal Reflections with Jimmy Carter]라는 제목의 저서를 통해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그의 통찰력과 영적인 지혜를 나누기도 했다.

폴 브랜데이즈 라우션부시(이하 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미리 말씀 드렸다시피 난해하고 곤란한 질문들을 할 것입니다. 먼저 '하나님께서 성경을 쓰셨습니까?'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하 카터): 하나님께서는 성경에 대한 영감을 주셨지만 모든 단어들을 다 쓰시지는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알다시피 별들은 지구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지구에 떨어질 수 없습니다. (성경이 기록된 당시) 옛날에는 우주나 물리학에 대한 지식에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것을 믿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폴: 당신은 과학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하나님의 창조(창세기 1장 1절)에 관한 성경의 말씀들을 어떻게 접근하십니까?

카터: 나는 훈련 받은 핵 물리학자이자 깊이 헌신된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주 전체를 창조하셨다는 것에 관해서는 전혀 의심이 없어요. 반면에 그리스도 이전 4천년 전에 창조되었다는 이야기 같은 것들은 굳이 고수하지 않습니다. 나는 지구와 별들이 몇 억년, 몇 십 억년 전에 창조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 오늘날 우리는 하나님께서 처음부터 알고 계셨던 우주를 탐험하고 있고 원자보다 작은 아원자(亞原子)에 대해서도 발견했으며, 매일 새로운 사실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폴: 당신은 여자가 남자를 가르치거나 교회에서 말하면 안 된다고 하는 고린도전서 1장 14절과 같은 성경구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카터: 나는 바울이 갈라디아에서 말한 것은 하나님의 시각에서 남자나 여자나, 노예나 주인이나,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하나님 안에서는 차별이 없음을 가르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여성들에 대해 차별적인 태도를 취하는 남침례교회로부터 분리되어 나왔습니다.

몇 가지는 오늘날 다시 고려되어져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가령 바울은 또한 여성들은 꾸미거나, 머리에 장식을 하면 안 된다고도 했고 예배장소에 가는 모든 여성들은 머리를 가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바울은 또한 남자는 그들의 수염을 자르지 말라고도 했고, 욕정을 이길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결혼을 권면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종류의 것들은 그 시대에 해당되는 사항입니다. 모든 예배자들은 이런 특정한 성경 구절들을 그들과 그들의 삶에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해야 합니다.

폴: 많은 이들이 동성애자들은 왜 교회에 가면 안 되는지에 대해 성경에서 이유를 찾아냅니다.

그리스도께서 태어나기 전 고대 세계에서 역시 동성애가 있었고, 예수님은 동성애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그의 가르침들을 종합해보면 예수님은 동성애자들이 정죄되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동성애자들이 사회적(종교적) 의식을 거쳐 결혼하는 것이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임의적으로 법에 의해 요청되어진다면 교회들은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허용해야 한다고 선을 긋겠습니다. 나는 침례교인으로, 모든 회중은 자치적이며 그들 자신의 문제를 치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만일 지역 침례교회가 동성애자들은 동등한 권리로 받아들이기 원한다면, 그것도 괜찮습니다. 내가 다니는 교회가 그렇습니다. 만일 교회가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정부 기관에서는 이를 요구해서는 안됩니다.

폴: 노예들이 주인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성경 구절(골로세서 3장 22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신은 지금까지 '그래, 그 구절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제거해 버리자'고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글쎄요, (성경의) 원칙들은 여전히 적용 가능합니다. 성경이 노예제도를 허용했는지가 문제가 아닙니다. 마치 내가 해군에서 복무할 당시 배의 함장에 있을 때, 누군가는 (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위치에 있던 것처럼 역사를 통해 보면 과거의 노예처럼 지금이나 미래에도 순종해야 하는 입장은 항상 있을 것입니다. 분개함이나 증오 또는 배신감, 거짓된 태도를 유발하지 않는 기본 원칙들은 보존돼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 구절은 또한 주인들은 종들을 존중해야 한다고도 말합니다. 양측에 다 적용되는 것이죠.

폴: 예수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말씀하셨지요(요한복음 14장 6절). 당신은 어떻게 다른 종교적 전통들을 존중하는 동시에 기독교의 배타성을 주장할 수 있습니까?

카터: 예수님은 또한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면 안된다(마태복음 7장 1절)고 가르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심판하실 것이며, 나는 기꺼이 하나님께서 당신의 때에 궁극적으로 심판 하시도록 하고 싶습니다. 내가 따르는 최고의 조언은 '네가 판단하는 대로 판단 받는다'는 말씀입니다.

성경에는 매우 완고하게 해석되어 결과적으로 근본주의자가 되도록 하는 많은 구절들이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낫고 하나님과 더 가깝기 때문에 다른 이들은 당신보다 못하고 인간 이하라고 여긴다면 평화를 위해 그들과 함께 일해야만 할 때 갈등과 증오, 불협화음을 일으킬 것입니다.

폴: 예수님의 성품을 묘사하는 성경말씀들 가운데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화평이 아니요 검을 주러 왔노라(마태복음 10장 34절)'는 것이 있습니다. 당신은 예수님을 평화의 왕이라는 믿음에 근거해 볼 때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카터: 35년 이상 나의 아내와 나는 매일 밤 가장 마지막에 성경을 읽고 묵상하곤 합니다. 마침 지난 주에 이 구절에 대해 나누기도 했어요.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최우선에 두고자 할 때, 그의 가르침과 세속적 의무들 사이에 우리의 마음과 생각에 갈등이 생긴다는 말씀입니다.

그는 우리가 평화와 겸손, 다른 이들을 섬김, 고통의 경감, 용서 등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의무들을 따르기로 결심했을 때 사람들 사이에 분열이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말씀하신 가르침입니다. 이러한 갈등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종교를 통해 가르쳐 온 도덕적 가치들과 성경의 원칙들을 고수해야 합니다.

폴: 우리는 성경을 문자 그대로 봐야 합니까, 비유적으로 봐야 합니까?

카터: 우리는 하나님께서 가르치신 성경의 기본 원칙들을 마음에 간직하면서도, 성경 역시 세속적 사상에 영향을 받은 사람에 의해 기록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성경의 기록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 원칙들은 나의 삶에 적용 가능하며 나는 그들 사이에 아무런 갈등을 느끼지 않습니다.

가령 나는 예수님께서 가난하고 천대받았던 문둥병자나 사마리아인들에게 다가가셨던 것처럼 살고자 합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이들, 이방인들에게도 동일하게 대우해 주셨습니다. 천대받고 고통 받는 이들일 수록 더욱 큰 긍휼함을 갖고 가셨지요. 우리도 우리가 가진 재능이나 능력, 우리의 물질, 우리의 영향력 등을 (예수님께서 관심을 가졌던 이들과) 나눠야 합니다. 이런 것들은 나의 삶을 인도하고 있으며 내가 성경 구절을 해석해 적용하는 부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