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지난 2009년 미국의 일급 국방기밀을 이스라엘에 빼돌리려다가 미 연방수사국(FBI)의 함정 수사에 걸려 체포된 미국의 유명 과학자 스튜어트 노제트(54)가 결국 자신의 유죄를 인정했다.


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노제트 박사는 이날 법원에서 군사위성 등 일급 군사 기밀을 이스라엘 정보부 요원으로 가장한 FBI 요원에게 넘기려 한 혐의를 인정하고 13년형을 선고받았다. 미 국가안보법은 간첩죄에 대해 최고 종신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매세추세츠공대(MIT)에서 행성학 박사학위를 받은 노제트는 1989~1990년 백악관 국가우주위원회에 근무하면서 달 표면에서 물의 존재를 발견하기 위한 연구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또 1990년에서 1999년까지 미 에너지부(DOE) 산하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에서 물리학자로 일했으며 당시 `스타워즈'로 불리는 전략방위구상(SDI)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핵무기 등 1급 기밀 취급 보안 허가를 보유했다.


이날 법정 진술 기록에 따르면 노제트는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으로 알려진 이스라엘 국영 회사에서 일했으며 이 회사는 그에게 기술 자문에 대한 대가로 총 22만5천 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FBI 요원들은 사기 사건 수사의 일환으로 체비 체이스에 있는 노제트의 집을 수색했고, 당시 기밀문서를 발견했다. 2009년 1월 노제트는 사기와 탈세 혐의로 정부에 26만5천205달러의 벌금을 낸 바 있다.


노제트의 집을 수색했을 당시 FBI는 노제트 박사가 이스라엘 혹은 다른 국가에 정체불명의 기밀 프로그램을 넘기겠다고 협박한 2002년 이메일을 발견했다. 법정 기록에는 그 이메일이 누구에게 발송됐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


2009년 9월 위장한 FBI 요원은 노제트 박사에 전화를 걸어 워싱턴에 있는 메이플라워 호텔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다. 이 FBI 요원은 노제트에게 자신이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에서 일한다고 소개했고, 노제트는 "잘 됐다. 돕게 돼서 기쁘다"면서 "나는 당신들을 위해 이미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후 노제트 박사는 위성과 다른 국방 기술에 관한 일급 기밀을 제공하면서 FBI 요원에게 "1급 기밀 정보의 일부가 거기에 있다"며 "나는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말했다. 노제트 박사는 기밀을 제공한 대가로 200만 달러와 함께 이스라엘 여권을 요구했다.


FBI 요원들이 노제트 박사를 2009년 9월 워싱턴 호텔에서 체포했을 때 노제트 박사는 양해를 구한 뒤 화장실로 가서 위장 FBI 요원으로부터 받은 현금 1만 달러를 변기통에 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