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주체사상은 단순한 국가의 통치이념이나 사상을 넘어 김일성 김정일 부자를 신격화한 수령교(首領敎)로 자리잡고 있다. 북한 주민들을 구원이 없고 영적 삶을 부패시키는 수령교와 북한 전역에 만연한 우상숭배, 그리고 하나님 이외의 것들을 사랑하는 죄악이 북녘 땅에서 사라지는 것은 우리에게 맡겨진 지상명령이다.

1. 김일성 주체사상은 북한에게 무엇인가?

북한이 주체사상이야말로 “인민 대중의 참된 삶을 누리게 하는 생명수이고, 사회주의의 위업을 끝까지 완수, 완성하게 하는 백전백승의 무기”라 선언하는 것에서 드러나듯 북한 최고의 지배 이념이자 지도 원리이며, 인민들에 대한 설득논리이다.

또 사회의 발전 방향, 속도 등 모든 영역을 통제하는 사회 조직의 원리로 제반 정책의 결정과 수행의 준거틀이다. 나아가 북한 주민 개개인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의 뿌리이며 기준점이 되는 유일무이한 가치체계이다.

2. 김일성 주체사상은 왜 필요했는가?

첫째 요인은 타국 공산정권들과 구별되는 북한정권 수립과정의 취약점 때문이었다. 소련, 중공, 월남 등은 국내 공산주의자들이 주도하여 정권을 수립하였고 폴란드나 동독은 소련의 점령과 지도가 있었지만 토착 공산세력이 주도하였다. 반면 북한은 소련 점령 하에 소련이 지도하고 주도하여 정권이 수립되었기에 이를 정당화해 줄 도구가 필요했다.

두번째 요인은 대내외적인 도전을 극복할 필요 때문이었다. 1953년 스탈린 사망 이후 중·소 분쟁이 발생했고 이 와중에 북한은 중국과 소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실리 외교전략이 필요했다. 아울러 김일성 1인 독재에 대항하는 내부의 반발과 반대파를 숙청하는 명분이 필요했다.

3. 김일성 주체사상의 형성 과정

1955년- 사상에서의 주체
12월 28일 ‘당 선전선동 대회’에서 김일성이 “사상 사업에서의 교조주의와 형식주의를 퇴치하고 주체를 확립할 데 대하여” 라는 연설에서 처음 ‘주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사상에서 주체를 세운다는 것은 인민이 혁명과 건설의 주인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낡은 사상의 구속에서 벗어나 모든 문제를 자기의 지혜와 힘으로 풀어나가는 사상혁명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다른 사회주의 국가의 정치이념이던 마르크스-레닌주의가 아닌 ‘사상에서의 주체’를 제시했던 근본 배경은 1953년 소련의 수상 스탈린이 사망하고 소련 내부에서 벌이지는 격화운동에 대한 대안과 중국과 소련에 의존하면서 김일성 중심 체제에 반대하던 연안파, 소련파를 숙청하기 위한 것이었다.

1956년- 경제에서의 자립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주창됐으며, 1958년 당 대표자회의에서 김일성은 “자립적이며 자주적인 경제를 건설한다는 것은 우리가 자체로 벌어먹고 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설하였다. 이는 경제를 자체 기술, 자원, 인민의 힘으로 발전시키며 대내수요를 자체 충족시킨다는 노선이다.

경제자립 제시의 배경에는 소련에 요청했던 거액의 경제지원 계획이 실패하자 새로운 경제개발 전략으로 모택동 방식(1935년 ‘자력갱신’의 정신을 기초로 자원과 인력을 동원하고 조직화하는 정책으로 ‘대약진운동’으로 명명된 것)을 모방한 것이다.

1957년- 정치에서의 자주
노동당 중앙위원회의에서 주창된 용어로, 제국주의 내정간섭에서 벗어나 민족적 독립과 자주권을 고수하며 대내외 정책을 자주적으로 결정하여 행복과 번영을 이룩한다는 의미다. 소련의 내정간섭이 배경이었다.

1962년- 국방에서의 자위
국방에서의 자위는 외세의 침략에 대처하기 위해 자체의 힘으로 국가를 보위한다는 말이다. 강력한 국방력을 위해 ‘4대 군사노선’ 즉 전인민의 무장화, 전국토의 요새화, 전군의 간부화, 무장의 현대화를 제시했다.

1970년- 당 규약으로 공식 채택
김일성 주체사상이 마르크스-레닌주의와 함께 당의 공식 이데올로기로 채택되었다.

1972년- 사회주의 헌법에 공식 채택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북한 현실에 창조적으로 적용하여 마르크스-레닌주의와 주체사상이 하나로 통합되어 북한의 지도 이념이 되었다고 선언하였고 김일성의 각종 교시가 법제화되었다.

1982년- 주체사상의 심화 발전
철학적 원리, 사회역사적 원리, 지도 원칙 등을 정립하고 사상, 이론, 방법체계를 완성했다.

1985년- 위대한 주체사상 총서 발행(10권)
조선노동당 창건 40년을 기념하여 발행하였다.

1986년- 사회정치적 생명체론 제시
수령(김일성)을 뇌수로 한 수령·당·대중의 유기적 결합을 강조하였다.

*사회정치적 생명체론
당이 중심이 되어 일반 대중을 이끌어가기 위한 북한의 통치논리다. 사람은 두 가지 생명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육체적 생명이며 다른 하나는 사회정치적 생명이다. 사회정치적 생명이 더 중요한데, 비록 목숨은 붙어있어도 사회적으로 버림받고 정치적 자주성을 잃어버린다면 죽은 몸이나 다름 없고 동물의 생활과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정치적 생명은 모든 사람들이 천성적으로 갖는 것이 아니라, 사회집단의 한 구성원으로 지위를 차지하고 집단의 운명을 개척하는 데서 일정한 구실을 하는 사람만이 지닐 수 있다. 육체적 생명은 유한하지만, 사회정치적 생명은 영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김일성은 사회정치적 생명의 고귀함을 강조하고 이 생명이 영생하기 위해서는 혁명과 건설에 육체적 생명을 내던질 것을 유도했다.

이러한 김일성의 사회정치적 생명론을 김정일은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으로 끌어 올렸다. 즉 김정일은 “인민대중은 당의 영도 밑에 수령을 중심으로 조직 사상적으로 결속함으로써 하나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를 이룰 때 역사의 자주적 주체가 된다”고 했다. 또 “혁명의 주체는 다름 아닌 수령, 당, 대중의 통일체”이며 “수령, 당, 대중은 하나의 생명체로서 생사 운명을 같이 하는 사회정치적 생명체로 결합돼 있다”고 주장했다.

요컨대 김일성의 사회정치적 생명론은 북한 주민들을 공산혁명과 건설에 동원하는 하나의 전술론이었고, 김정일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은 김일성 부자 세습체제를 합리화하는 도구였다(참고문헌 <’95북한개요(통일원, 1995)>)

1991년- 우리식 사회주의 우월성 강조
1980년대 말 동구권이 붕괴하자 우리식 사회주의를 통해 사회주의 승리와 민족적 자립경제를 더욱 강조하였다.

4. 김일성 주체사상의 내용

협의의 주체사상: 철학적 원리, 사회역사적 원리, 지도원칙
광의의 주체사상: 협의의 주체사상을 포함하여 김일성의 혁명이론과 영도방법을 포괄하는 의미

1) 철학적 원리
주체사상은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철학적 원리에 기초하고 있다.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인 것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3가지 고유성 때문이다.
자주성 : 자연의 구속을 극복하여 모든 것을 인간에게 기여하도록 하는 능력
창조성 : 낡은 것을 새로운 것으로 변혁시켜 인간의 운명을 개척하는 능력
의식성 : 합목적적인 행동을 하도록 자신을 규제하는 능력

2) 사회역사적 원리
인민대중은 사회역사의 주체이며 사회발전의 동력이다.
인류역사는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위한 투쟁의 역사이다.
사회역사적 운동은 인민대중의 창조적 운동이다.
혁명투쟁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인민대중의 자주적인 사상의식이다.

3) 지도 원리
자주적 입장을 견지하여야 한다: 사대주의 반대, 제국주의 내정간섭 반대, 중·소 분쟁 독자노선, 자력갱생 정신, 민족적 이기주의 반대 내용으로 한다.

창조적 방법을 구현하여야 한다 : 마르크스 레닌주의의 창족적 적용, 교조주의 반대, 중·소 모방주의 반대, 민족의 특수성 존중 등을 주장하는 것으로 혁명과 건설은 시대적 조건과 각 나라가 처한 구체적 환경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자기 실정에 맞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상을 기본으로 틀어쥐어야 한다 : 주체사상으로 공산주의를 건설하려면 인민들을 공산주의 사상과 선진 과학기술 지식으로 무장시키고 높은 문화수준을 가진 전면적으로 발전된 공산주의적 인간으로 개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민대중을 당의 노선과 정책으로 무장시키고 그들의 혁명적 열의를 불러일으켜야 한다.

김일성 주체사상 핵심 요약

-인간중심의 세계관
사람과 세계와의 관계에서 사람이 외부세계를 지도한다.

-노동대중 집단주의
개인의 확정으로서의 전체를, 개인을 전체의 일부로 규정한다.

-혁명의식과 개인 전제 이론
혁명의식은 자연발생적이 아니라 주입시켜야 한다.
엘리트 집단이 아닌 김일성 개인의 지도로만 가능하다.

-사회정치적 생명론
사람의 생명: 육체적 생명+사회정치적 생명
사회정치적 생명을 부여하는 주체: 수령(뇌수: 김일성)
수령·당·대중은 하나의 생명체로 생사운명을 같이하는 공동운명체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
민족이 사람들이 운명을 참답게 개척해 주는 진정한 운명공동체다.

5. 주체사상의 기능

1) 정통성 확보, 체제유지 기능
항일투쟁, 북한정권 장악과 왕조형성 과정을 미화하여 김일성에 대한 절대적 권위와 무조건적인 복종, 충성을 합리화한다.

2) 대중동원 극대화 기능
사회주의 혁명과 건설의 결정적 역할이 인민 대중이라는 의식성을 강조하여 국민을 동원하는 강력한 기능을 수행한다.

3) 권력세습 합리화 기능
권력세습이 혁명 위업을 대를 이어 계승하고 완승해 나가는 유일한 방법이기에 세습이 합리화된다.

4) 폐쇄사회 합리화 기능
주체, 자주, 자위, 자립원칙은 국가간 협력을 배제하고 폐쇄체제를 고수하는 것을 합리화한다.

5) 일체감 조성 및 행동지침의 기능
주체사상에 기초해 민족중심 정치사상 교육을 함으로 외세에 대한 직접적 적대적 행동을 유도, 과장, 왜곡된 자부심을 조장한다.

6) 영도자 숭배 기능
김일성 수령체제의 우상화, 신격화로 신과 같은 탁월한 영도자 숭배를 합리화한다.

6. 주체사상과 수령론

북한은 수령인 김일성이 일제의 압제로부터 인민을 해방시키고 구원했다는 일종의 구원신화를 가지고 있다. 즉 일제 식민통치에 신음하고 있던 우리 민족을 김일성이 탁원한 항일 무장투쟁을 통해 구원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과장된 신화를 모든 주민이 태어나면서부터 주입받고 김일성은 우리민족의 구세주, 민족의 태양, 인민의 붉은 태양으로 추앙받고 있다.

또 북한에서는 육체적 생명보다 고귀한 사회정치적 생명이 수령·당·인민의 통일체인 사회정치적 집단 내에서만 영원하기에, 혁명적 의리와 동지애가 개인의 생명보다 더 귀중하다고 역설된다. 그러므로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뇌수인 수령에 대한 충실성과 동지애는 무조건적이며 절대적이어야 한다. 인민은 마땅히 수령에 대한 혁명적 의리를 지키면서 생명의 은인에 대한 존경심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수령은 조국의 혁명과정에서 비범한 예지와 고매한 공산주의 덕성, 탁월한 영도력으로 혁명투쟁을 선두에서 지휘하는 최고의 영도자이기에 전 인민이 신뢰와 존경을 보낼 참다운 권위라는 것이다.

수령론은 인간 김일성을 신의 경지까지 우상화시킨 유일사상이다.

/유영미 간사(Jesus Ar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