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6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해마다 상반기의 마지막 주일인 6월 마지막 주일을 맥추감사주일로 정하여 지키고 있습니다. 맥추감사주일은 말 그대로 보리 추수를 마치고 나서 하나님께 감사의 예배를 드리는 주일입니다.

그러나 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농촌에서도 보리농사를 잘 짓지 않기에 전부터 맥추감사절은 추수감사절처럼 지키는 교회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이제는 맥추(麥秋)라는 말조차 잘 쓰지를 않으니까 맥추감사절이 감사절기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추감사주일을 지키려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맥추감사주일을 지키지 않는 것이 보리농사를 짓지 않기 때문이라면, 사실 가을에 지키는 추수감사절도 지키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도시에 살면서 농사짓지 않는 것은 보리만이 아니라 벼농사도 짓지를 않으니 보리농사를 짓지 않으니까 맥추감사절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 벼농사도 짓지 않으니까 추수감사절을 지킬 이유도 없습니다.

그래도 감사절을 지키는 이유는 살아가는 시간의 마디를 정하고 그 정한 기간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를 뒤돌아보고, 일어난 일들이 모두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라고 고백하며 감사하는 것은 보리나 벼농사를 짓는 이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해야 할 일이며, 특별히 하나님의 섭리를 믿고 살아가는 신앙인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고 마땅한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시간을 뒤돌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입니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올해를 하나님의 거룩한 처소인 성전을 건축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비전으로 보고, 그 건축의 여정을 “기쁨과 축복의 400일”이라고 정하고 시작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1월 1일부터 시작하여 매 40일씩을 구별하여 1차, 2차, 3차… 로 나누어 지내는데, 1차 40일에는 “가나안을 향하여” 2차는 “목적이 이끄는 삶” 3차는 “신약성경통독” 4차는 “한 영혼을 위하여” 그리고 지금 진행 중인 5차에는 “열방을 위하여”라는 주제를 정하고 매 새벽마다 정한 말씀을 통한 은혜를 경험하였고 매 40일을 마치면서 정한 40일 동안 경험한 은혜를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를 통해 잊혀진, 그리고 잃어버린 감사가 회복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 23일에 기공예배를 드리므로 시작된 건축 공사 일정도 1차에는 기존건물의 석면제거공사, 2차에는 철거공사, 3차에는 토목공사, 4차에는 기초공사, 그리고 5차에는 지하공사로 구분하여 공정 계획을 세웠는데, 지나고 보니 거의 예정한 대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감사합니다. 맨 처음 시작한 석면제거 공사 중에는 천정을 뜯기 전까지 정확하게 얼마 정도의 석면을 제거해야 하는지를 몰라 염려했는데 예상 범위 안에서 공사를 마치게 되었고, 겨울철에 공사를 시작해서 작년 겨울처럼 눈이 많이 오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올겨울 여러 차례 동부지역을 강타한 폭설이 한번도 우리 지역에 오지 않은 것도 퍽 다행스런 일이었고, 토목과 기초공사를 하면서도 땅속에 암반이 거의 없어서 순조롭게 공사를 마치게 된 것도 감사합니다.

게다가 교회를 짓기 시작하면 새 교인은 고사하고 기존 교인들의 예배 출석율도 준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우리 교회는 임시 장소에서 예배를 드리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새로운 교인들이 등록을 하게 해 주심도 감사하고 교인 출석만이 아니라 교회 재정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건축헌금을 추가로 더 봉헌하시면서 그동안 해 오신 헌금생활을 계속해 주셔서 교회 경상 재정도 예년에 비해 차이 없이 집행되고 있음도 감사합니다.

시공한지 100일을 지나면서 가진 부흥회를 통해서 우리가 교회를 짓는 목적과 이유가 영혼 구원, 전도에 있음을 다시 한번 일깨움을 받은 것도 감사하며, 임시 장소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는 불편함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주일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이웃 교회가 있어서 감사하고, 지난 부활주일에 두 교회가 연합으로 드린 축하예배를 통해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예배당이 꽉 차게 모여 예배를 드리는 감격을 밀리안 교회 교인들에게 경험하게 한 것도 감사하며, 또한 여느 해보다 많은 이들이 참석한 교인 수양회를 통해 한 교회를 섬기며 같은 신앙의 여정을 가는 동반자로서의 성도간의 훈훈한 교제를 나누고 성전 건축에 동역하는 기쁨을 확인하게 하심도 감사합니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으로 믿고 선포한 “기쁨과 축복의 400일”도 오늘로 223일이 남았으니 이제 절반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셈입니다. 정한 시간이 다 지나기 전에 하나님께는 기쁨이 되고, 우리에게는 축복이 되는 일들을 많이 경험하고, 그래서 400일이 모두 지난 후, 기간 동안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모두 함께 감사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