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구속 계획 (1)

하나님의 구속 계획을 말한다는 것은 이제부터 구원론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구원론으로 바로 들어 가지 전에 하나님의 구속 계획과 연관된 몇 가지 신학적인 용어들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계획”이라는 말에 함축된 의미 때문이다. 어떤 일을 계획한다고 하는 것은 그 이전에 어떤 뜻, 혹은 원하는 바가 있었다는 말이기도 하고, 동시에 무엇인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고 하는 말이기도 하다. 원함이나 뜻하는 바로부터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일의 진행 과정을 설정하는 것을 두고 “계획”이라고 부른다.

“계획”을 한다고 하는 것은 현재 시점에서 미래를 바라 보고 앞으로의 일을 설정하는 것이다. 이 계획은 시간 선상에서 볼 때, 시작과 진행과 목적 달성이라는 미래의 성취를 바라보는 일련의 사건을 도식화 하는 작업이다. 이런 맥락에서 구속 계획이라는 말을 이해한다고 하면, 과거 어느 시점에서부터 하나님은 타락 이후의 사람들을 구원하고자 하는 뜻을 가지고 계셨고, 최종적으로 그것을 어떤 과정을 통하여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성취하실 것인지 구상을 하셨었다는 말이 된다. 이것을 시간의 선상에서 크게 대분하여 본다고 하면, 사람들의 구속을 위한 하나님의 뜻은 창조 전에 위치하게 된다. 사람들의 구속의 완전한 성취는 물론 아직도 미래 사건으로 남아 있다. 현재라고 하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하나님께서 사람을 구속하시기 위하여 계획하신 것을 이루어 가는 과정에 속한다.

이 하나님의 구속을 이루어 가는 과정과 맞물려 있는 신학적인 용어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가 있다. 하나님의 작정 (decree), 하나님의 예정 (predestination), 일반적으로 흔히 쓰이는 하나님의 뜻(will)이 그것이다. 하나님의 작정과 예정은 종종 혼동되기도 하지만, 이 두 가지 말은 각각 다른 범주에 대한 하나님의 의도를 뜻한다. 작정은 천사, 사람, 만물들을 포함하는 모든 피조 세계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한 하나님의 의지적인 결정을 뜻한다. 이 하나님의 작정은 사람들이 알 수 없다. 이 하나님의 작정은 영원하며 불변한다. 이 하나님의 작정은 하나님의 절대 주권에 속하는 것으로서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목적으로 한다. 강퍅하게 할 자를 강퍅하게 하시든, 긍휼히 여길 자를 긍휼히 여기시든, 하나님의 능력과 영광을 드러 내시기 위한 것이다 (로마서 9장 15절-23절). 이 큰 하나님의 작정 속에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을 구원하시기로 미리 정하신 예정이 있다.

예정은 그러므로 특별히 하나님께서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신 사람들의 구원에 대한 계획을 뜻한다. 물론 이 예정도 믿음으로 말미암아 “아, 하나님께서 나를 만세 전부터 택하시고 구원하시기로 예정하셨었구나” 라고 하는 것을 깨달아 알고 마음으로 확신하게 된 당사자가 자기의 예정에 대하여 확신 할 수 있는 것을 넘어 서서, 다른 사람의 구원에 관한 하나님의 미리 정하심을 결정적으로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물론, 사도 바울이 데살로니가 교인들의 믿음과 사랑과 소망을 보고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받은 형제들아 너희를 택하심을 아노라” (데살로니가전서 1장 4절) 라고 말씀하신 곳이 있지만, 그것은 제 삼자의 입장에서 볼 때, 그들의 신앙생활의 열매를 보니 그 뿌리가 하나님의 택하심으로부터 말미암은 것이라고 하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하는 논리적 관점에서 이해하여야 할 말씀이다.

사람의 입장에서, 역사라고 하는 시간대를 바라 보면서, 어느 싯점에, 어느 장소로, 어떤 방편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구원하시고자 미리 정하신 사람들을 이 땅에 태어나게 하실지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오직 하나님만이 그런 것들을 알고 계신다. 뒤집어서 말하면, 구원 받을 사람일찌라도 자기가 어느 시대에 태어 날지, 어디서 누구를 통하여 어떤 환경 속에서 태어날지, 또 태어난 이후 언제, 어디서, 어떤 사람이나, 사건, 혹은 방편을 통하여 하나님을 바르게 믿는 믿음을 갖게 되어 구원을 받게 될지 미리 알 수 없다. 그 모든 것을 계획하시고, 그 계획을 섭리적으로 집행하는 것은 절대적인 하나님의 주권에 속한다.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께서 상황에 따라, 되는 대로, 변덕스럽게, 때로는 이 사람 때로는 저 사람, 닥치는대로, 대책없이, 사람들을 구원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창세 전부터 하나님께서 세우신 분명하고 확실한 계획을 따라,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바대로, 택한 사람들의 구원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때에, 하나님이 정하신 장소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법으로 착실하게 이루어 오셨고, 지금도 이루고 계시며, 앞으로 그 계획을 완전하게 이루어 가실 것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은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 중 “알라,” “믿으라,” “하라,” “하지말라”로 요약 될 수 있는 말씀의 교훈들과 명령들이다. 물론,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는 말을 할 때,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작정과 예정을 포함하여 포괄적으로, 구별없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전에 언급한 것처럼 하님께만 속해 있는 오묘한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하여 나타내 보여 주신 하나님의 뜻으로 구분되는데 (신명기 29장 29절), 여기서는 후자를 뜻한다.

기도하고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면, 하나님께서 믿는 사람들이 성경 계시를 통하여 알게 된 바 하나님의 뜻대로 살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신다. 하나님의 의도를 따라 하나님의 작정과 예정 속에 포함시킨 구속의 계획대로 천사들을 움직이시고, 만물과 사람들 가운데 관여 하신다. 공중에 나는 참 새 한 마리가 떨어지는 사건 조차도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마태복음 10장 29절).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우주적인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를 통하여, 사랑하는 바 하나님의 자녀들의 기도를 응답하여 주심으로 그들을 향한 구원의 계획이 적당한 때에 적당한 곳에서 적당한 방법으로 성취되도록 역사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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