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정식 입주 허가를 받지 못해서이기 때문이지만 요즘에는 매일의 생활이 변화의 연속입니다. 공사 마무리 공정과 필요한 검사 준비와 그 결과에 따라 생활의 여건과 환경은 물론이고 생활의 흐름이 달라집니다. 지난 주간에도 ‘건물사용허가’를 얻기 위한 준비와 그 과정, 그리고 그로 인한 예상과 결과 때문에 마음이 벅찬 감격으로 쌓이기도 하고, 걱정으로 채워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주일에 새 성전에서 첫 예배를 드린 후 진입로 공사문제 해결을 위해 기도하는데 화요일에 락빌시로부터 진입로 공사가 완공되기 전에라도 건물 사용에 필요한 검사들을 통과하고 진입로 공사 수정안을 제출하면 임시입주허가를 주겠다는 전갈을 받고 많이 감사하고 감격했습니다. 왜냐하면 진입로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입주할 수가 없고, 진입로 공사를 마치려면 적어도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니까 그전에는 건물을 사용할 수 없는데, 그 기간이 훨씬 단축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이번 주간 안에 우리가 해야 할 검사들을 모두 마치기가 어렵고, 또 진입로 공사 수정안도 준비가 어렵다는 연락을 받자, 마음은 어느새 걱정으로 채워지게 되었습니다. 밀리안교회로 다시 가서 주일예배를 다시 드리는 것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새로운 성전을 허락하신 주님께 왠지 모를 송구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다음날에 다시 연락이 왔는데, 잘 하면 이번 주말까지 작업을 마치고 수정안을 제출할 수 있을 거라는 겁니다. 사라졌던 감격이 어느새 슬그머니 마음속에 찾아옴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 다음날인 지난 금요일 오후 2시쯤에 다시 연락이 왔는데 진입로 공사 수정설계안 준비가 다 되지 못해서 제출하기가 어렵고 다음 주 월요일에야 제출할 수 있으니 이번 주일에는 건물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다시 걱정이 되면서 이제는 정말 밀리안교회로 가서 예배를 드려야 하나보다…생각하다가 그렇게 결정할 시간인 오후 5시까지는 아직 두 시간 정도 남았으니 무슨 방도가 있는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주일에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임시 사용허가를 준 검사관이 생각이 나서, 그에게라도 도움을 청해보려고 어렵사리 전화번호를 찾아 걸었는데 무응답… 어찌할까 하다가 시청 검사관 사무실로 다시 전화를 했더니 그 검사관은 자리에 없고 퇴근전인 오후 3시에 잠간 사무실에 들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들어오는 대로 내게 전화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예배실로 들어가 기도하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시청으로 직접 가보라는 마음이 들어서 부랴부랴 시청 주소를 챙겨서 차를 몰고 갔습니다. 그때가 2시 30분입니다.

시청에 갔지만 예상대로 검사관은 자리에 없기에 ‘들어오면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 달라’고 명함을 건네고 로비에서 기도하고 있는데 약 10분쯤 지나서 누가 나를 건드리는 것입니다. 바로 그 검사관이 예상보다 일찍 사무실로 돌아온 것입니다. 나를 보고 “What happen?” 하며 놀라길래, 상황을 설명하고 지난 주일처럼 이번 주일에도 예배를 드렸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그러냐고 하면서 자기 보스와 의논을 해 보겠다고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다시 로비에서 기도하고 있는데,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아무 소식이 없더니 약 20여분이 지나자 검사관이 자기 보스와 함께 나오는 것입니다. 책임자에게 다시 상황을 설명하며 주일에 예배만 드릴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했더니, 한참을 듣고 있던 책임자가 written document로 오늘 오후 4시전까지 요청을 하면 자기들이 논의를 해보겠다는 것입니다. 그때가 이미 오후 3시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한걸음에 사무실로 와서 요청서를 준비해서 fax로 먼저 보내고, 원본을 들고 시청에 가서 책임자를 찾았더니 비서가 지금 fax를 받고 의논중이니까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한참을 기다리니 책임자가 나와서, ‘이번 주일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해 준다’고 하면서 ‘담당 검사관으로부터 허가 서류를 받아가라’는 것입니다. 너무 기뻐서 책임자를 끌어안고 ‘할렐루야’라며 고맙다고 했더니 ‘좋은 주일을 보내라’고 하면서 자기 사무실로 들어가고, 얼마 후 담당 검사관이 특별 사용허가서(special occupancy permit)를 주면서 저보고 사인을 하라고 하길래, ‘너무 고맙다’고 했더니, 그 검사관이 ‘나한테 고마워 하지마라, 네가 하나님께 기도해서 응답을 받았으니 네 기도에 응답해 준 하나님께 감사하라’고 하면서 웃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시계를 보니 3시 55분이었습니다. 사무실 문 닫기 5분전에 허가 서류를 가지고 시청을 나왔습니다.

어느 곳에서나 어느 때나 예배를 드릴 수 있고,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드리는 예배를 받으시지만 오늘 새 성전에서 우리가 드리는 예배를 받고 싶으신 하나님께서 급하게 행하시는 역사를 보는 감격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의 부족함을 채우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며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